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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들어주는 아이 - MBC 느낌표 선정도서 ㅣ 사계절 저학년문고 26
고정욱 지음, 백남원 그림 / 사계절 / 2014년 6월
평점 :

묵혀 두었던 책들을 읽고 있다. 오래된 책들이다. 묵은 김치가 그윽한 맛을 내듯이 묵은 책들도 그러하다.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시대의 정신을 변함없이 보여주는 책이다. 사회에서 약자로 살아가는 이들을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태도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곳곳에는 오개념이 많이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장애 또는 장애인을 의료적 관점으로 보고 있다. 손상 차원의 장애에만 집중해 왔고 장애인관에 관한 올바른 인식 점검 없이 장애인에 관한 교육이 이루어져 왔다. 특별한 점검이 없다면 의료적 차원의 장애인관을 심어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지난 30년 동안 장애 인식개선 교육이 이루어져 왔지만 근본적인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다.
특히 학교에서 주의할 점은 장애인 관련 행사를 할 때 특별한 이름을 지을 필요가 없다. 특별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이 말은 울페스버거라는 특수교육과 사회복지 분야에서 유명한 학자가 한 말이다. 특수학급 이름도 그렇다. 도움반이라든지 하는 이름은 고정관념이 딱 생기게 만든다. 그냥 몇 학년 몇 반으로 짓는 것이 좋지 않을까?
장애인을 소재로 여러 작품을 쓰고 있는 고정욱 작가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바로 잡고 모든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꿈꾼다. 『가방 들어 주는 아이』에서도 장애를 가진 친구를 도와주는 모습을 놀리거나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아이들의 시선을 그렸다. 가방을 대신 들어주는 아이도 그리 마음이 편하지 않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지속적으로 학교 안에서 올바른 인식 교육을 해야 됨은 우리는 습관적으로 나와 다름을 다르게 보는 관성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