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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급의 탄생 - 함께 하는 교육 100년의 약속, 교육 공동체의 시작 ㅣ 행복한 교과서 시리즈 48
이경원 지음 / 행복한미래 / 2020년 3월
평점 :
아이들을 사랑해서 교직을 선택했지만 수년간의 가르침 속에 '교사'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경력교사들과 첫 교직의 발걸음을 뗀 신규 교사들에게 '교사의 삶'이 무엇인지 길잡이가 되길 희망한다.
『학급의 탄생』의 제목을 보면 저자인 이경원 선생님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20여년 학급에서 아이들을 만나오면서 학급경경이 아닌 '학급살이'가 필요함을 느끼며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교사인 자신도 아이들과 함께 배우며 존중하고 배려하는 삶을 사는 것이 곧 '교사의 삶'이며 그런 삶을 살아갈 때 '학급의 탄생'이 됨을 말해주고 있다.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내용은 교사의 언어가 무척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미안하다는 말 대신 아쉽다라고 말하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유가 아니라 자율이라고 말하는 대목은 고개를 끄덕이게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을 성찰하게 만든다. 주위에 사회적 지위가 올라간 사람들을 보면 스스로만 못 느낄 뿐이지 주변 사람들 평은 '그 사람, 많이 변했어' 라고 생각들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분은 원래대로 변함없이 하던 방식 그대로 한다고 하는데 왜 사람들은 변했다고 이야기할까? 기대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변했어' 라고 부정적으로 이야기를 듣는다면 그 사람은 십중팔구 자신의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더 고개를 숙이고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한다. 말도 더 겸손해야 한다. 명령이 아니라 설득해야 한다. 연민의 마음을 품어야 한다. 무서움보다는 엄격함을 지녀야 한다. 아이들을 만나는 교사도 그래야 한다.
이경원 선생님의 '학급살이' 철학은 '들들들'이다. 들어주고, 들어주고, 들어주자! 서로 존중하며 최선을 다하는 삶을 몸소 실천을 보인다. 학부모와의 만남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학부모와의 관계가 필수라고 본다. 한 해 '학급살이' 철학을 공유하고 학부모를 학급의 동반자로 생각한다. 자신을 오픈하며 학부모에게 먼저 다가가는 교사다. 아이들 문제라면 먼저 찾아가는 교사다. 철학이 남다른 교사다.
이 책은 '학급운영'의 스킬을 가르쳐 주는 책이 아니다. 교사가 먼저 아이들에게 어른으로 본을 보이라고 요구하는 아주 '무거운' 책이다. 그러나 교사라면 '나도 한 번 용기를 내야지', '나도 한 번 이경원 선생님처럼 아이들을 제대로 만나볼까' 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특징은 책 구석 구석에 배치되어 있는 삽화를 저자가 직접 그렸다는 사실이다. 철학이 담겨 있는 삽화다. 지난 겨울 노트북에 깔린 프로그램을 활용해 그림을 직접 그리는 것을 본 적이 있다. 함께 근무하고 계신 동료 교사들에게 함께 공유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의 넓은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사상 초유의 4월 온라인 개학으로 아이들 만날 날이 더 미뤄졌다. 이참에, '학급살이'를 더 준비하는 차원에서 『학급의 탄생 』일독을 추천한다. 심각하게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