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로 살게 하는 치유 글쓰기의 힘
김인숙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6월
평점 :
고등학교 시절 학교 갔다 와 보니 아버지의 죽음 소식을 들어야 했고, 가정 형편상 가고 싶은 대학을 포기해야 했으며 22살 꽃다운 나이에 암 투병을 경험했던 저자는 결코 허투루 넘길 수 없는 책 제목 『나로 살게 하는 치유 글쓰기의 힘 』으로 책을 펴냈다. 평범한 직장인이자 한 가정의 어미요, 아내의 역할로 살아가는 주위에서 손쉽게 볼 수 있는 이웃 같은 이미지의 저자는 틈틈히 써 온 글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에세이 형식으로 우리의 살아가는 삶과 비슷한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그러기에 누구나 부담없이 커피 한 잔 손에 들고 가볍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글쓰기는 특별히 재주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고통 속에 살아가는 우리네 모두가 얼마든지 글로 표현할 수 있으며 하루의 속내를 일기 쓰듯 써 내려간다면 그게 바로 글이며 글쓰기라고 이야기한다. 나도 책을 읽으며 어떻든 책에 관한 이야기든 내 삶과 관련된 이야기든 쓰는 습관이 생겼다. 그러다보니 글쓰기게 자연스러워진 것은 사실이다. 처음부터 글쓰는게 능숙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글쓰는 것은 곧 내 생각과 내 삶을 공개하는 것이기에 약간 어색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기쁜 일이나 슬픈 일들을 기록해 가거나 독서 후 감상을 써 내려가면 곧 내 삶이 정리되는 듯 깔끔해 지는 느낌이 든다.
저자는 책 앞 부분에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군의관 복무 중 갑자기 사망한 '바보의사 안수현'에 대해 언급한다. 고 안수현 씨의 삶을 알고 있는 분들은 칭찬이 마르지 않는다. 왜? 그가 남긴 기록의 일부분인 '일기'를 통해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면 그와 가까이 지냈던 지인들도 그의 생각과 삶을 전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기록은 삶의 진실을 보여주기에 우리 삶의 일부분을 이루고 잔잔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평범함을 넘어 비상한 삶을 살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연필을 잡아야 한다. 그리고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성찰은 자신을 더욱 단단히 만든다. 성찰의 방법 중 하나가 글쓰기다.
연두색 바탕의 책표지 색상이 마음에 든다. 소박한 나무 테이블에 놓인 펜 한 자루가 눈에 들어온다. 블로그나 인스타에 손쉽게 글을 쓸 수도 있겠지만 때론 투박한 연필 한 자루를 들고 질감을 느끼며 글을 써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특히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