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라서 행복해 - 내가 나 자신의 대장이야
미리암 프레슬러 지음, 로트라우트 수잔네 베르너 그림, 고영아 옮김 / 책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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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함께 살아가는 존재다. 고대의 철학자들은 사람을 향해 '사회적 동물'이라고 말하곤 했다.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일치감치 알아차린거다. 저자는 고양이도 사람처럼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작품 속에서 인격화시켰다. 물론 고양이는 본성적으로 혼자 지내기를 좋아하는 동물이긴 하다. 주인공 어린 고양이 'Y자가 들어가는 키티'의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 인간에게도 꼭 필요한 요소들을 말해 주고 있다. 『고양이라서 행복해』를 읽다보면 고양이의 특성을 자신도 모르게 알게 된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주는 '덤'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듯 싶다.


모든 생명체는 똑같지 않고, 어느 한쪽만 옳은 것이 아니라 반대쪽도 옳다!


생명을 경시하는 현상이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페미니즘이 대두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고양이 사회에서는 서로 다른 무리들이 서로를 죽이기보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는 듯 싶다. 엠마 할머니가 갑자기 쓰러져 요양원으로 이송된 뒤 집고양이에서 길고양이로 전락한 '키티'가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친구들의 응원 덕분이었다. 브루노, 플레키는 길거리에서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쥐구멍을 찾아내 쥐를 손쉽게 잡아내는 법, 사람에게 친근감있게 보이는 법, 공중제비와 같이 특이한 재주를 보이는 법 등을 아낌없이 가르쳐 준 이들이 키티와 같은 고양이들이었다. 인간 세상은 어떤가? 사돈이 땅 사면 배 아파한다는 말처럼 자고로 예로부터 시기와 질투가 팽배했다. 더불어 함께 살아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적으로 서로 갈등을 만들면서 살아갔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별반 다르지 않다. 고양이들이 살아가는 법을 배우라고 하면 어떨까?


현명하다는 것은?


사람들은 현명하다는 말을 '꾀를 내어 남보다 더 우위에 서는 것'으로 곡해하는 듯 싶다. 고양이들은 다르다. 고양이들에게 현명함은 아주 작은 움직임까지도 이해하고 올바르게 평가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엠마 할머니의 그동안 살아온 삶의 지혜를 보면 '현명함'이란 무엇이 중요한지 알고 중요하지 않은 것에는 신경 쓰지 않는 것이었다. 엠마 할머니까지 갈 것 없다. 고양이들이 외치는 소리에 반만이라도 귀를 기울여보는 것이 어떨까? '아주 작은 움직임까지도 이해하고'. 곁에 있는 이들의 작은 움직임을 캐치하고 이해하려는 언행이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사회를 이뤄가는 비결이 아닐까?


결함이 하나도 없이 완전한 건 지루하지 않겠니? 적어도 흠이 하나 정도는...


완벽을 추구하는 사회. 외모도 깔끔을 넘어 조각처럼 보여야 하고 스펙도 그 어느 누구도 넘보지 못할 정도가 되어야 하고.... 우리 사회는 완벽주의를 넘어 무결점 인간을 바란다. 엠마 할머니가 이야기해 주는 말이 위로가 된다. "적어도 흠이 하나 정도는 있어야지" 키티가 다리를 절고 있는 브루노를 유독히 관심을 가진 이유는 결함이 있었기 때문일거다. 완벽한 고양이였다면 자격지심에 가까이 갈 수도 없었겠다. 이웃 나라 전쟁으로 인해 피란해 온 고양이들에게도 키티가 먼저 다가간 이유도 '결함'이 그들에게 보였기 때문이었을게다.


"우리가 가진 무언가를 그들에게 내주어야해"


연대란 가진 것 가운데 무언가를 내주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의 계층간 격한 대립과 양극화 현상은 연대의 필요성을 실감하게 만든다. 연대는 최소한의 일이라고 느낀다면 우리 사회는 변화가 분명 나타날 것이다.  


저자는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구성할 때 독자들의 무릎을 치게 만드는 아이디어를 책 속에 가미시켰다. 고양이들의 태초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를 성경 속의 '노아의 방주' 이야기로 끌어냈다. 또 고양이들이 전 세계로 흩어졌던 사건을 '애굽의 10가지 재앙 중 메뚜기떼의 기습 사건'으로 재구성했다. 전 세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이야기인 '피리부는 사나이'를 각색하여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다.


참고로 반려묘를 키우려는 이들은 고양이의 본능을 자세히 설명해 놓은 부분을 참고해 두면 좋을 듯 싶다.


"우리 고양이에게 아름다움은 무엇보다도 기분 좋게 부른 배와 포근한 방석이다"

"고양이들은 식사를 끝내면 앞발을 들어 입과 얼굴을 깨끗하게 닦는다"

"제대로 된 고양이라면 앞발로 흙을 파서 만든 작은 구덩이에 볼일을 본 다음 뒷발을 써서 구덩이를 흙으로 덮는다"

"우리 고양이는 마시는 물을 빼고는 물이라면 원래 질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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