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모습을 훔쳤을까 아름다운 청소년 23
타니아 로이드 치 지음, 이계순 옮김 / 별숲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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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작가 타니아 로이드 치의 장편소설, 『ME AND BANKSY 』.『누가 내 모습을 훔쳤을까』로 변역되어 출간!


학교 내 학생 사생활 보호와 학생 안전 중 어느 것인 우선이 되어야 할까?

 

 학생 사생활 보호는 인권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교복, 머리 염색, 화장 등 학생 입장이 아닌 측면에서 규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최대한 금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최대한 학생의 의견을 존중하고 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한다고 하지만 어른들의 시선에서는 한계가 있는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요즘 시대에는 학생 안전을 위해서라고 하면 반대측 의견을 쉽게 제압할 수 있다. 학생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분위기가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학교 내에서 학생 안전을 위해 시설물을 정기적으로 점검한다거나 위해 물질을 사전에 파악하여 학생 공간에게서 격리시킨다. 학교 내 구석구석을 고화질 감시카메라(CCTV)로 물샐 틈 없이 감시하고 있다. 최대한 학생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수업 하는 교실 공간은 감시카메라를 설치하지 않는다. 최근 어린이집에 원아의 안전을 위해 원아를 돌보는 공간을 공개해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하지만, 교사의 개인 사생활도 보호 받아야 한다는 측면이 간과될 수 없어 입법화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 아마 초중고등학교 교실 내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일부 학부모들의 의견도 반영되지 않았다. 교사의 개인 사생활 뿐만 아니라 수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누가 내 모습을 훔쳤을까』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이렇다. 학교 내 감시카메라(CCTV)로 촬영한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유포된다. 일종의 사이버폭력이다. 주인공 도미니카에게 일어난다. 도미니카는 아무도 없는 도서관에서 앞뒤가 바뀐 셔츠를 고쳐 입는다. 분명히 아무도 없었다. 다만 도서관에 설치된 감시카메라말고. 도미니카의 노출된 신체 동영상은 누군가에 의해 고의적으로 편집되어 소셜 미디어에 공유된다. 

 

 

 학생들에게 놀림감이 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교직원들과 어른들에게도 분명히 오해받기 쉽상이다. 참다못한 도미니카는 도미니카와 함께 학교 내 감시카메라 설치가 과연 정당한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독선적이고 타협을 모르는 캐릭터로 등장하는 교장선생님에게 받아들여지기는 커녕 훈계만 듣는다. 다른 방법은 없다. 독자적으로 움직일 수 밖에. 게릴라 아티스트 BANKSY(뱅크시)처럼

 

 

 참고로 뱅크시의 본명은 폴 윌리엄 호너, 영국 브리스틀 출신이다. 정확한 정체를 알 수 없는 낙서 화가, 정치적 행동주의자, 영화감독으로 오랫동안 뱅크시라는 가명으로 활동해온 인물이다. 주로 스텐실 작업을 선호한다. 시간이 단축되기 때문이었다. 그가 익명을 사용하는 것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보다 자유롭게 표현하고 활동하기 위해서다. 책 속 주인공 '도미니카'도 스텐실 기법으로 학교 내 감시카메라 밑에 쥐를 그려 놓기 시작한다. 



사실 도미니카가 다니는 학교 내 감시카메라는 과장된 면이 없지 않아 보이지만 소설 속 학교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면 충분히 학생들의 불만을 살 만한 환경이다. 수업하는 교실 안에도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복도를 포함하여 총 30개씩인 설치되어 있다. 과거 교도소 안에 죄수를 감시하는 중앙관제탑 같은 느낌이다. 학생들의 안전을 빌미로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교장선생님이 컴퓨터 모니터로 모든 정보를 취합하고 있다. 교장선생님의 주장은 이렇다. 학생들의 안전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고 학부모회측의 동의를 충분히 구했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감시카메라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외부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학부모 위원회를 소집하여 정식으로 업무를 처리했다고 한다. 

 

 

영재예술중학교인 학교 특성상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학교에 다니는 동안 예술적 특기를 마음껏 발휘하여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원하기에 자녀들의 사생활 보호, 인권 보호는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듯 싶다.  

 

 

 교실 내 감시카메라는 수업 중 자유로운 공개 토론을 방해한다. 교사들의 수업 내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학생의 동의 없이 촬영한 내용들이 소셜미디어에 공유되고 있다는 점은 아주 큰 문제다.

 

 

 좀 과장하여 표현한 소설이기는 하지만 청소년과 어른의 시각 차이를 분명히 드러내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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