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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심는 꽃
황선미 지음, 이보름 그림 / 시공사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마당을 나온 암탉』의 저자 황선미 작가의 데뷔작이다. 유명해지기 전의 원고다. 작가로 데뷔하기 위해 쓴 원고를 훗날 책으로 냈다. 누구에게나 첫 발을 내디뎠을 때의 경험은 소중하다. 나도 그렇다.
『마음에 심는 꽃』은 시골 분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1학년과 3학년이 함께 공부하는 복식 학급이 있는 작은 분교장이다. 체육 시간이면 전교생이 모인다. 그럴 수밖에 없다. 전교생이 모여야 체육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나는 군 복무 후 1998년에 초등학교로 첫 발령을 받았다. 신규 교사로 처음 부임 받은 곳은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이승복 군이 다녔던 학교에서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계방산 기슭에 있는 작은 분교였다.
선생님이라고 해봤자 세 명뿐인 학교에서 나는 3학년과 4학년을 한 교실에서 가르쳤다. 산속에 위치한 분교이지만 대략 전교생이 40명 남짓했다. 일손이 부족한 지역이라서 아이들도 어른들을 도와 농사일을 거들었다. 주말을 지내고 교실에 오면 이번에 우리 집 오이 값은 어느 정도며 감자 값은 제대로 받았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하곤 했다.
그렇게 함께 보냈던 아이 중에 한 명이 오늘 결혼식을 올렸다며 사진과 동영상을 보내왔다. 다섯 명뿐인 학년이었는데 서로 서로 소식을 주고받으며 기쁜 일에 함께 참여하며 기쁨을 나누는 모습이 보기에 좋다. 같이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시골에서 함께 자란 사이라 세월이 흘렀지만 남다른 마음으로 지내는 것 같다.
『마음에 심는 꽃』을 읽으며 풋풋한 신규 교사 시절을 다시 떠올려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