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의 집 - 2021 한국안데르센상 동화 부문 대상 수상작 초록잎 시리즈 15
신미애 지음, 이윤희 그림 / 해와나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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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고학년 여학생들의 심리를 잘 묘사했다. 예전보다 아이들의 성장 속도가 참 빠른 것 같다. 민감한 시기도 당겨지는 것 같다. 작가는 그런 소녀들의 심리를 바탕으로 현실에서 있을 수 있는 사건을 소재로 가져왔다. 독자로 하여금 성장기에 있는 소녀들의 마음을 헤아려 달라는 간곡한 부탁도 스며 있다.

부모들의 이혼, 부모의 갑작스러운 사고, 생각지도 못한 전학은 어른들 못지않게 아이들에게는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온다. 심한 벽에 부딪친 느낌일 거다. 아이들의 잘못이 아닌 어른들의 삶의 결과로 온몸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사춘기 소녀들은 말 그대로 포장지로 겹겹이 자신을 포장한다. 자신의 상처를 감추기 위함이지 허위로 드러내기 위함이 아니다.

친한 친구에게 조차도 자신을 드러내지 못한 체 혼자 동굴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소녀들. 그 아픔과 상처를 들어줄 어른 한 명, 친구 한 명만 있어도 좋으련만. 자신 하나 간수하기도 힘들 터인데 동생도 챙기고 어른 못지않게 어른스러운 마음으로 홀로 남은 부모를 이해해 드려야 하는 상처 입은 소녀들. 툭툭 내뱉는 거친 말은 아마도 자신이 이 정도로 힘들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한 의사 표시가 아닐까 싶다.

어린 시절 아버지 없이 보내야 하는 설움을 경험한 사람은 다 안다. 아버지가 있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은 상처를 숨기기 위함이었다. 친구와 친하게 지내다가도 내 비밀이 새어나갈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거짓에 거짓말을 더해 계속 미궁 속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나쁜 아이 취급하지 않았으면 한다. 사랑과 돌봄을 받아야 할 시기에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감내해 내야 하기 때문이었다.

학교에 있다 보니 아이들 중에 어른들의 따뜻한 사랑을 받지 못해 문제 행동을 드러내는 경우를 종종 본다. 다툼을 넘어 수위가 상당한 부분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 아이들을 탓할 수 없는 것이 분명히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제도로 사각지대를 줄여보고자 노력은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온전한 가정을 세우는 일이 아닐까 싶다.

아이들이 상처 입는 대부분은 가정의 붕괴로 인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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