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혁신학교 교사입니다 - 가장 설레고 신났던 행복교실 무한도전
배정화 지음 / 비비투(VIVI2)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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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20년 넘게 학생들을 가르쳐온 베테랑이다. 하지만 저자도 오랫동안 한 길만 걸어온 사람만이 느끼는 매너리즘을 피해갈 수 없었다. 학생들에 치여 우울증을 앓았던 경험도 고백하고 있다. 무미건조한 학교 생활에서 탈출하고자 다른 여러 가지 방법을 적용해 보았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우연찮게 혁신학교를 근무하면서 변화의 계기가 찾아왔고 교사로서의 자존감과 열정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더불어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도 혁신학교에 근무하면서 동료 직원들과 함께 책을 읽고 고민했던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저자 본인도 책을 쓰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한다. 두루 두루 책을 꾸준히 읽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글을 쓸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 같다. 

 

혁신학교의 장점으로 근무하는 교사의 마인드가 다르다고 한다. 학생들을 대하는 태도, 교과에 대한 부단한 연구, 학생을 중심으로 둔 교육과정 계획, 모두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학교 문화 조성 등 모두가 주인 의식을 가지고 현실의 문제를 부딪쳐 나간다고 한다. 교사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들은 검증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최고의 수준임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다만 그 능력들을 풀어낼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하고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관건인 것 같다. 개개인의 능력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도 중요하다. 학교의 비전과 가치를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작은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 노력들이 나중에 가서 결실로 나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는 혁신학교에 근무해 본 적이 없다. 다만 들려오는 여러 가지 이야기에는 결코 좋은 이야기만 들려오는 것은 아니다. 갈등이 존재하고 생각보다 회의가 길고 빈번하며 비민주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 조차도 시도해 보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이지 시도하지 않고 생각만으로 이렇다 저렇다 하는 학교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다. 학교의 자율성이 점점 부각되고 있다. 교사의 자율성도 마찬가지다. 학교의 교장, 교감은 교사의 자율성을 인정하고 최대한 지원하고 격려하는 지원가가 되면 좋겠다. 관리하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응원하고 지원하겠다는 마음이 우선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적절한 권한 위임도 필요할 것 같다. 모든 권한을 틀어쥐고 있는 것이 아니라 법적인 범위 내에서 과감한 위임으로 힘을 실어주고 자율성을 나타내도록 해 주면 좋을 것 같다. 

 

혁신학교의 장점 중 또 한가지는 학교 밖 사람들과의 소통이 있지 않나 싶다. 학부모가 학교에 참여하고 학교의 정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소통하는 일에는 손이 많이 간다. 불필요한 오해도 살 수 있다.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소모될 수 있다. 소통에는 희생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소통을 통해 학교의 비전을 공유하고 든든한 동역자로 삼을 수 있다. 마을과 소통하는 일도 중요하다. 마을과 단절된 학교가 아니라 마을 속 학교가 되기 위해서는 소통이 기본이다. 시대가 변했다고 하는데 학교는 변화 정도는 더딘 것 같다고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없는 게 아니다. 학생과 관련하여 안전 요소도 고려해야 하기에 일반 기관과는 분명 더딜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학교 구성원 모두가 힘을 모으고 지혜를 모은다면 지금 보다 더 훨씬 개방적이며 구성원 모두가 만족하는 학교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또 한가지는 드는 생각은 선생님들의 개인적인 학교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풀어내는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극히 개인적인 글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도전이 되고 응용하여 발전시켜 나갈 재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일반화 되기가 어려운 내용일지라도 독자들은 글을 읽으며 현재 자신이 놓인 현실을 생각하며 생각의 물꼬를 트는 동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극히 개인적인 글감이 최고의 책이 될 수 있음을 새록 느끼게 된다. 나 또한 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인 신규 교감의 학교 일상을 풀어낸 <교사여서 다행이다>라는 책도 세상에 내 놓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하지만 막상 출간하고 보니 또 다른 욕심이 생긴다. 교감의 학교 생활을 지속적으로 풀어내는 이야기들을 계속 써 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말이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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