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베이비 - 제2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강성봉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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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작품 속 인물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드러내며 경종을 울리는 메세지를 던진다!

 

제2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에 뽑힌 『카지노 베이비』의 강성봉 작가는 소설 속 화자를 통해 사람들의 끝없는 욕망, 특히 돈에 대한 욕망이 헛된 일임을 나타내고 있다. 욕망의 분출구로 묘사된 장소는 합법적으로 도박을 할 수 있는 장소인 '카지노'다. 도박에 중독된 사람들은 밑빠진 독에 물을 붓듯이 도박을 위해 끝없이 돈을 건다. 아니 자신의 생명을 도박 기계에 갈아 넣는다. 심지어 도박에 필요한 돈을 얻기 위해 갓 태어난 베이비도 포기한다. 돈을 위해. 생명 경시 현상이다. 『카지노 베이비』 처럼 카지노를 배경으로 한  소설 중에 『그는 흰 캐딜락을 타고 온다』에서도 불법 장기 매매, 카지노에 중독되어 빈털털이가 되는 사람들의 초로한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소설 속 사건은 마냥 지어낸 일들만이 아니다. 작가가 구상해 낸 소설 속 인물도 완전히 허구의 인물이 아닌 것처럼. 오늘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다. 돈이면 다 좋다는 식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사람보다 돈이 우선시 되는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카지노 근처에는 즐비하게 전당포가 자리잡고 있다. 카지노가 돈 먹는 하마라면 전당포도 만만치 않다. 도박에서 돈을 잃기 시작하면 본전 생각이 나나보다. 도박에서 손을 떼기위한 가장 최초의 지점이 아닐까 싶다. 본전 생각에 돈이 되는 물건이면 죄다 모아 전당포에 가지고 간다. 전당포 거리는 이런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카지노와 전당포는 물고 물리는 관계다. 뻔히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할 전당포 주인도 이성을 잃고 온통 도박에 빠져 물건을 맡기려 오는 이들을 반기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을 사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돈으로 보기 때문에 장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사람으로 본다면 측은한 마음이 한 켠에 들지 않을까. 

 

카지노 베이비로 전당포에 맡겨진 소설 속 화자 '동하늘'. 꽤 생각이 깊다. 진짜 엄마도, 아빠도 모르는 아이다. 카지노 호텔에서 내 던져 졌으니 말이다. 아빠의 성도 엄마의 성도 아닌 전당포 주인의 성을 물려 맡은 가련한 아이 '동하늘'. 학교 갈 나이가 되었음에도 학교 대신 할머니라 부르는 이의 전당포 가게에서 세상에서 돈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귀동냥으로 배운다. 작가는 '동하늘'을 통해 비운의 삶을 살아야했던 할머니의 과거를 소환하며 굴곡진 탄광 지역의 현대사를 끄집어 낸다. 

 

할머니의 아버지. 그러니까 '동하늘'의 고조할아버지뻘이라고 해야 되나. 동해 바닷가에서 어부로 살아가는 할머니의 아버지는 느닷없이 동네에서 어처구니 없는 죽음을 당한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의 죽음을 보아야했던 전당포 할머니. 어찌어찌 도망치다시피 쫓겨나온 카지노 마을, 지음에서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지만 탄광에서 일을 했던 할머니의 남편은 사북탄광 사건에 휘말려 죽음을 당하며 과부로 다방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간다. 시대의 변화 흐름 속에서 지음 마을에 카지노가 들어서면서 업종을 전당포로 바꾼다. 전당포 할머니가 살아온 삶은 어찌보면 한 많은 현대사의 평범한 사람들이 겪어야 했던 슬픔의 인생사가 아닐까 싶다. 국가의 필요에 의해 산업의 지형이 바뀌고 마을의 형태도 한 순간에 '카지노'라는 합법적 도박 장소로 지정된 마을의 변화를 보며 오랫동안 살아왔던 주민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전당포 할머니처럼 자신의 자식(삼촌)도 도박 중독증으로 피해를 입게 되었고, 물건 대신 베이비를 맡게 된 구구절절한 사연, 딸 자식(작품 속에는 동하늘의 엄마로 등장)의 암울한 미래 등등은 자신이 지음 마을을 선택하긴 했지만 그 마을이 도박 장소로 바뀔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단지 누군가의 결정에 의해 동의 절차를 허술하게 거치고 마을의 발전이라는 달콤한 속삭임에 도장을 찍어 준 몇 몇 이들의 횡포로 평범한 마음 사람들은 무너져 내리는 마을의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만 보아야했다. 

 

작가는 돈이 사람을 망가뜨리고 마을을 파괴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사람들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완전히 무너져 내린 뒤에서야 돈의 악의적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늦은 후회였지만 뒤늦게라도 깨닫게 되었으니 불행 중 다행이다. 

 

http://blog.naver.com/bookwoods/222822616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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