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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솔샘의 쏠쏠한 영화 수업 - 교육과 영화의 완벽한 블렌딩
김아솔 지음 / 에듀니티 / 2020년 12월
평점 :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장벽에 맞서 자신의 꿈을 쫓아 노력해 나가는 김아솔 교사의 경험담이 담긴 책을 읽는 내내 한 편의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이 책을 읽는 교사라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과 비교하며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하지 않을까 싶다.
교사들을 중심으로 한 영화 연구회 모임에서 영화를 처음 접한 저자는 영화 수업의 진행만으로도 아이들에게 미래 사회를 대비한 다양한 역량을 길러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고 좀 더 전문적인 영화 공부를 위해 유학이라는 초강수를 둔다. 현직 교사가 재직 중에 유학을 빌미로 휴직을 한다는 것은 사실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법적으로 제시되어 있긴 하지만 교사의 개인적 공부를 위해서 국내가 아닌 외국을 선택한다고 했을 때 복무 관계에 결부되어 있어 단박에 결정을 내려 줄 교육청은 많지 않을 것이다. 유학을 위한 첫 단추인 휴직을 허가 받기 위해 용기를 내어 방법을 찾아낸 열정, 토론토필름스쿨에 입학 허가를 얻기 위한 조건인 토플 점수를 확보하기 위해 부단히 영어 공부를 포기하지 않은 점은 충분히 박수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대단한 끈기와 집념의 노력이었던 것 같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며 결국 캐나다 토론토에 입성한 김아솔 교사는 그때부터가 고난의 연속이었다. 저자도 고백한 것처럼 쉬운 길보다는 고되지만 제대로 유학하는 편을 선택했다. 그러기 위해 한국인 룸메이트 대신 현지인이 살고 있는 방을 얻기 위해 문화적 충격을 받아들이는 것도 기꺼이 감수했으며 영 알아듣지 못하는 교수의 강의 속에서도 고립된 섬처럼 멍 하니 있어야 하는 시간이 더 많았음에도 포기하지 하고 모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유학 온 목적을 이루기 위해 온갖 노력을 아끼지 않은 점을 책 속에 고스란히 기록해 놓고 있다.
힘들지만 참고 견뎌낼 수 있었던 힘은 영화 제작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받아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 멋진 영화를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과 제작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기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영화 제작에 관심이 있는 동료 교사들과도 자발적으로 영화 수업을 교육적으로 접목해 가려는 원대한 포부가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작업에 대한 비전을 나누고 공감하며 함께 성장해나가는 것이 영화 제작의 교육적 목적일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의 아이디어와 문화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전달되고 공유되는지를 탐구하고 배우는 것 자체가 영화 교육이며, 영화를 매개로 우리의 삶을 좀더 의미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도와주는 모든 활동이 영화교육이다"
디지털 리터러시처럼 영상이 대중화되고 있는 이 시대에 현재 자라나고 있는 세대들은 타고 날 때부터 영상에 익숙해져 있다보니 앞으로 영화 리터러시가 중요한 교육적 요소로 자리를 매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장 영국에서는 일선 학교 교육과정 안에 영화 수업이 자리잡을 정도로 영상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고 어린 아이들이 영상에 대한 올바른 안목을 가질 수 있게 국가가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가? 아직 초보단계다. 김아솔 교사처럼 영화를 매개로 미래 사회의 다양한 문화와 가치관을 함께 토의하고 비판적 사고력을 가져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영상은 보는 것도 흥미롭지만 직접 제작에 참여하여 촬영해 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을 것 같다. 학교 안 방송부 활동에도 응용할 수 있고, 학생 자치회를 통해서도 저자가 시도한 것처럼 작은 영화제를 상영할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나아가 영화 제작에 대한 전문적인 기술을 연마해 동아리 활동으로 단편 영화도 제작해 볼 수도 있겠다 싶다. 교사가 먼저 흥미가 있고 재미가 있으면 학생들을 그렇게 유도해 낼 수 있다. 교사가 먼저 재밌어야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김아솔 교사는 옮기는 학교마다 영화 동아리로 학생들을 유인하기에 아주 적합한 재능을 가지고 있으니 은근슬적 부러워진다. 누구도 시도해 보려고 하지 않을 때 과감히 도전한 노력이 지금의 결실을 이뤄가는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저자는 책 뒷부분에 친절하게 초보자들도 따라할 수 있도록 영화 제작을 위한 길라잡이 형식으로 안내해 주고 있다. 영상 제작, 촬영 제작, 영화 제작에 관심 있는 교사라면 저자의 팁을 꼭 참고해 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숱한 고생을 하고 몸소 체험한 제작 팁인 만큼 알짜배기 정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