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별명은 똥손 저학년 책이 좋아 5
이나영 지음, 심보영 그림 / 개암나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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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하기 시작하면 불행이다. 나는 나대로 잘하는 게 있는거지 남들과 비교하며 가지고 있지 않은 재주를 억지로탐해봤자 힘만 든다.  나도 똥손의 주인공 이지안처럼 친구를 엄청 시기한 적이 있다. 질투였다. 내가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친구가 인기를 독차지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게 되자 어느 순간 내 마음 속 깊숙히 질투와 시기가 자리를 잡게 되었다. 기쁨이 사라지고 여유도 사라졌다. 괜히 그 친구가 눈앞에 나타나면 부담스러웠고 왠지 까닭없이 미워했다. 그때 그 시절을 돌아보면 웃음이 나온다. 왜 그런 미숙한 행동을 보였을까 생각해 보니 내가 자라온 환경도 크게 작용한 듯 싶다. 누군가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했고 그래야 살아 남을 수 있는 환경이었다. 뭐든 열심히 해야 했고 그래야 친구들보다 인정을 받았으니까. 성인이 된 지금도 전혀 없어졌다고 할 수 없다. 가만히 내 자신을 보면 아직도 누군가로부터 인정 받아야지 마음이 개운한 그 무언가가 아직 남아 있다. 

 

<내 별명은 똥손>의 주인공 지안이도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 같다. 손도 야무지지 못하고 투박하게 생겼으니까. 거기다가 손톱까지 가지런히 예쁘게 자라 있는 것이 아니라 뭉툭하게 있다보니 자신감이 바닥을 쳤을 것 가다. 네일숍에 가서 예쁜 손톱을 갖는 방법을 일시적으로 배우긴 했지만 그것도 잠시잠깐 뿐. 약발이 떨어지면 본 모습이 나오는 법. 자신을 숨기고 남들처럼 살려고 노력하다보면 순간 컴플렉스를 감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결국 약효는 떨어지게 되는 법이다. 있는 모습 그대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나다운 모습이라는 것을 해프닝이지만 자신과 닮은 지안 투가 전학오면서 깨닫게 된다. 

 

올해부터 교사에서 교감으로 역할이 바뀌었다. 은근히 신경 쓰이는 게 있다. 교직원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의식하지 않을려고 해도 신경이 간다. 자연스럽게 행동해도 되는데 '나는 교감이니까' 하면서 스스로 재갈을 물리듯 조심스럽게 행동하다보니 무척 피곤하다. '나 다운 모습이 무엇일까?' 고민해 본다. 내 별명은 똥손이어서 매사가 불만이었지만 결국 잠시 잠깐 금손처럼 보이면서 맛보았던 일시적인 만족감보다 있는 모습 그대로의 똥손이 더 낫다라는 저자의 자전적 고백처럼 나 또한 교감이지만 내 모습 있는 그대로 보이며 실수는 실수했다고 고백하고 책임지고 전달해야 할 부분은 권위적으로 비춰질 수 있겠지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솔직한 교감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른 학교와 비교하는 것도 불행이다. 교감이다보니 다른 학교가 무엇 무엇을 했다라고 듣게 되면 선의의 경쟁을 넘어 비교의식이 싹튼다. 그때부터 불행이 시작된다. 이웃 학교가 이렇게 했으니 우리 학교는... 교직원들에게 요구하게 되고 기존에 가졌던 방향을 재수정하면서 혼란을 빠뜨릴 수 있다. 이런 경우도 있다. 이웃 학교 교감은 이렇대라고 들으면 경쟁심이 발동된다. 나는 더 잘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욕심이 생긴다. 내 손이 똥손인데 하루 아침에 금손이 될 수 있겠는가. 저런 교감이 있으면 이런 교감도 있고 그런데 말이다. 

 

'내 별명은 똥손이야'라고 유쾌하게 이야기하는 지안이처럼 '제 능력은 여기밖에 안 되는 것 어떻게 하죠', '저도 잘 모르는데요'라고 있는 모습 말하자. 못하는 것을 억지로 감추고 마치 잘하는 것처럼, 알고 있는 것처럼 포장하지 말아야겠다. 숨겨봤자 결국 들통나게 된다. 솔직하게 살자. 저학년 동화책 <내 별명은 똥손>을 읽으며 나의 신규 교감 삶을 돌아보게 된다. 이창수다운 방법으로 이창수식으로 섬기는 태도로 교감의 역할을.... 남들이 뭐라하든 신경쓰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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