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원을 경영하라 - 국민가게 다이소 창업주 박정부 회장의 본질 경영
박정부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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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소비자가 진정한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속성만 남기고 원가를 높이는 불필요한 것은 하나씩 삭제했다" (122쪽)

 

순수 토종 한국 기업, 한국 최최의 균일가숍인 주식회사 아성다이소의 이야기다. 창업자인 박정부 회장은 45세라는 늦은 나이에 보따리 장사격인 소매업을 시작으로 현재 3조원의 매출을 달성한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그가 지니고 있는 '다이소'의 정신은 가성비가 아닌 가치다! 천원이라는 돈의 가치보다 훨씬 탁월한 품질의 가치를 추구하며 현재까지 누구도 관심조차 가지지 않은 영역에서 신화를 창조하고 있다. 과연 어떻게 천 원짜리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꾸준하게 붙잡아 놓을 수 있었을까? 

 

원가를 높이는 불필요한 것은 과감히 도려내다!

 

아성다이소의 전신인 '아시코이븐프라자'에서 시작된 원칙은 가격이 천원이라고 해서 품질을 낮춰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천원이라는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에서 단가를 줄여나가야 한다. 다시 말하면 불필요한 것은 과감히 덜어내는 작업을 했다고 한다. 지금도 신상품을 개발할 때 제품의 본질적인 속성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삭제하기 위해 고민하는 작업을 쉬지 않고 한다고 한다. 소비자들이 생각했을 때 제품의 가치가 무엇인지 그 외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은 과감히 도려낸다고 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컵이라는 신제품을 출시할 때 손잡이를 도려내는 것만으로도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컵이라는 본질적인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품질을 유지하고 가격을 낮추는 전략으로 지금까지 다이소는 10대, 20대, 30대의 압도적인 방문률과 전 계층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국민가게'로 거듭나고 있다.

 

한 때 다이소에 대한 불매운동이 있었던 때가 있었다고 한다. 소위 '다이소'의 국적 논란이다. 다이소가 일본 기업이 아니냐라는 인터넷 상에서 돌아다니는 허위소문 때문에 큰 곤경에 빠진 적이 있었다고 한다. 일본 다이소가 일정 부분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분명한 것은 (주)아성다이소는 순수한 한국 토종 기업임을 누차 강조하고 있다. 대기업 삼성, LG 등이 외국계 자본이 들어와 일정 부분 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기업들을 외국계 기업이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주) 아성다이소는 100% 한국 기업임을 호소하듯이 소개하고 있다. 참고로 (주)아성다이소의 '아성' 이라는 뜻은 '아시아에서 성공하라' 라는 뜻이라고 한다. 박정부 회장의 어머니께서 직접 지어주셨다고 한다. 

 

요즘 원자재 가격이 높아지고 환율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다이소 제품은 대부분이 천 원이라고 한다. 그만큼 발품을 팔아 최대한 원가를 절감하고 소비자에게 감동되는 품질을 선보이기 위한 다이소만의 노력이 있었기에 점점 많은 이들이 발길을 다이소로 옮기는 것 같다. 창업자의 철학과 가치관이 변질되지 않고 기본에 충실한 경영, 제품으로 소비자를 감동시키겠다는 간절함을 지켜간다면 보통 기업의 수명이 15년 안팎이라고 하는데 그 이상을 넘어 오랫동안 '국민가게'의 위치를 견고히 자리잡고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 뿐이겠는가. 어떤 조직이든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 본질을 파악하고 실천에 옮기려는 노력을 꾸준히 한다면 분명 성과가 나타나리라. 학교라는 교육 기관도 마찬가지다. 교육이라는 본질에 방향을 맞추고 시대의 요청과제이자 학부모, 학생들이 요구하는 교육적 바램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요소들을 과감히 없애고 집중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듯 싶다. 가령 보여주기식 행사 보다는 안전한 학교 생활이 될 수있도록 생활교육에 우선 순위를 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교사가 학생들과 늘 함께 있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교사의 에너지가 분산되지 않도록 보호해 주는 것도 학교 관리자가 신경써야 할 부분인 것 같다. 생활교육이 안정적으로 뒷받침될 때 수업이 원만히 이루어질 수 있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학생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생활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되어야 할 이유 중의 하나다. 

 

기업이 커질수록 스스로 뼈를 깎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한다. 그 예로 바닷가재의 예를 들고 있다. 

 

"바닷가재는 성장 과정에서 몸이 커지면 껍질을 벗는다. 이때 껍질을 벗지 않으면 단단한 껍질 속에 갇혀 일찍 죽게 되기 때문이다. 탈피만 제때 하면 길게는 100년 이상 살 수도 있다고 한다" (85쪽)

 

바닷가재의 장수 비결은 '탈피'에 있다고 한다. 날렵한 하늘의 맹수 매도 스스로 부리를 깍아내는 탈피의 노력이 있기에 하늘의 맹수 위치를 지켜낸다고 하듯이 어떤 조직이든, 또는 개인이든 기존의 관습애 메여 변화에 대한 더딘 반응으로 살아가거나 자신이 가진 고정관념을 스스로 깨뜨리지 않는다면 본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능력에 대한 수명을 연장시킬 수 없을 것이다. 

 

창업자 박정부 회장의 또 다른 철학, 꾸준함에 대해 쉽게 설명해 놓은 부분도 놓치지 말아야 할 문장일 것 같다.

 

"담설전정. 눈을 퍼담아 우물을 매운다는 뜻. 끝없는 반복과 노력으로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모습을 표현하는 말로 쓰인다" (225쪽)

 

지금은 우물이 사라지고 없지만 예전만 하더라도 마을 마다 공동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우물이 하나씩 설치되어 있었다. 겨울철 눈발이 날리면 어김없이 눈이 우물 속으로 들어가지만 다음 날 아침 일어나 물을 길르러 가 보면 여전히 우물은 변함없이 시원한 물로 가득 차 있다. 두레박으로 물을 길러 통에 담아 갔던 기억이 난다. 담설전정이라는 사자성어처럼 과연 눈으로 우물을 매울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우물을 눈으로 매울 정도로 끝없는 반복과 노력을 보인다면 무슨 일이든 하지 못할 일이 없다는 뜻임에 틀림이 없다. 다이소 창업자의 기업 정신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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