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를 다시 만나다
서수영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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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어린왕자>를 저자의 시선으로 다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오랫동안 프랑스에서 생활하고 프랑스 문학을 전공한 저자는 <어린왕자>를 번역본이 아닌 원본으로 읽어왔다. 저자에게 있어 <어린왕자>는 인간의 본질을 바라보는 도구이자, 사색의 원천이 아닐까 싶다. 아마도 셀 수 없이 <어린왕자>를 원본으로 읽어왔을 것이며 그것의 흔적이 <어린 왕자를 다시 만나다>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한 문장 한 문장, 어린 왕자의 시선으로 되새김질을 하였고 저자 본인이 직접 사색한 바를 그림으로 담아내기도 했다.

 

저자는 <어린왕자>를 '내면아이'를 들여다 보고 있다. <어린왕자>의 주인공 조종사는 셍텍쥐베리의 페르소나이자 저자가 다시 들여다본 '내면아이'다. 저자는 17쪽 각주에서 '내면아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이 글에서  내면아이는 심리학이나 상담학에서 말하는 성인 아이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어린 왕자에서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가 잃어버린 유년의 다시 나타남, 잃어버린 꿈을 다시 생각나게 하는 원동력, 사랑 그리고 뒷부분에서 다룰 원형의 이미지입니다" 

 

다시말하면, 심리학 또는 상담학에서 말하는 내면아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의 잃어버린 유년 시절, 꿈을 말한다. 사실 심리학(상담학)에서는 내면아이가 부정적으로 쓰인다. 나이는 성인인데 말과 행동은 아직 어린 아이에 불과할 때 내면아이라고 이야기한다. 한 개인의 인생에서 어린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는 존재이다. 반면 저자는 <어린 왕자를 다시 만나다>에서는 우리가 다시 되찾아야 할 순수함, 때묻지 아니한 인간의 고유 본질을 말한다. 혼동하지 않았으면 한다. 

 

글 속 주인공 어린왕자처럼 우리가 찾아야 할 시선이 무엇일까? 시선은 생각하는 본질의 가치이기 바로 잡아야 한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삶의 본질은 친구를 만나는 것이라고. 조종사가 어린왕자를 사막에서 만나 친구로 변해갔듯이 우리도 다른 여타 이유를 불문하고 만나는 이들을 친구로 맞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이 어른인가? 어른은 꽃 향기를 맡지 않는 사람이라고 한다. 별을 결코 바라보지 않는 사람이고, 사람을 결코 좋아하지 않는 사람, 계산밖에 하지 않으면서 자신은 중요한 사람이라고 끊임없이 외치는 사람이라고 한다. 아이의 시선을 잃어버린 어른은 칭찬받기를 원하고, 남보다 더 아름다운 옷을 입기를 원하며, 돈을 쫓아 남보다 더 똑똑하며 숨을 쉬는 그 순간마다 상대방보다 더 앞서기를 원한다고 합니다. 어린왕자가 다른 행성에서 만난 이들 모두 이런 사람들이다. 

 

관계가 우선이고, 사람이 우선이며, 생명이 그 무엇보다 우선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어린왕자의 시선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특징은 저자의 깊이 있는 철학 세계다. 저자는 어린 왕자의 시선을 따라 곳곳에 철학자들을 소환하고 있다. 철학자들의 사상을 더불어 소개하며 책의 깊이를 더해 준다. 독자들도 개인의 시선을 따라 <어린왕자>를 다시 만나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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