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침묵으로 말한다 - 봉쇄 수도원에서 온 편지
오귀스탱 길르랑 지음, 이상현 옮김 / 생활성서사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봉쇄 수도회, 카르투시오 수도승의 단상을 모아 놓은 글이다! 

 

오귀스탱 길르랑(1877~1945)이라는 수도자의 글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참 대단하다고 느낀 점은 '절제'하는 모습이다. 절제하는 이유는 딱 한 가지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위해서. 

 

하나님의 관계를 위해서 수도승들은 평생 봉쇄 구역을 떠나지 않고 엄격한 침묵과 고독 속에 스스로 가난과 수행의 삶을 살아간다. 공동 산책, 공동 식사, 공동 기도회도 있지만 대부분 혼자서 침묵으로 수도한다. 세상과 완전히 단절한 삶이다. 과연 이런 삶이 가능할까 싶다. 

 

성경의 말씀 한 귀절 한 귀절도 참 깊게 묵상한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라는 이 말의 의미를 깊게 이해하기 위해 오랜 시간 침묵 속에서 하나님을 묵상한다. 바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하나님이 사랑이시기에 우리에게 다가오는 고통과 어려움도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동문서답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그러나 침묵 속에 오랫동안 하나님을 깊게 묵상하는 수도자들은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하나님께 집중한다고 한다. 사랑의 근원인 하나님께. 

 

가끔 산 길을 혼자 걸으며 복잡한 머리를 식힐 때가 있다. 잠깐 혼자 산 길을 걸었는데도 평소에는 생각지도 못한 뜻을 이해할 때도 있다. 조용히 침묵하는 순간 생각이 하나로 모아지는 느낌이 든다. 바깥 세상과 일절 접촉을 금하면서 침묵의 삶을 살아가는 수도자가 남긴 글을 통해 묵상의 힘을 느낀다. 

 

고통, 우리를 위한 당신의 특별한 사랑의 표지이며 다른 어떤 것보다도 확실하게 그 분을 뵙는 길이다. _81쪽

승리, 영적인 교만이나 거짓 덕성을 불러 일으킨다. _89쪽

갈등, 무력과 공허의 자리로 머물게 하고 우리의 영혼을 무너지지 않는 토대 위에 세워 준다. _89쪽

이 세상은 잠시 천막을 쳤다가 곧 다시 걷어 계속해서 여행하며 건너야 하는 사막이다. _141쪽

 

'믿게 되었습니다' 라는 말은 우리가 하느님을 신뢰하면서 우리 자신을 포기하고 그분께 우리 자신을 내어 드리게되었다는 뜻이다. _159쪽

믿음의 삶,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사시는 삶이다. _167쪽

평화, 사랑의 하느님께, 전능하신 하느님께 의탁하기 때문이다. _177쪽

믿는다는 것, 하느님의 활동에 우리를 일치시키는 신앙 행위이다. _183쪽

 

"하느님, 저에게 불의를 행하고 있는 이 사람 안에서, 그리고 제게 불쾌감을 주는 저 성미 안에서, 저는 당신의 손길과 당신의 사랑을 흠모합니다" _187쪽

우리의 모든 괴로움은 우리가 지니고 있는 마음의 광대함에 비해 너무나 편협하고 덧없는 쾌락과 소유물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비롯됩니다. _205쪽

은총이 어려움을 없애 주지는 않지만, 우리로 하여금 어려움을 우리에게 유익한 것으로 변화시킬 수 있게 해 줍니다. _210쪽

 

염려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사랑을 진정으로 신뢰하지 않습니다. _219쪽

우리가 가장 치열한 전투를 치러야 하는 곳은 바로 우리 마음속이며, 우리가 승리를 거두어야 할 대상은 바로 우리 자신입니다._223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