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 수첩 만화동화 2
김미애 지음, 김민준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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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괴물'을 품고 산다. 평상시에는 드러내지 않다가 상대방이 자신의 가장 약한 점을 건드릴 때 불쑥 괴물이 표면에 드러난다. 누군가 자존심을 건드릴 때 폭발하는 것처럼. 어떤 사람에게는 우울증이 괴물로 둔갑되고 꼰대 근성이 갑질이라는 괴물로 나타나기도 한다.

신규 교감 때에는 모르는 것이 투성인지라 들으려고 하고 낮은 자세로 교직원들을 대하다가도 어느덧 경력이 쌓이면서 콧대가 높아져 마치 모든 것을 내가 다 알아야 하는 것처럼 은근히 군림하려는 태도를 취한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데 사람은 그렇지 않다. 유명해질수록 높은 위치에 갈수록 눈이 높아진다.

『괴물의 탄생』에서 김현수 선생님은 학부모가 어떻게 괴물로 바뀌어가는지 설명한다. 자녀가 커 갈수록 부모의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야 하는데 마치 자녀가 소속되어 있는 학교에 개선장군처럼 등장해서 군림하고자 한다. 물론 소수의 학부모이긴 하지만. 이처럼 학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교감도 그렇다.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늘 돌아보아야 한다.

『무적 수첩』은 착한 아이가 친구들의 약점이 적힌 수첩을 손에 거머쥐고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하는 장면을 재미나게 표현한 어린이 동화 책임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책이다. '무적 수첩'이 없어서 그렇지 만약 무적 수첩을 가지고 있다면 자신도 모르게 주변 사람들을 괴롭힐 자신 안의 괴물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지금은 학교 안에 교감이라는 위치가 끼어 있는 샌드위치의 내용물과도 같다. 휘두를 힘조차 없는 존재이지만 만약 '무적 수첩'이 생기면 언제 어떻게 돌변할지 사람 일은 모를 일이다. 지금처럼 힘든 위치에 있는 것이 편한 위치에 있는 것보다 나을 수 있다. 힘들어야 힘든 교직원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 힘들어야 힘을 휘두르지 않게 된다.

무척 수첩은 아예 거들떠보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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