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노동인 ㄱㄴㄷ - 일터에서 곧 마주칠 갑질, 슬기롭게 이겨가는 길 철수와 영희를 위한 사회 읽기 시리즈 8
손석춘 지음 / 철수와영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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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는 다양한 직종이 함께 근무한다. 교원, 행정직원, 공무직원, 계약직원들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구분한다면 교원과 행정직원은 정규직으로, 공무직원과 계약직원은 비정규직으로 구분할 수 있겠다. 다만 공무직원은 무기계약직원이다. 교감의 주로 업무는 인사와 복무를 다룬다. 인사는 교원 인사를 주로 다루지만 공무직원, 계약직원의 인사도 관여를 한다. 계약직원은 해마다 학교장과 계약을 통해 근로를 한다. <새내기 노동인 ㄱㄴㄷ>을 읽으며 학교 현장을 돌아보게 된다. 

 

노동자냐 근로자냐에 대해 아직도 사회적 합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 노동절로 바꾸자, 근로자의 날로 유지하자 등의 의견이 팽팽한 것으로 보아 아직 노동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측면이 많은 것 같다. 노동의 사전적 의미는 '몸을 움직여 일을 함' 또는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하여 손, 발, 두뇌 등의 활동으로 이루는 일체의 목적을 가진 의식적 행위'라고 정의한다. 따라서 현재 우리가 직장 안에서 하는 모든 행위가 '노동'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근로자라는 말의 뜻은 어디에서 유래되었을까? 근로자는 '육체노동이나 정신노동의 대가로 받는 소득으로 생활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한국에서는 1957년 대한노동조합총연합회에 의해 3월 10일을 노동절로 정하기로 결의했다가 1963년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3월 10일을 ‘근로자의 날’로 지정했고, 이후 1994년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세계 노동자의 날에 맞춰 5월 1일로 날짜를 변경하고 ‘근로자의 날’ 명칭은 그대로 유지했다. 따라서, 노동절이냐 근로자의 날이냐 용어의 정의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저자가 이야기 한 것처럼 노동자가 법률에 근거된 근로기준대로 권리를 찾을 뿐만 아니라 헌법에 제시된 사회권을 보장받으면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해 갈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 가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저자가 책 표제에서 제시한 'ㄱㄴㄷ'은 갑질, 노동, 대안을 의미한다. 유독히 대한민국의 재벌하면 갑질이 떠오르는 이유가 무엇일까? 역사적으로 상공인들은 노동자들과 함께 절대왕정과 귀족에 대항해 시민권을 회복한 이들이었다. 봉건제도에서 근대사회로 발전하면서 가장 큰 공을 세운이들이 바로 상공인과 노동자들이었다. 그럼에도 오늘날 상공인은 기득권층으로 노동자들은 하위층으로 전락한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자본의 속성과 무관하지 않다.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들과 사용자측은 최대한 저렴한 임금으로 노동력을 사용하고자 했으며 그 결과 기업은 흉칙한 괴물로 변질되어버렸다. 갑질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자가 상대방에게 오만무례하게 행동하거나 이래라저래라 하며 제멋대로 구는 짓이다. 자본의 힘으로 노동자들을 노예처럼 취급하는 행태가 오늘날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버젓히 자행되고 있다. 만약 우리의 자녀가 갑질을 당한다면 어떻겠는가?

 

국제표준화기구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다. ISO26000에 따르면 기업은 설명할 책임, 투명성, 윤리적 행동, 이해관계자 이해관계 존중, 법치 존중, 국제 행동 규범 존중, 인권 존중이라는 핵심 주제를 이행해야 한다. 88쪽~97쪽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설명할 책임이란 모든 조직은 자신이 사회, 경제 및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설명할 책임이 있다.

투명성이란 사회 및 환경에 영향을 끼치는 자신의 의사 결정 및 활동에 투명해야 한다.

윤리적 행동이란 조직의 행동은 정직, 평등 및 성실의 가치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이해관계자 이해관계 존중이란 조직은 이해관계자의 이해관계를 존중하고, 고려하며 대응해야 한다.

법치 존중은 조직은 법치 존중이 의무적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국제행동규범 존중은 조직은 법치 존중 원칙을 지키며 국제 행동 규범을 존중해야 한다.

인권 존중은 조직은 인권을 존중하고 인권의 중요성 및 보편성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ISO26000에 근거하여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행하도록 조직을 통치에서 협치로 전환하는 조직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수직적이고 하향적인 의사 결정 구조에서 수평적이고 상향적인 의사 결정 구조로 바꾸는 조직 민주화를 핵심 주제로 정했고, 인권, 노동 관행, 환경, 공정 운영 관행, 소비자 이슈, 지역 사회 참여와 발전을 진단리스트로 삼고 있다. 즉 국제표준화기구에서 제시한 노동 규약만 잘 이행하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갑질'은 상당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노동의 권리를 설명하기 위하여 유럽의 사례와 우리나라의 노동권 쟁취 역사를 톺아보여주고 있으며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넘어 단 한 사람도 소외받는 세상이 없도록 하는 세상을 꿈꾸기 위한 새로운 대안을 그려볼 것을 독자들에게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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