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래아 사람의 그림자 - 이야기로 본 예수와 그의 시대 비아 제안들 시리즈
게르트 타이센 지음, 이진경 옮김 / 비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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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C 팔레스타인 지역의 정치적 구도를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다. 로마 제국의 속국이지만 어느 정도 자치권을 보장 받았던 팔레스타인 지역은 크게 세 구역으로 구분되어 점령되고 있었다. 가장 큰 핫이슈로 유대인들의 관심을 끈 지역은 성전이 위치에 있는 예루살렘을 포함한 유대,사마리아 지역이었다. 이 지역은 빌라도 지방장관이 행정 주책임자로 로마 황제의 분신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빌라도는 교활한 여우로 통했다. 교묘히 유대인의 정체성을 흐리게 하기 위한 정책들을 집행시켰다. 대표적인 예로 예루살렘 지역의 관개시설을 개선한다는 명목하에 필요한 재정을 충당키 위해 성전세를 동의없이 사용하고자 했다. 유대인들에게 성전세는 자존심처럼 지켜지는 세금이었다. 이방인들이 머무는 지역에 수도 시설을 개선하는 일에 쓰여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빌라도는 로마에 머무는 황제에게 의심이 가는 행동을 할 수 없었다. 충성을 다해야 했다. 로마에 저항하는 세력들을 눈뜨고 지켜만 볼 수 없었다. 군사적인 행동을 취해서라도 저항 세력들의 싹을 없애야 했다. 팔레스타인 지역에는 반정부군처럼 행동하는 열심당원 젤롯당원들이 목숨을 건 행동을 주저하지 않았다. 일제강점기 때 일제의 간담을 서슬케 만든 의열단 단원의 행동과 비견될 정도였다. 저자는 '바라빠(바라바)'를 열심당원의 행동책으로 등장시킨다. 로마 제국을 전복시키려는 극단주의자로 묘사하고 있다.

 

빌라도가 지배하는 유대사마리아지역 외에 갈릴래아 지역은 유대인과 같은 동족이면서 친로마적인 성향의 귀족층인 안티파스가 지방자치단체장처럼 군림하고 있다. 호시탐탐 빌라도를 견제하며 로마 황제로부터 신임을 얻기 위한 충성경쟁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안티파스는 유대인의 율법을 어기면서까지 무리수를 두며 세례 요한을 참수한다. 정치적 위기에 놓이면서 거듭 악수를 둔다. 빌라도를 난처하게 만들기 위한 도구로 갈릴래아 사람인 예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팔레스타인 지역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로마 제국의 하수인인 '세리'로 부터 세금 착취를 당하고, 제국의 불온자로 낙인되어 늘 감시를 당하며 살아야했다. 삶의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길이 없었다. 빈부의 격차는 점점 커져 갔으며 경제적 손실이 커지면서 노예로 전락 당하는 가정들이 많아졌다. 결국 정신적 스트레스와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귀신에 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결정을 하지 못할 바에 차라리 세속을 벗어나 광야로 피난삼아 유리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다. 에세네파 사람들은 동굴을 은신처 삼아 '메시아'를 기다리며 살아간다. 반면 사두개파 귀족층들은 현실을 인정하며 그 속에서 최대한 복을 누리며 살 것을 인생의 목적을 삼으며 지냈으며, 바리새파 사람들은 유대인의 자존심을 걸고 율법을 사수하며 지냈다. 

 

 그 와중에 뜬금없이 나타난 '갈릴래아 사람'은 어느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했다. 동족임에도 경계를 받아야했고 로마인들에게는 정치적으로 위협적인 인물로 수배 대상이 되었다. 힘 없는 서민들에게 소리소문 없이 '갈릴래아 사람'의 명성은 퍼져갔고 그는 죽음 이후에 더욱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존재가 되었다. '갈릴래아 사람' 예수는 역사적 인물로 실존했으며 저자는 다양한 문헌을 참고하여 소설형식의 이야기로 친근하게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파격적인 면을 보였다. 종교를 떠나 누구든지 로마 제국의 지배하에 있었던 팔레스타인 지역의 특수성을 역사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씌여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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