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 - 도서관 소설집 꿈꾸는돌 33
최상희 외 지음 / 돌베개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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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베개 출판사에서 <도서관 소설집>을 펴냈다. 말 그대로 도서관을 배경으로 여러 분의 작가분들이 단편 소설을 모아 엮어낸 책이다. 작품 속 인물들은 대부분 청소년들이다. 중학생, 고등학생이다.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있는 청소년들이 자신들이 겪고 있는 아픔들을 작가의 시선에서 서술하고 있고, 그들만이 겪을 수 있는 아픔들을 사건으로 정리하여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도서관은 과거의 유물처럼 인식되고 있는 이 시대에 특히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폰과 함께 생활한 청소년들에게 도서관은 어찌보면 전혀 생뚱맞은 곳이 될 수 있을터인데 작가들은 도서관이 이 시대의 최후의 보루인것처럼 하나같이 사건의 해결장소이자 질풍노도처럼 다가온 감정의 해결창구가 도서관임을 강조하고 있는 듯 싶다. 

 

"진실한 이야기가 담긴 게 책이다.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기록되어 있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아. 설령 남이 이해하지 못해도 상관없다. 사실 누구도 그 책의 내용을 온전히 알아내는 건 불가능에 가까워. 때론 그 책의 주인공들도 이해 못 할 때가 있으니까" (136쪽)

 

책 속 이야기를 통해 위로 받기도 한다. 작품 속 등장인물이 곧 내가 되기도 한다. 내가 겪었던 비슷한 사건이 읽혀질 때 공감이 되며 어떻게 감정을 지켜야 되는지 마음 속으로 다가온다. 요즈은 여러 가지 이유로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통해 마음을 나누는 기회가 점점 적어지고 있다. 아니 어려워지고 있고 힘들어하고 있다. 사람 대하는 것이 일하는 것보다 힘들다는 얘기다. 그러나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과는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가출할까 고민하는 작품 속 주인공도 도서관에서 결심을 돌이키며 주변의 환경이 바뀐 것은 아니지만 덤덤히 집 안으로 들어간다. 

 

이 책의 대표 제목이기도 한 <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라는 단편 소설도 친구와의 관계를 가지고자 도서관에서 주최하는 캠프에 참여한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관계를 맺기 위해 도서관에 있는 책을 감춘다. 다람쥐가 겨울에 먹을 도토리를 땅 속에 감추는 것처럼. 도토리를 찾기 위해 주인공들은 서가를 보물찾기 하듯이 돌아다닌다. 유난히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다람쥐가 되고 다람쥐가 사는 숲이 곧 도서관이 된 셈이다. 

 

나 또한 도서관에서 알게모르게 참 많이 쉼을 얻는다. 자료를 찾기 위해 찾는 곳이 도서관이기도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머리를 식힐 겸 찾는 곳도 도서관이다. 즐겨 찾는 분야는 아니지만 소설집을 통해 현대인들의 심리와 살아가는 삶을 살짝 엿보기도 한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야 하는 직업이라 상당히 큰 도움을 얻기도 한다.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도서관을 중심으로 이야기집을 꾸렸다고 해서 참 반갑고 기대가 되었다. 과연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까 궁금함을 참으면서 한 장 한 장 읽어내려갔다. 현재의 이야기와 먼 미래의 종이 책의 귀함을 연상시키는 이야기까지 작가의 상상력에서 시작된 이야기들 하나 하나 참 귀하고 값진 보물이라고 생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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