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행복한 기억을 지켜 줄게 개암 그림책 15
레이철 입 지음, 로라 휴스 그림, 김보경 옮김 / 개암나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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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노모 한 분이 계신다. 어머니께서는 홀 몸으로 나를 키우셨다. 슬픈 가정사다. 그러나 이것이 곧 나를 나답게 만들었다. 그래서 지금은 숨기지 않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다. 지나온 과정은 말 못할 아픔과 고통이었지만 나의 사고방식과 생활태도를 형성했으니 피가 되고 살이 된 배경이었다. 무엇보다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 없었던 환경 속에서 나는 '하나님'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 아니, 하나님이 나를 찾아오셨다! 부유하고 넉넉하고 평탄한 환경에서 자랐다면 나는 잘난대로 살았을 것이다. 사람은 고난을 당해봐야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고 교만이 꺽인다. 교만이라고는 털끝만큼 가져볼 수 없었던 유년시절, 청소년 시절을 보냈으니 나에게는 이것이 큰 자산이 되었고 평생의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게 되었다. 갑자기 왜 이런 생각이 들었을까?

 

『괜찮아, 행복한 기억을 지켜줄게』의 주인공은 할머니와 손녀다. 할머니는 연세가 많은지 옛날 일들을 잘 기억하지 못하신다. 손녀도 나이와 상관없이 잘 까 먹는 일이 있다. 엄마가 꼭 하라는 일들을 잊어 먹는다. 아이들 특성이 그렇다. 놀이감이 생기면 거기에 푹 빠져 놀다보면 엄마가 하라고 했던 일들을 순간 잊어 먹는다. 돌아오는 것은 야단뿐! 책 속 주인공 할머니와 손녀 모두 기억력이 좋지 않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할머니와 손녀는 숲 길을 걸어가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잊어먹는다. 다행히 숲 속에서 '기억 저장소'를 만난다. 모든 기억들이 소중히 보관되어 있는 곳이다. 할머니는 잊어 먹었던 기억들을 다시 찾는다. 손녀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자세히 나와 있는 지도를 선물을 건네 받는다. 집으로 돌아온 할머니와 손녀는 하루 하루 소중한 추억들을 잊어 먹지 않기 위해 사진을 남긴다. 

 

나에게 한 분 계시는 노모도 5년 전 정신병원에서 처방해 준 각종 정신에 관한 약을 복용하고 계신다. 약 복용 전에는 심지어 손주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날이 있었다. 단순히 기억이 안 난다고 했을 때 순간 일어나는 현상이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병원 진단 결과 점점 기억력이 감소되고 있으며 치매로 향하고 있다고 했다. 가슴이 먹먹했다. 이러다가 요양원 또는 정신병원으로 가야 되나 걱정이 되었다. 주변의 지인들의 도움으로 시골 폐가를 리모델링해서 아파트 생활에서 전원 생활로 전환할 수 있었다. 그곳에 노모를 모실 수 있었다. 감사한 과정이었다. 가끔 흐리고 비가 올 때에는 길을 잃고 집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보호자인 아들에게 의료원에서 전화가 오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노모의 기억력은 더욱 감소할 것이다. 남은 생애 동안 행복한 기억을 지켜드려야 하는데....

 

『괜찮아, 행복한 기억을 지켜줄게』

어머니, 행복한 기억을 지켜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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