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텔스바흐 수업 - 교실에서 시작하는 민주시민교육
보이텔스바흐 수업연구회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교육과정 총론에 제시된 교육목표 중 '민주시민' 육성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것은 제2차교육과정시기부터라고 한다. 1960년대부터 이미 교육이 추구하는 인간상으로 '민주시민'이 제시된 것이다.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촛불혁명으로 시작된 문재인 정부의 교육공약 중 하나가 '민주시민교육'이다.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정의도 현재 제각각이다. 보이텔스바흐 연구회에서 정의한 민주시민교육의 핵심은 '가치를 일깨워주는 것', 민주주의란 '의견을 말하는 방식, 다름을 받아들이고 만들어가는 것'으로 정의한다.


독일의 작은 도시인 '보이텔스바흐'에서 동서독 통일 이후 첨예하게 대립된 갈등의 국면을 회복하고자 보수, 진보 학자들이 모였다. 서로 입장 차이가 컸고 대다수의 국민들이 양진영으로 갈라져 있는 상황에서 중요한 결정문을 만들어낸다. 이것이 바로 '보이텔스바흐 원칙'이다. 이 원칙은 '최소 합의'를 전제로 정치적인 문제라도 학생들의 학교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자는데 있다. 민감한 정치 사안도 학교에서 다뤄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고, 정치교육이 정식 교과로 들어오게 되었다.


보이텔스바흐의 원칙은 크게 3개로 정리된다. 1. 강압금지 2. 논쟁원칙 3. 정치와 생활의 연계


첫번째 강압금지는 교사가 최대한 개입하지 않는다. 학생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논쟁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원칙이다. 학생들이 쟁점을 찾는 과정에서 교사가 의견을 주입하여 학생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기 위한 조치다.


두번째 논쟁원칙은 교실 수업에서 논쟁 상황을 그대로 재현하도록 하는데 있다. 사회적으로 찬성과 반대의 의견이 나뉘어 있고, 그 결정이 개인과 사회의 다수에게 영향을 끼치는 논쟁 문제를 수업에서 다루면서 학생드이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한다.


세번째 정치와 생활의 연계는 학생들이 자기가 몸담고 있는 학교나 지역사회, 마을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에 관심을 가지고 이것을 스스로 해결해 나가려고 유도하는 데에 있다.


보이텔스바흐 원칙에 입각하여 연구회에서는 6단계에 걸친 논쟁수업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상황던지기-쟁점찾기-입장 드러내기-논쟁하기- 최종 입장 정하기-실천의지 다지기) 일반 토론 수업과 다른 점은 상대방을 설득해 하나의 결론을 만들어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보이텔스바흐 논쟁 수업의 핵심은 '쟁점'에 있다. 객관적 배경 지식을 교사가 제공하면서 논쟁이 될 만한 상황을 던지는 것까지는 교사의 몫이다. 근거가 부족하거나 이해관계가 적은 논쟁거리는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서로 논쟁하려면 찬성과 반대의 의견이 분명해야 한다. 물론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필요한 범위 내에서 객관적 배경 지식을 던져 주어야 한다.


교사는 사회에서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들에 관심을 가지고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수업으로 가지고 와야 한다. 논쟁거리가 학생들의 흥미를 자극할 수 없도록 아무리 이슈가 된 논쟁거리라도 피해야 한다. 찬반이 갈리지 않는 명제도 논제가 될 수 없다. 학생들은 자신의 삶과 연관 된 논쟁거리 일 경우 활기를 띠게 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초등생 화장을 허용해야 하는가?', '동물 실험이 필요한가?', '우리 사회는 양성이 평등한가?' 와 같이 학생들의 실생활과 연계된 상황이 쟁점으로 던져 져야 한다. 쟁점을 찾는 일은 수업의 물꼬를 트는 일과도 같다.


논쟁수업 진행 중에 학생들은 입장이 바뀌기도 한다. 자신의 입장을 최종 확인 한 뒤 실천을 위한 노력을 하게 된다. 치킨게임처럼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죽는 상황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입장을 인정하고 최소한의 합의를 이뤄가는데 의미가 있다. 통일된 의견을 만들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교사는 수업에 쫓기지 않아도 된다. 사회 또는 도덕에 치중된 보이텔스바흐 수업이 다른 교과에서도 충분히 논제를 정해 실천할 수 있다고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