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미술관 - 잠들기 전 이불 속 설레는 미술관 산책
이원율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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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이 되고 처음 맞이하는 방학날이다.

 

선생님들은 한 학기의 고된 삶을 마감하고 재충전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들떠 있다. 쉼이 있어야 회복이 되고 결국 그 혜택은 아이들에게 돌아온다. 선생님들은 제2의 부모의 역할을 감당해 왔다. 가정에서 상처받은 아이들은 교실에 와서 쏟아낸다. 말로든 행동이든 어떤 방법으로든 드러낸다. 숨겨두지 않고 겉으로 드러낼 수 있기에 다행이다. 그러나 불편함을 온전히 받아내는 선생님들은 몇 날 며칠 가슴앓이를 하신다. 방학을 앞두고도 방학 동안 결식 아동이 있는지, 어른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한 학기 수고하고 애쓰셨을 선생님들이 퇴근 하기 전에 그냥 지나치지 않고 교무실에 와서 인사를 건넨다. 환하게 웃는 모습이 보니 보기에 좋다.

 

학기 중에 간간히 선생님들이 겪고 있는 고민과 아픔을 들은 적이 있다. 학부모가 찾아왔을 때 선생님이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대신 상담을 해 드린 적이 있다. 아이들 사이에 생긴 다툼을 해결하기 위해 학부모님을 만나야 했다. 선생님들의 고민은 학생 아니면 학부모다. 학생들을 이해할 수 없어 고민한다. 그 고민은 사랑하기 때문에 생기는 거다. 교감 때문에 고민한 선생님은 없는 것 같다. 나만의 생각인가. 잠깐 학생과 학부모를 떠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될 선생님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오늘 밤은 아마도 두 다리를 쭉 펴고 주무시지 않을까 싶다. 며칠 간은 심적 여유도 있을 거다. 물론 코로나로 인해 언제 어떻게 학생들의 소식들이 전달될 지 모르겠지만 아무탈 없이 방학에 들어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거다. 방학을 맞이한 선생님들에게 <하룻밤 미술관>을 추천한다. 특히 방학을 한 오늘 밤에 잔잔히 음악을 틀어놓고 책 속 그림들을 감상해 보시라. 생소한 그림이라도 겁낼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익숙한 그림이라고 해서 그냥 넘기지 마시라. 그림을 보고 작가의 삶을 읽어내려가다보면 한 학기 동안 수고한 자신의 삶이 겹쳐질 것이 분명하다. 눈시울이 붉어질 수 있으니 곁에 꼭 휴지를 준비해 두시라고 말하고 싶다. 다가올 아픔을 미리 염려할 필요는 없겠지만 달콤한 이야기보다 오히려 쓰디쓴 삶의 흔적들이 약이 되고 피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저자는 23명의 화가들을 소환하고 있다. 저자가 소개한 화가들의 이름도 다 알만한 이들이다. 그림도 그럴할 것이다. 그런데 다른 책과 비교가 되는 특징이 있다면 화가의 삶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화가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작품에는 작가의 삶이 녹아있다. 기쁘고 좋은 일보다 쓰리고 아픈 일들은 기억 속에 오래 남듯 자신의 아픔과 슬픔을 화폭에 담아냈다. 사람들이 열광하고, 사람들이 사랑하는 작품에는 평범하지 않은 작가의 삶이 반영되어 있다. 세월이 지나도 작품의 명성이 사그라들지 않는 이유는 작품에 담긴 아픈 사연때문이다.

 

저자는 <하룻밤 미술관>을 미술을 입문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아주 쉽게 설명하듯 글을 풀어냈다. 누구든지 읽어도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다. 지금은 유명한 화가로 칭송받지만 당시에는 하나같이 거들떠보거나 관심조차 주지 않은 화가들의 작품들을 이야기 한 책이다. 어떻게 삶의 고통을 작품으로 드러냈는지 동네 아저씨가 골목 아이들을 불러 모아 이야기하듯 설명하고 있다. 방학에 들어가는 선생님들이여, 힘들고 아팠던 기억들을 한 쪽 구석에 밀어두지 마시고 속이 쓰리겠지만 끄집어 내시라. 코로나로 인해 바깥 출입이 자유롭지 않아 여행을 계획할 수는 없겠지만 앉아서 하는 여행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앉아서 하는 여행, 독서 말이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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