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소원을 들어주지 마세요 두뼘어린이 7
김태호 지음, 홍하나 옮김 / 꿈초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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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를 쓰시는 작가 선생님들은 어쩜 아이들의 마음을 이렇게 잘 아실까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분이나 나나 나이를 먹어도 한참 먹은 중년의 세월을 보내고 있을 텐데 어떻게 아이들의 생각과 마음을 이리도 자세히 꿰뚫고 있는지 물음표가 떠나지 않는다.

심지어 작가 선생님보다 나는 초등학교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하루 8시간 아이들을 보며 근무하고 있다. 그렇게 근무한 지도 무려 30년을 코밑에 두고 있다. 연수로 따져봐도 아이들을 이해하는 능력 면에서는 당연히 현직에 있는 내가 더 뛰어나야 할 텐데 거꾸로 된 것 같다. 그러고 보면 경력이나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짧더라도 얼마만큼 진심으로 대상을 대하느냐가 그 사람의 중심을 알 수 있는 것 같다.

동화 작가 선생님은 진심으로 아이들을 생각하며 이야기를 구상하는 것이고 나는 혹시 '일'로써 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냉정하게 돌아본다. 교실에서 훌쩍 떠나 교육행정 쪽에 무게 추를 옮겨 놓고 있는 나의 입장에서는 학교는 아이들을 만나는 곳이라기보다는 여러 가지 일들을 해결하기 위한 곳이다. 아이들과 인사를 하고 얼굴을 보지만 마음을 주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작년 한 해 1학년 교실부터 6학년 교실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수업에 들어갔다. 직접 수업을 진행하며 아이들을 만났다. 선생님들의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이렇게라도 교실에 들어가지 않으면 나는 천상 무늬만 선생님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다른 직업과 달리 교장, 교감은 관리자가 되더라도 늘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따라붙는다. 과장님, 원장님, 교육장님 같은 경우는 직급에 따른 호칭으로 불리지만 학교는 다르다. '교감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행정뿐만 아니라 '교육'에 방점을 두고 근무하라는 뜻일 거다.

설명이 장황했다. 글이 그만 샛길로 빠져 버렸다. 『제발 소원을 들어주지 마세요』를 읽고 어른이 동화를 읽어야 하는 이유를 말하고 싶었다. 학교 현장에 있는 선생님들이 아이들 보고만 동화를 읽으라고 할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읽고 있는 동화를 먼저 찾아 읽고 함께 읽어야 할 이유를 말하고 싶었다.

나는 교감 '선생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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