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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교육 고전 읽기 - 교육사의 거인들을 만나다
정은균 지음 / 빨간소금 / 201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나의 교육 고전 읽기』를 통해 교육 고전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600여 쪽의 방대한 분량과 난해하기 그지 없는 문장 구사로 교육 학자들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는 미국 교육철학자 존 듀이의 대작 <민주주의와 교육>을 저자의 맛깔스러운 해설에 힘입어 책의 요지와 전체 문맥을 관통하는 흐름을 대략 감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그 뿐인가. 최초의 교육철학자라고도 할 수 있는 소크라테스의 제자 플라톤의 <국가>, <법률>을 교육학적 측면에서 볼 수 있게 되었으며, 자신의 다섯 아이를 모두 고아원에 보내버린 문제의 아버지 루소의 <에밀>이 프랑스 대혁명의 영향으로 민중의 힘이 달아오른 시기에 자연주의에 입각한 교육 철학을 전국민적인 관심사로 업그레이드 시키며 대거 스타 반열에 오르게 만든 작품임을 알게 되었다. 참고로 <에밀>은 원고료로 살아가야 할 루소에게 입에 풀칠을 할 수 있을 만큼의 넉넉함을 안겨준 '보물'과도 같은 작품이었다.
『나의 교육 고전 읽기』의 주연 배우격이라고 할 수 있는 플라톤, 루소, 듀이로 책의 전체를 세 구분으로 나누는 가운데 중간중간 당대 교육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인물들을 조연으로 등장시킨다. 조연이라고 해서 결코 얍봐서는 안 된다. 시대의 교육학적 물결의 흐름을 바꾼 인물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바로 '모순의 근대인, 마르틴 루터', '교육의 아버지, 하인리히 페스탈로치', '해방의 교육자, 파울루 프레이리'다.
"플라톤은 <국가>와 <법률>에서 교육이 국가 체제를 유지하는 도움을 주는 수단이라고 간주했다. 루소는 <에밀>에서 개인적인 교육에 초점을 맞추었다. 페스탈로치는 빈민 계급에 관심을 갖고 국민 대중을 사회적인 차원에서 교육하는 데 주목했다."
참고로, 플라톤의 이름은 별칭이다. 본명은 '아리스토클레스'다. 플라톤이 국가주의 교육을 주창한 이유는 그가 살았던 시대적 분위기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플라톤 뿐인가, 다른 모든 교육철학가들도 마찬가지일게다. 플라톤은 아테네 출신이었다. 당시 펠로폰네소스전쟁을 통해 스파르타가 민주정 체제였던 아테네를 패배시켰다. 민주주의의 패배였다. 젊은 플라톤은 스승인 소크라테스도 민주주의 방식에 의해 처형 당한 것을 목격했기에 강한 전사로 인재육성을 키우는 '국가주의 교육'을 최고의 교육 체제로 여길 수 밖에 없었다. <국가>, <법률>은 플라톤의 그러한 사상에 입각하여 씌여졌다.
저자는 플라톤과 루소, 존 듀이를 소개하면서 버트런드 러셀의 <서양철학사>와 윌리엄 보이드의 <서양교육사>를 많이 참고했다. 플라톤의 교육철학과 루소의 교육철학은 대척점에 놓여 있다. 놀라운 사실은 루소의 <에밀>에 매료된 인물이 있으니 독일의 철학자 '칸트'였다. '칸트'는 규칙적인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산책 시간을 보고 주위 사람들이 시계를 맞출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데 일생에 딱 두 번 산책 시간이 틀렸다고 하니 그 중의 한 번이 루소의 <에밀>을 읽었을 때였다고 한다.
2010년 이후 전국에 대거 진보 교육감들이 교육의 수장이 되었다. 진보 교육감들이 주창한 교육철학의 대부분이 '모두'가 함께 하는 교육이었다. '모두'가 함께 하는 교육 철학의 기반을 『나의 교육 고전 읽기』맨 마지막에 소개된 브라질의 교육학자 '파울루 프레이리'의 해방 교육에서 찾을 수 있겠다. 프레이리는 그의 저서 <페다고지>에서 피억압자들이 의식화를 통해 인간해방(인간화)에 도달하기 위해 '은행 적금식 교육'대신 '문제 제기식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 적금식 교육이란 무엇인가? 교사는 가르치고 학생들은 배우는, 교사는 훈련 시키고 학생은 훈련을 받는 전통적인 교육방식이다. 반면 문제 제기식 교육은 교사와 학생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함께 더불어' 존재하는 주체로 여기는 교육방식이다. '파울루 프레이리'의 교육사상이 대한민국 교육을 크게 강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