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행운의 편지 별숲 동화 마을 32
이지수 지음, 송효정 그림 / 별숲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심장이 두근거린다. "조선이 독립됩니다"

 

12살 소년 영수가 7명에게 전하지 않으면 불행히 온다는 행운의 편지에 다가 '조선이 독립됩니다' 라고 쓰고 가가호호 전달한다. 들키면 끝이다. 종로경찰서는 불온한 편지를 보낸 이들을 색출하기 위해 검문 검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어른들도 감히 할 수 없는 독립운동을 12살 소년 영수와 그 또래들이 시작했다. 조선의 독립을 위해서.

 

<위험한 행운의 편지>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시절 초등학교 교실의 풍경이 그려져 있다.

교사는 목검을 차고 국어(일본어)를 가르친다. 조선어는 일개의 과목일 뿐이다. 상급 학교 진학을 위한 시험도 모두 일본어로 시험을 치르고 면접도 천황에 관한 것들로 구성되어 있다. 황국 신민의 서사를 암송하지 않으면 벌을 받는다. 청소. 손을 들고 외울 때까지 벌을 받는다. 아침 조회 때 황국 신민 서사 암송은 필수다. 일제강점기 때 국민학교 모습이다.

 

학교교육을 감시하고 감독하는 시학관 이야기도 담겨 있다. 시학관이 하는 일은 학생들이 황국 신민의 서사(일본 제국에 충성하겠다는 맹세)를 제대로 암송하고 있지 여부를 검사하는 일이다. 급장 이야기도 나온다. 일제 강점기 때는 담임 선생님이 급장을 임명해 담임 선생님 일을 돕게 하거나 각종 성금과 폐품을 걷는 일을 시켰다고 한다. 우리네 1980년 학교 풍경과 흡사하다. 학교 안에는 봉안전이 설치되어 등교하는 학생들은 봉안전에 머리를 숙여 맹세를 하고 교실로 들어간다. 천황의 교육 칙어도 수시로 들어야했다. 일본은 철처히 조선의 교육을 말살하고 일본 국민으로 개조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다 쏟았다.

 

<위험한 행운의 편지>에 독립을 향한 간절함은 남녀노소 누구나 할 것이 없이 가슴 속에 새겨져 있음을 알 수 있다. 학생이라고 해서 어리다고만 볼 게 아니다. 그들도 스스로 생각할 수 있고 독립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한다. 초등학생이라고 해서 시키는 일만 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스스로 독립적으로 자신의 일을 찾아서 할 수 있는 나이다. 귀엽다고 하나밖에 없다고 애지중지하며 모든 일을 다 해 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일을 할 수 있도록 생각하게 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른이 도와준다고 능사가 아니다. 깔끔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주변을 스스로 청소할 수 있는 일부터 가르쳐야 한다. 올바른 민주시민으로 자라갈 수 있도록 비판적 사고 능력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라를 잃고 감시를 당하며 살아야했던 일제 강점기 시대 12살 소년소녀들이 목숨을 건 위험한 행동을 한 이야기는 거짓으로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있었을 이야기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나 하나 살겠다고 선생님께 고자질 하는 것이 아니라 팔이 아프고 오줌이 마렸더라도 끝까지 행운의 편지를 돌린 친구를 밝히지 않는 아이들의 의리가 가슴을 뜨겁게 한다. 요즘 사람들이 개인주의적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라를 위해, 공동체를 위해 가슴이 뜨거워질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 뜨거운 열정과 냉철한 이성을 가진 학생들이 될 수 있도록 가르칠 책임이 이 땅의 교사들에게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