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해야 364일
황선미 지음, 김수정 그림 / 포북 차일드 / 201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학교 교직원분들 모두 고생 많았다. 새해가 바뀌었다고 하지만 학교에 근무하는 분들은 졸업식과 종업식을 해야 해가 바뀐 것을 실감한다. 아이들에게 온 에너지를 쏟다 보면 몸이 금세 알아차린다. 재충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한 아이 한 아이 모두 개성이 남다르고 가정마다 학부모님들이 요구하는 사항이 차이가 있다 보니 선생님들이 신경 쓰실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을 것이다. 졸업식을 마치고 모두 떠나가는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의 뒷모습을 보니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앞으로 진학하는 과정도 남아 있지만 지금까지 키워내신 우리 학부모님들의 노고와 정성이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크셨을 것이다. 부모의 뜻대로 잘 자라준 아이도 있지만 우여곡절 끝에 아슬아슬한 학창 시절을 보낸 아이도 있다. 자녀가 모두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이 부모의 마음일진대 졸업하는 우리 아이들이 이제는 좀 더 성숙한 모습으로 살아가길 바라본다.

『고작해야 364일』 책 제목이 참 마음에 든다. 고작해야 3일 일찍 태어난 쌍둥이 언니도 언니다. 고작해야 364일 먼저 태어난 형도 형이다. 동생이 바라보기에는 억울하고 치사하겠지만 엄연히 형이고 언니다. 동생이 입장에서는 고작해야 며칠이겠지만 단 하루라도 엄청난 거다.

학교에 근무하다 보면 아이들끼리 여러 시비와 다툼이 종종 벌어진다. 부모들 입장에서는 고작해야 몇 마디 욕 한 것뿐인데 고작해야 SNS에 몇 줄 쓴 거뿐인데 하지만 받아들이는 아이들 입장에서는 상처가 되고 심각한 고민거리가 될 수 있다. '고작해야'라는 말은 힘이 센 사람이 말할 경우에는 또 다른 위협이 될 수 있다. 반면 '고작해야'라는 말을 어린 동생이 말할 경우는 애교로 받아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고작해야 그 만한 일이 뭐가 대수냐며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서는 안 되는 일이 참 많아졌다. 받아들이는 상대방의 입장을 잘 헤아려야 한다. 감수성이라고 이야기하는 데 나에게 매우 부족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교감의 입장에서는 '고작해야'라는 말은 금기어로 새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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