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복어 ㅣ 문학동네 청소년 70
문경민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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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시기는 본인에게도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긴장의 연속이다. 예고 없이 감정이 폭발하는 것을 둘째치고 자신의 삶을 비관하는 말을 할 때에는 가슴이 철렁한다. 아직 철이 덜 들어서 그러겠거니 하지만 부모 마음에는 큰 대목이 쿵 박히는 순간이다. 우리 집은 아직 셋째가 그 시기를 지나가고 있는 중이다. 각오하고 있다. 첫째, 둘째도 만만치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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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민 작가의 『나는 복어』를 읽으며 잘 커 준 우리 집 첫째와 둘째에게 감사하고 마지막으로 막내와 어떻게 청소년기를 보내야 할지 마음 다짐을 한다.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나는 아이들도 그런데 평범과는 완전히 거리가 먼 환경에서 하루하루를 지내는 청소년들을 생각할 때 가슴이 짠하다. 마치 기찻길 선로 위를 걷는 느낌이랄까. 누군가 곁에서 지지해 주고 위로해 주는 어른이 있다면 모를까. 대부분 혼자의 힘으로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청소년 시기를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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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보니 내가 어떻게 청소년 시기를 보냈는지 기적이다. 그나마 감사한 것은 예전에는 든든하게 지켜봐 주는 어른들이 주변에 많았다. 곁길로 빠져나갈 때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손잡아 주는 분들이 있었다. 아버지 없이 자라며 어머니 혼자의 힘으로 살아가는 우리 집은 어느 누구에게도 공개할 수 없는 처지였다. 혹시나 친구들이 내가 살고 있는 셋방 집을 알까 봐 몰래 집에 들어가고 몰래 나왔다. 친구를 셋 방에 초대한 적이 없다. 늘 혼자였다. 그러고 보니 여러 셋 방을 거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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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이 부끄러운 것이 아닌데 말이다. 아버지가 없는 삶이 내 잘못도 아닌데 말이다. 어머니가 하는 일이 뭐가 부끄러웠는지 하지 말아야 할 말도 서슴지 않고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헛웃음만 나온다. 어머니에게도 가슴 아픈 사연이 많았을 거고 자식에게 밝히지 못할 일이었을 텐데 그 당시 나는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하는 철부지 자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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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기 전 우리 집은 늘 식구가 두 명이었다. 나와 어머니. 명절 연휴가 제일 싫었다. 갈 때도 없었다. 셋방에 살고 있는 우리집은 명절 연휴 내내 방 안에 콕 박혀 지냈다. 주인 집에는 친척들이 와서 시끌벅적한 데 밖에 나가기가 부끄러웠다. 내 또래가 있었던 집에 살았던 때에는 더더욱 몰래 다녔다. 지금에서야 나이가 들고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데 청소년 때에는 왜 그랬는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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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복어』의 주인공 두현이가 감옥에서 출소한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떠나는 발걸음이 어떠했을지 조금은 마음이 간다. 청산가리를 먹고 생을 달리해야 했었을 어머니와 관련된 그 아버지를 만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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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라는 생선에는 독이 있다고 들었다. 턱 주위가 불룩 솟아 오른 복어도 자신을 위한 생존 수단일 거다. 마음에 독을 품고 사는 청소년들도 그러할 거다.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마지막 무기일 거다. 나도 복어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땐 독기가 창창했다. 다행히 그 독기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살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삶의 근성은 그 독기가 만든 것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니 저절로 독기가 빠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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