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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보물창고, 도서관의 역사 - 두루마리부터 가상현실까지 도서관 이야기
모린 사와 지음, 빌 슬래빈 그림, 빈빈책방 편집부 옮김 / 빈빈책방 / 2022년 3월
평점 :
고대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세웠다고 전해오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부터 시작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최근의 도서관까지 도서관의 역사를 한 눈에 살펴 볼 수 있도록 핵심만 잘 간추려 정리한 책인 것 같다. 책 값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쌌었던 과거에도 의식이 있는 사람들은 책 한 권을 얻기 위해 엄청난 부담일지라도 비용을 지불하는데 인색하지 않았으며 국가 차원에서도 부강한 국가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도서관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황무지와 같았던 신대륙에서 곳곳에 도서관을 세우기 시작했으며 이것이 미국의 대학교의 효시가 되었다. 하버드 대학교, 예일 대학교가 도서관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만한 부분이다.
우리나라도 예로 부터 책을 사랑했던 민족이었다. 중국의 <구당서>라는 역사책에는 다음과 같이 고구려 사람들이 책을 가까이했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
"고구려 사람들은 책을 좋아하며, 각기 네거리에 큰 집을 지어 이를 경당이라고 부르고, 가난해서 천한 일에 종사하는 집의 자제들까지도 밤낮으로 그곳에서 독서를 하거나 활쏘기를 배운다" (85쪽)
고구려 뿐이겠느냐마는 기록으로 남겨진 부분이 없이 아쉬울 뿐이다. 고려와 조선이라는 국가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뛰어난 인재들이 등용되었을텐데 인재를 선발하는 시험에서는 어김없이 책으로 공부하지 않고서는 통과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출제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 시대 훌륭한 임금으로 칭해지는 세종대왕과 정조대왕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어렸을 때부터 책을 즐겨 있었던 왕들이다. 이들이 직접 정치에 뛰어들었을 때 자신의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싱크탱크로 집현전과 규장각을 강조했던 점은 책을 모아두는 도서관의 기능을 넘어 지혜의 창고로 활용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책이 있는 곳에 사람들은 모여 들기 시작했고, 책 한 권의 힘으로 인생이 바뀐 이들도 많았다. 자발적으로 기증하고 사람들의 후원을 받아 책을 한 곳에 모으기 시작한 곳이 도서관의 첫 출발점이 되었다. 오늘날에는 국가에서 재정을 지원하여 도서관을 세우거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손발을 걷어 부치고 각종 전문도서관들을 세워나가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미국의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는 집안이 가난하여 학교를 다닐 수 없는 형편이었지만 기계공으로 살아가면서 주변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어가면서 전문 지식을 쌓고 철강 부분에 최고의 입지전적 인물이 되었다. 책의 힘이었고 무료료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 덕분이었다. 그는 무료로 도서관을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많은 양의 후원금을 기부했다고 전해온다.
21세기로 들어서면서 많은 이들이 이제 종이 책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라는 염려를 했던 적이 있다. 물론 책의 형태가 점점 디지털화되고 있고 도서관의 기능도 단순히 책만 읽는 곳이 아니라 많은 이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변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종이 책의 기능은 사라지기 보다 오랫동안 유지되지 않을까 싶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문서의 가치는 높아지고 있고 인쇄기로 찍어낸 책보다 필경사들이 직접 필사한 책이 더 귀중한 대접을 받는 것처럼 지식을 담고 있는 종이책을 찾는 이들이 줄어들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다만 물리적, 시간적 공간의 제약으로 인해 쉽게 간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전자책, 전자도서관 등이 하나의 대안으로 병행하며 활용될 것이다. 현재에도 문화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막 지역이나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는 낙타나 당나귀를 이용한 이동 도서관이 큰 몫을 하고 있다고 한다.
국가의 힘은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볼 수 있다. 도서관을 지원하는 일에 인색하지 말아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