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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령 2
전형진 지음 / 비욘드오리진 / 2022년 8월
평점 :
사도세자의 죽음을 다시 시선으로 바라보다!
비운의 세자였던 사도 세자. 영화로도 제작되었고 다양한 책에서도 사도 세자는 다양한 측면에서 소환되었다. 『금주령2』에서도 어김없이 스토리의 중심은 사도 세자였다.
탕평책을 펼 수 밖에 없었던 영조는 평생 그의 발목을 잡았던 것이 그의 출신 배경이 아니었을까 싶다. 무수리의 소생으로 태어나 왕위에 오르게 된 배경을 『금주령2』에서는 노론의 절대적 영향이었다고 서술하고 있다. 사색당파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조선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왕권 보다 신하의 힘이 점점 커져가는 모양새로 바뀌고 있었다. 여기서 신하라고 함은 '사림'을 말한다. 사림은 동인, 서인, 남인, 북인으로 당파를 이루고 있었고, 『금주령2』에서 왕실을 뛰어넘는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노론은 서인의 한 줄기다. 서인은 소론과 노론으로 나뉘어 있었고 영조의 선왕이었던 경종은 소론이 밀고 있었던 왕이었다. 경종의 급작스런 죽음으로 노론은 기회를 다시 찾게 자신들이 밀고 있었던 당시 연잉군을 왕으로 옹립시킬 수 있었다.
영조의 아킬레스건이었던 노론을 견제하기 위해 『금주령2』 에서는 '금주령'을 선포한다. 장안의 술 유통을 제한하며 돈 줄을 쥐고 있는 노론 신하들을 위축시키기 위해 특단의 어명을 전국에 내린다. 그런데 문제는 노론의 뒷배를 밀고 있는 이들이 있었으니 '검계' 조직이었다. 오늘날에도 언론에서 보도되는 내용을 보면 유흥업소 뒤에는 검은 조직들이 한 패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듯이 조선 시대에도 예외가 아니었을 것이다. 금주령은 곧 영조가 왕권을 강화하고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회심의 카드였지만 결국 부메랑을 돌아와 영조의 목줄을 쥐어 온 것도 금주령이었다. 『금주령2』에서는 영조의 금주령이라는 정책적 실패의 책임을 사도 세자가 짊어지고 뒤주에서 죽었다고 말하고 있다. 작가의 상상력이기는 하나 죽음의 원인이었던 것으로 지목되는 것은 복잡한 권력 투쟁이 아니었을까 싶다. 작가는 복잡한 권력 투쟁 안에 희생자로 사도 세자를 등장시킨다.
『금주령2』 에서 가장 드라미틱한 장면을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이철경'의 마지막 죽음 장면을 말하고 싶다.
이인좌의 란으로 알려진 역모 사건에 함께 했던 함경도 병마절도사였던 이사성은 끝끝내 복권되지 않았다고 한다. 작가는 이사성의 동생으로 '이철경'을 작품 속에 허구적 인물로 등장시킨다. 형의 억울한 죽음을 회복시키고자 검은 조직 '검계'에 들어와 대표 그룹에 올랐으나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마지막 죽음을 노론 신하들의 거두였던 좌의정 김판중과 그를 따르는 신하들에게 독성이 남아 있는 산곡주를 대접하며 사진도 함께 죽음을 함께 한다. 마치 성경 속에 삼손을 연상케 한다. 자신의 행동을 뒤늦게 회개하며 마지막 순간에 그를 조롱했던 블레셋 사람들과 함께 장렬한 죽음을 선택한 장면이 떠오른다.
작품의 마지막은 장붕익 대장의 손자 장기륭과 백선당 산곡주의 당주 양일엽의 손녀 양숙영의 재회로 끝을 맺는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울산(도호부, 태화강), 철원(호명산), 남양주(묘적사)도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다. 앞으로 TV 드라마로 제작된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