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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밝은 검정으로 - 타투로 새긴 삶의 빛과 그림자
류한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6월
평점 :
타투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반영구적인 잉크를 몸에 새긴다면 추후에 생각이 바뀌었을 경우 후회되지 않을까, 남들이 바라보는 시선이 따가로울텐데 그것을 참고 이겨낼 수 있을까. 젊은 날 한 때의 치기로 보기에는 너무 과격한 결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몸에 타투를 새기는 젊은이들은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주류에 대해 저항하고 다양한 세계를 이해하고자 하는 철학들을 타투로 표현하고 있다. 단순히 장난스러운 선택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건 처벌한 몸부림의 표현이다. 문양 하나 하나에도 자신의 고민과 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생각들이 담겨 있고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기 위한 도구로 평생 간직하고 싶은 그들의 인생 표현이다.
그렇다면 나와 같은 기성 세대들은 타투로 자신을 표현하는 젊은 세대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젊은 세대들이 패션의 한 분야로 몸에 반영구적으로 새기는 것이 기성 세대들이 옷이나 악세사리로 자신의 기호를 표현하는 것과 같다고 보아야할까?
직업군에 따라 타투에 대한 생각도 다르다. 젊은 세대 중에도 타투에 대해 상대방의 표현에 대해서는 존중은 하나 본인은 하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을 하는 이들도 있다. 기성 세대도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타투를 대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생각은 존중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타투도 소위 말해서 귀엽게 살짝 하는 것은 좋지만 과도하게 드러나는 문양은 보기에 좋지 않다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다만 이런 인식들이 사회적 소리에 대한 무의식적 규정에 갇혀진 생각이 아닌가라는 타투이스트의 반론에 우리는 어떻게 응답해야 할까?
타투에 관해서는 우리나라가 앞서가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많은 해외의 사람들이 타투를 받기 위해 찾아오는 추세다. 국회에서도 타투업 법제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활의 시위는 당겨지고 있다. 타투의 의미 속에 담겨진 정체성의 문제를 들여다 보아야 할 것 같다. 다른 사람이 강요하는 정체성이 아닌 자신이 스스로 찾아낸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해 갈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할 것 같다.
예전보다 잘 살게 되고 풍요해졌지만 상대적으로 정신적 빈곤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들은 다양해졌지만 정체성의 빈곤이 깊어지고 있다. 타투에 가려진 사람들의 정체성 발견과 회복에 귀를 기울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