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를 위한 병원은 없다 - 지금의 의료 서비스가 계속되리라 믿는 당신에게
박한슬 지음 / 북트리거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병원만큼 우리 생활과 밀접한 기관이 있을까 싶다. 남녀노소 구분없이 이용하는 곳이 병원이다. 특히 노후에는 병원을 더 의지하게 된다. 저자가 조사한 바로는 60세 중반을 전후하여 급속도록 병원비 지출이 많아진다고 한다. 자주 이용하는 병원에 대해 의료계에 종사하는 사람 외에 일반인들은 얼마나 속사정을 알고 있을까 생각해보면 거의 모르지 않을까 싶다. 의료보험을 지원을 받아 중증 외에는 소액결제를 한 뒤 병원 밖을 나오는 일반인 입장에서는 불편한 점이 그리 크지 않은게 사실이다. 물론 지방 소도시나 시골에서는 내원할 수 있는 병원이 적어 불편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겠지만 말이다. 저자는 의료인으로 살아오면서 일반인들이 상식적으로 알아야 할 의료정책에 대해 향후 문제점과 대안점에 대해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만큼 편하게 글을 썼다. 의료 정책에 대한 글을 읽어 본 적이 없는 나도 몇 시간만에 읽어낼 정도이니 독자들도 새로운 영역을 한 번 쯤 살펴본다는 셈치고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책 제목에서도 시사한 바와 같이 향후 노령층이 인구가 늘어나고 젊은 층들이 줄어드는 초고령화사회에 직면했을 때 한국 의료계의 대혼란이 일어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저자의 경고는 단지 그럴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엄포 수준이 아니라 정확한 데이터와 현재 일어나는 현상을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내린 진단이기에 좀 더 신뢰성을 갖게 된다. 

 

현재 병원의 수익 구조는 항상 적자라고 한다. 한국 5대 병원이라고 하는 소위 빅5 종합병원도 수익률이 마이너스라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나마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같은 경우는 장례식장 운영이라든지 교수들의 연구비 등 실제적인 의료행위 외에 벌어지는 기타 사업을 통해 손실된 금액을 상당 부분 보충한다고 한다. 서울 내에 있는 빅5 병원들이 수익률이 마이너스라고 한다면 지방에 있는 병원의 수익률은 살펴보지 않아도 예측이 된다. 마이너스가 나오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부분 진료비가 실제적인 현실 금액과 동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갑자기 진료비를 인상했을 경우에는 시민들이 받아들이는 체감이 부담되기에 국가에서도 섣불리 단가를 인상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한다. 

 

문제는 병원의 수익률보다는 의사의 서울 집중화 현상이라고 말한다. 소위 전문의가 되기 위해서는 실제 임상 경험을 오랫동안 거쳐야 하는데 다양한 임상 경험을 위해서는 환자가 몰리는 서울권 병원만큼 좋은 곳이 없다고 한다.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전문의가 되기 위해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몰리다보니 지방에서는 전문의 모시기가 하늘에 별따기라고 한다. 특히 기피과라고 불리우는 외상 치료 관련 전문의는 전문의 자체가 극소수라고 한다. 이것이 의사의 문제라고만 치부할 수 없는 것이 일반인들의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방권 병원에서도 가능한 수술도 최대한 서울 대형 병원에서 하고자 하는 이들이 대부분이기에 지방 병원은 재정난에 허덕이고 재정난에 허덕이다보니 전문의 모시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악순환의 연속인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노후를 위한 병원이 서울쪽으로 쏠림 현상이 일어난다는 데 있다. 가득이나 인구가 소멸되는 지역에서는 작은 의원 조차도 문을 닫는데 과연 적은 인구를 바라보고 전문의 또는 종합 병원이 손해를 감수하고 버틸 수 있느냐의 문제다. 당연히 시간이 지날수록 병원의 수도권 집중 현상은 가속화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그렇다면 해결점은 없을까?

 

의료업계에도 다양한 구성원들이 있고 재정이 수반되는 부분이라 토의 토론과 국민적 의견 수렴을 통해 특단의 대책을 세울 수 있겠지만 현재로써는 당장 꺼야 하는 불이 급선무이기에 먼 미래의 일처럼 여겨지는 노후를 위한 병원 대책에는 정치권도 의료계도 손을 놓을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물론 저자가 제시한 다양한 의료 정책에 귀를 기울여볼만하다.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책을 구입해서 일어보면 좋을 듯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