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사람
최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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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안에 내려는 거역할 수 있는 신 내림. 신 내림의 시작은 작고 작은 나무에서 시작된다.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에서 한 줌의 빛줄기로 살아가는 작은 두 나무는 서로를 의지한 체 새들이 가끔 날아와 전해주는 인간 세상의 이야기를 들으며 100년 또 100년 그렇게 세월을 먹으며 성장해 간다. 커다랗고 듬직한 어른 나무도 세월에는 장사가 없다는 얘기처럼 태풍에 휩쓸려 뿌리채 뽑히고 다시 숲으로 돌아가는 순환의 삶을 살아간다. 겨우겨우 한 줌의 빛줄기로 살아갔던 작은 나무들도 이제는 달콤한 영양분으로 키도 쑥쑥 자라며 큰 고목처럼 이제는 숲의 구성원으로 또 다른 작은 나무들의 보호자 역할을 하며 살아간다. 인간 문명의 발달로 인적 드문 숲에도 사람들이 들어와 마구 잡이로 벌목을 하며 생명의 위협을 느낀 나무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장미수와 신복일. 두 청춘 남녀가 병원과 약국에서 만나 사랑을 틔워 가족을 이룬다. 장미수는 어머니 임천자로부터 임천자는 또 그 윗 조상들로부터 거부할 수 없는 신의 부름을 경험하며 살아간다. 장미수 또한 신 내림을 잠시 잊을 수 있는 방법으로 여러 명의 자녀를 출산하지만 신 내림의 가계 족보는 그녀의 딸에게 다시 이어지는데.....

 

현실 같은 꿈 속에서 단 한 사람을 구할 수 있는 비정한 노릇은 장미수의 딸 신목화에게 어김없이 진행된다. 목화는 언니 금화를 살려 내기 위해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그 능력을 발휘하고 싶어한다. 금화 또한 산 속에서 자취도 없이 사라지는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왜 단 한 사람일까? 차라리 여러 사람을 구할 수 있다면 밤새 잠을 못 자는 일이 있더라도 훨씬 마음이 편하겠는데 목화에게는 그런 선택 사항이 주어지지 않는다. 

 

이 책은 제일 처음 가제본으로 받아 읽게 되었다. 분량이 전체 원고의 삼분의 일 밖에 되지 않아 뒷 이야기가 궁금했지만 나무로부터 시작된 한 집안의 서사는 시간을 거슬러 가면서 운명을 바꿀 수 없는 것임을 감지하게 된다. 표지 그림처럼 수백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나무로부터 운명의 장난처럼 여겨지는 한 집안의 현실 같은 꿈 이야기는 끊임없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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