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을 남기고 떠난 열두 사람 -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그 두 번째 이야기
오츠 슈이치 지음, 황소연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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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갈 날이 영원할 것 같지만 분명한 사실은 우리의 생명에는 유통기한이 있다는 점이다. 사람마다 시간이 조금씩 다르긴 해도 누구에게나 인생의 종말은 다가온다. 피할 수 없다. 오늘 내게 주어진 삶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이유다. 작은 것에도 감사해야 하는 이유다. 가족이 있음에 감사하며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자가 호흡을 할 수 있는 것도 행복이다. 불쾌해야 할 이유가 없다. 평정심을 잃고 분노를 나타낼 이유도 없다. 앞만 보고 질주하는 인생을 살다 보면 나밖에 모르는 경우가 생긴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게 된다. 일 중심으로 살아가게 되고 성과 중심으로 자신을 평가한다. 삶이란 내 힘으로만 살 수 없는데 말이다.

완화 치료를 위해 마지막으로 찾게 되는 호스피스 병원의 이야기를 읽고 나면 마음이 숙연해진다. 입원한 환자들은 모두 안다. 완치가 아니라 고통을 잠시 완화하기 위한 곳이며 앞으로 자신이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들 중에는 생이 다하는 그날까지 자신보다 가족을 받을 아픔을 먼저 생각하고 마지막까지 작은 소임이나마 끝까지 완수하고자 하는 환자들이 있다. 지켜보는 의사와 간호사들에게도 감동을 주고 떠나는 환자들이 있다.

죽음 앞에서는 돈이나 명예는 떨어져 나가는 잎사귀와 같다. 임종을 앞둔 환자는 벌거벗은 한 인간일 뿐이다. 육체는 병들어 어찌할 수 없는 지경에 있지만 영혼만큼은 등불처럼 환하게 이들이 있다. 우리의 마지막도 그러했으면 좋겠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깨닫게 된다.

호스피스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와 간호사 선생님들은 병을 고치는 사람이 아니라 환자의 고통을 나누는 사람이다. 환자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마음,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돌보는 자세가 있어야 가능한 역할이다. 이런 섬김의 정신은 경험과 비례한다. 어떤 상황 속에서 따뜻한 미소를 잃지 않는 것은 경험에서 터득한 지혜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간호사 뿐만 아니라 모든 직업 속에서 연장자라면, 리더라면, 어른이라면 가슴에 새겨야 할 정신이다.

고치는 사람이 아니라 고통을 나누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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