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아 - 2024년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도서,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도토리숲 문고 9
존 조 지음, 오승민 그림, 김선희 옮김 / 도토리숲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군가를 문제아로 규정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누구인지, 무엇이 문제라고 누가 결정할 수 있는지 생각해 봤습니다" _255쪽 작가의 말에서

 

1992년 미국 LA폭동 사건을 배경으로 한 저자의 자전적인 소설이다. 2020년에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비무장 상태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하여 많은 이들이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있었던 것과 맥을 같이한다. 당시 저자는 미국으로 이민해 온 부모님이 어렵게 어렵게 미국 사회에 정착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청소년기를 보내왔던 경험이 있다. 

 

저자가 이 소설에서 초점을 둔 것은 '문제아'에 대한 낙인 규정이다. 다민족으로 구성된 미국 사회에서 아시아계 미국인들도 어찌 보면 인종적 차별을 받으며 살고 있다. 개중에는 성공하여 주류 사회로 편입되어 사는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이민자들은 '문제아'로 취급당하며 위기 앞에 공권력의 보호를 받지 못하며 살아가고 있다. 소설 속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총기를 소지하는 이유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함임을 알 수 있다. 이민자들이 겪는 고통은 미루어 짐작 가능하다. 언어에 대한 장벽, 문화 이질감, 생계유지를 위한 노동 등 가족 스스로가 서로를 의지하여 짊어지고 가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이민자들을 향하여 '문제아'라고 규정하는 시선 자체가 잘못되었음을 소설에서 간접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자신의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고 과연 그런 행동이 문제라고 말할 수 있는가. 오히려 가족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내 목숨 하나 건지는 것이 우선이라며 거들뗘 보지 않는 이기적인 모습이 문제적인 삶이 아닐까 싶다. 

 

겉으로 보이는 행동이 과격하고 불온해 보인다고 해서 무조건 '문제아'로 낙인찍는 사람들의 편견 자체를 지적하고 있다.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가정적 환경을 살펴봐야 할 것이고 내면 안에 일어나는 불균형적인 상태를 살펴보는 것이 사람을 섣불리 판단하기 전에 해야 할 행동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버지와 아들과의 관계도 이 소설에서 빼놓을 수없는 중요한 내러티브다. 좋은 아버지가 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현재의 아버지는 아들만큼은 성공한 사람이 되어 내가 살아보지 못한 멋진 삶을 살기를 바라는 것이 이 땅의 아버지의 마음일 게다. 소설 속에서도 아버지는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겉으로 불량배처럼 보이는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는 모습이 미덥지 못해 늘 좌불안석이다. 기대 수준에 못 미친 아들을 향하여 '문제아'라고 내뱉는 큰 실수를 저지를 만큼 관계가 악화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와 아들과의 관계는 결정적인 순간에 회복이 가능한 터닝 포인트가 있음을 암시한다. 아들을 키우는 아버지의 입장에서 이민자 가족의 가장 큰 바람이자 기대가 자녀라는 사실에 두말하지 않더라도 공감이 된다. 세상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거는 기대는 어느 곳에서나 동일하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