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쓰기 - 스트레스 없이, 생산성 있게 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매뉴얼
졸리 젠슨 지음, 임지연 옮김 / 한겨레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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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대학교 내의 교수들의 학술적 글쓰기에 대한 조언이지만 글쓰기에 거부감을 갖고 있거나 주저하고 있는 분들에게도 작은 용기와 도전을 시도할 수 있는 좋은 지침들이 담겨져 있어 가볍게 읽어 볼 것을 추천한다. 

 

저자가 말하는 (학술적) 글쓰기는 아주 단순하다. 

 

첫째, 매일 15분씩 꾸준히 글을 쓰라는 얘기다. 왜 15분이라고 했을까? 아마도 대학 교수이기에 오랜 시간 여유 있는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15분이라는 짧다고 생각하면 짧은 시간을 할애하여 매일 꾸준히 쓰는 시간을 갖는다면 전문적인 영역에서 꾸준히 일취월장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에 그렇게 시간을 잡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매일 일기를 쓴다. 얘들 키울 때 육아일기를 썼다. 아참, 군 복무를 할 때 병영일기도 썼다. 초임 교사 때에는 교단 일기를 썼다. 그러다가 잠깐 중단했다가 작년부터 다시 일기를 쓰고 있다. 매일 중간 크기의 업무 수첩 한 쪽 분량을 쓴다. 피곤해서 눈이 잠기더라도 기어코 일기를 쓰고 만다. 때로는 일기를 빼 먹었을 때는 다음 날 기억을 되살려 몰아 쓰기도 한다. 일기를 쓰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다라는 말을 내 스스로에게 한다!

 

둘째, 겁내지 말고 무작정 쓰라! 

 

처음부터 잘 써야지라고 생각하면 죽었다 깨어나도 글쓰기가 어렵다고 한다. 이 말은 전적으로 동의가 간다. 글쓰기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먼저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자신을 위한 글이라면 굳히 잘 쓸라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 그냥 내키는 대로 쓰고 싶은 대로 막 쓰면 된다. 일기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일기를 누군가에게 자랑하기 위해 쓰는 사람은 없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쓰다보면 막힘없이 글을 쓰게 된다. 이렇게 겁내지 말고 글을 쓰다보면 글쓰는 습관이 생기고 힘이 생겨 조금씩 길게 호흡을 가지고 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도 '겁내지 말고 무작정 쓴' 결과 책 한 권을 낸 적이 있다. 2021년 12월에. 말그대로 겁 대가리 없이 책 쓴다고 선포하고 도전했다. 출판계 진입이 어렵건 말건 기획서를 제출하고 기적과 같이 뽑혀 글을 쓰게 되었다. 만약 잘 써야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책 쓰기 도전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겁없이 매일 매일 쓴 글들, 책 읽고 정리한 글들을 블로그에 업로드하고 만인이 볼 수 있도록 페이스북에도 공유하고 누가 비평하건 말건 무작정 글을 썼다. 그리고 내 이름으로 된 책이 나왔다. 겁내지 말고 무작정 쓴 결과다. 『교사여서 다행이다』

 

셋째, 글을 정말 쓰고 싶다면 현실을 인정하고 그에 맞추어 효율적으로 쓰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글 쓰기 가장 좋은 때는 언제일까? 가장 여유 있는 시간은 언제일까? 이렇게 생각하다보면 평생 그 시간을 확보할 수 없다. 정말 글 쓰고 싶다면 그냥 현실을 인정하고 그 현실 속에서 꾸역꾸역 글을 써 내려가는 방법 밖에 없다. 나도 마찬가지다. 조용하고 정돈된 환경이 조성된 곳에서 글을 쓰고 싶지만 아마 나에게 그런 황금 조건은 앞으로 오지 않을 것이다. 현실을 인정하고 현실 가운데 짬짬히 글을 쓰는 방법 밖에 없다. 인터넷 들어가는 것 적게 하고 딴 짓하고 싶은 시간 그 시간에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글을 쓰는거다. 퇴근해서 집에 돌아와도 마찬가지다. 애들 어렸을 때에는 육아도 가사도 함께 해야 되고, 애들 컸더라도 손이 가는 일이 많다. 한가한 저녁 시간은 좀처럼 누리기 어렵다. 최대한 현실을 인정하고 복잡하고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집중하기 어려운 순간에도 노트북을 펼쳐 놓고 꾸역꾸역 키보드를 쳐 내려가는 방법 밖에 없다. 멋진 문장을 쓸 수 없지만 파편처럼 흩어져 있는 단어들을 겨우겨우 조합해서 글을 써 내려갈 수 있다. 어차피 잘 쓰려고 쓰는 것이 아니다. 단지 글 쓰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쓰기』는 직장인들의 위한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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