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밖 인문학 콘서트 - 10만 명이 함께한 서울시교육청 인문학 강좌 교실밖 인문학 콘서트 1
백상경제연구원 지음 / 스마트북스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문학은 사람을 배우는 학문이다. 사람은 무엇인가?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과 같이 사람에 대해 원초적인 질문을 던지고 답을 추구하는 학문이다. 인문학의 기초는 문.사.철. 즉 문학, 역사, 철학이 주를 이루지만 이것들을 바탕으로 파생된 예술, 과학, 교육 등 인문학이 아닌 것이 없을 정도로 인문학은 사람아 살아가는 삶 그 자체라고 봐야 한다. 

 

서울경제신문의 부설 연구기관이 백상경제연구원에서 그동안 서울시민들을 대상으로 인문학 강좌를 열어 인문적 교양을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 강연 중 일부분을 책에 담아낸 것이 <교실밖 인문학 콘서트>다. 다양한 저자들이 자신만의 연구 분야에 따라 강좌를 개설하였고 질 높은 강의를 한 것으로 여겨진다. 팬데믹 시대 언택트 기반에서 그나마 지면으로라도 강의의 일부분을 접할 수 있어 감사하다. 신화, 철학, 문학, 예술, 영화, 미술, 스토리, 역사, 과학 등 고전과 현대를 넘나들며 독자들에게 물음을 던지고 인사이트를 열어준다. 특히 이 책의 특징 한 가지를 꼭 집어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당연코 '고전과 독자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자마다 독자들에게 쏟아내는 강연의 근거는 모두 '고전'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고전'에서 현대 사회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점을 찾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독자들은 저자들의 생각의 근간이 되는 원자료 즉 고전을 손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며 스스로 읽기를 원하는 독자들은 책의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감염병을 진단하고 앞으로 삶의 처방전까지 엿볼 수 있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한현숙 박사는 인간의 종말 리포트, 바이러스가 인간을 집어삼킨 세상이라는 글에서 인간이란 존재를 질병으로 정의한다. 같이 읽어 볼 책으로 마거릿 애트우드의 <오릭스와 크레이크>를 추천한다.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 결과 생명을 경시하는 사회, 이윤추구를 위해 질주하는 사회로 치닫는 우리 사회의 위기를 지적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가닥 희망이 있다면 <오릭스와 크레이크>의 소설 속 주인공 '지미'를 주목하라고 이야기한다. 지미는 별 쓸모 없는 것으로 간주된 인문학을 전공하면서 다른 사람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과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한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인류의 희망은 사람의 본성을 찾아가는 일에 있다고 본다. 기후변화로 생태계가 붕괴된 것도, 무분별한 개발로 야생동물이 서식지를 잃고, 동물의 몸에 서식하고 있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이동한 것도 인간의 본성이 파괴되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말한 '우리는 과연 무엇을 소유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2020년 1월에 한국에 상륙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12월을 앞둔 현재 제3차 유행을 초읽기에 두고 있을 정도로 위협스러운 존재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바이러스 백신 말고는 뽀쪽히 처방 대책이 없을 정도다.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어 치유된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생각지도 못할 또 다른 바이러스의 위협이 우리 앞에 놓이게 될 것은 기정사실이다. 근본적인 원인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 이상 미래는 불투명하다. 근본적인 해결책이란 무엇일까? 과학기술과 문명의 진보 앞에 우리 인간은 새로운 것을 발명한들 이것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무언가를 위해 질주할 것이다. 끝없는 욕망과 욕심을 되돌리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 인간이 어디로부터 왔는지, 인간의 존재가 무엇인지, 우리가 살아가야 할 목적이 무엇인지, 왜 이 땅에 우리가 태어났는지 궁극적 질문에 응답해야 할 시기다. 

 

인문학은 최소한 사람의 양심을 돌아보게 만든다. 인문학은 사람 내면 깊숙히 존재하는 이기심에 다다르게 한다. 인문학은 나보다 타인의 존재를 찾게 만든다. 인문학의 힘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지혜를 발휘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