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김누리 지음 / 해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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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자랑스럽게 '30-50' 클럽에 가입했다. 세계에서 일곱 번째라고 한다. 인구 5천만 명이 넘는 국가 중에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불인 국가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 대한민국뿐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불행하다고 이야기할까? 불평등의 격차가 점점 커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세계 자살률 1위 국가를 지속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노인 빈곤 인구가 늘어나고 소득의 대부분은 인구 1%가 점유하고 있으며 저출산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누리 교수는 불행의 원인을 우리나라 정치에서 찾고 있다. 국회의원을 선거가 2주일 남았다. 시민들이 국회의원을 잘 뽑아야 한다. 입법 기관인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 손에 우리나라가 달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정치가 품격을 잃고 자본의 노예로 전락당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남한과 북한으로 대치하고 있는 분단 상황이 만들어낸 특이한 정치 지형 때문이다.

우리와 비슷한 상황에 놓였었던 독일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독일 또한 동독과 서독으로 분단되어 있었고 주변 유럽 국가에서조차도 독일의 통일을 바라지 않았었다. 위협을 줄 수 있는 국가로 의심하고 있었으며 패전 국가의 멍에로 미군이 가장 많이 주둔하는 국가였다. 통일을 기대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탁월한 정치인들의 판단으로 오늘과 같이 유럽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만약 남북한 통일이 된 상황에서 대통령 선거를 한다면 누가 선출될 수 있을까? 북한 출신의 정치인이 대통령이 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 그런데 통일 독일에서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현재 독일 총리로 있는 앙겔라 메르켈은 동독 북쪽의 조그만 변방 마을 출신입니다. 통일 이전에 과연 누가 동독 출신 여성 물리학자가 16년 동안이나 통일된 독일의 총리를 맡으리라고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2018년까지 8년에 걸쳐 독일 대통령을 역임한 요하임 가우크도 역시 동독 출신 목사입니다" (245쪽)

정치는 대립과 갈등을 조장하는 영역이 되어서는 안 된다. 화합과 연대를 이끌어내며 국가의 먼 미래를 바라보며 원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정책을 제안해야 하는 영역이다. 자신의 이익만 바라보고 잠시 잠깐 권력을 누리겠다는 심산으로 인기에만 영합하는 정치는 30-50클럽에 가입한 선진국 대한민국의 품격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정치가 바로 서야 교육이 흔들리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교육받을 수 있는 열린 기회를 주어져야 한다. 경쟁을 넘어 자신만의 속도로 미래를 개척해 갈 수 있는 기회가 청년들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 돈이 없어서 도전할 기회를 놓치고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정책이 과감하게 세워져야 한다. 독일 교육 정책을 벤치마킹해야 한다.

메르켈 총리의 가장 큰 장점은 좋은 아이디어라면 그 출처를 따지지 않고 인정하는 것이었다. 정치적 반대 세력을 무력화하는 영리한 방법으로 오랫동안 독일 정치 지형에서 여성으로, 동독 출신으로 장수한 총리가 되었으며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지도자로 남게 되었다. 우리는 어떤가. 좋은 정책이라도 자신의 정치 성향과 다르면 뒤로 돌아보지 않는 편협한 정치인들이 권력을 쥐고 있으니 누가 신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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