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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2 - 정민의 다산독본 ㅣ 파란 2
정민 지음 / 천년의상상 / 2019년 9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민 교수는 두 권의 책에서 다산 정약용의 젊은 날의 정치가이자 행동가, 실무자로 살았던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지냈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인물로 소개하고 있다. 파란 1권에서도 줄기차게 정민 교수가 이야기했던 점은 다산 정약용은 겉으로는 배교한 듯 했으나 속으로는 천주를 믿고 의지했었음을 낱낱히 조사하여 밝히고 있다. 그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북경 신학교를 졸업한 제1회 졸업생 신부인 중국 본토 소주 사람 '주문모' 신부를 구출하고 도망가게끔 한 장본인이 다산이었다는 점을 다양한 문헌 속에서 찾아냈다. 다산이 아니고서는 조정의 색출 작업에서 주문모 신부는 꼼짝 없이 잡힐 수 밖에 없었다. 색출 작업이 있을 것이라는 고급 정보를 알고 있었던 사람은 다산 뿐이었다!
둘째, 금정찰방으로 좌천되어 낙향했을 때 천주교의 핵심인물인 이존창을 손쉽게 검거하여 조정에 보고를 한 것은 당시 '주문무' 신부를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교세를 확장시켜야 했기에 천주교 핵심인물과 교통하며 전략상 이존창을 검거하여 관심을 다른데로 돌려야 했었다. 이 일을 할 수 있었던 인물은 오직 다산 밖에 없었다. 이 사실은 다산이 천주교 핵심인물과 비밀스럽게 교류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셋째, 다산과 관련된 인물 모두 천주교와 관련된 인물이었다는 점이다. 셋째 형 정약종부터 이승훈, 황사영, 윤지충 모두 집안 사람들이다. 다산이 살아 남아 해야 할 일이 있었기에 그는 겉으로 배교한 척 했다. 주변 사람들이 봤을 때는 다산 형제(정약전, 정약용)가 살아남은 것은 기적에 가까웠다.
1권에서도 언급했듯이 정조 임금이 죽기 전 18년은 청년 정약용은 날개 단 듯 꿈을 이뤄갈 수 있었다. 한 번도 현장 경험이 없는 가운데에서도 물리학적인 역학계산까지 척척해 냈다.(수원화성, 곡산 가계도)
"이래서 독서하는 선비가 필요한 것이다" 정조가 이가환에게 이야기한 말이지만 정약용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말이다.
다산은 정조의 의중을 먼저 읽어 한발 앞서 나갔다. 정조 임금의 속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간파하고 필요한 부분을 즉시 해결해 가는 모습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어떤 어려운 일을 시켜도 다산은 척척 해냈다"
다산의 저작 중에 '목민심서'를 모르는 분은 없겠다. 지금의 황해도 곡산부사로 좌천되어 내려갔을 때 지방관으로서 본을 보인 것들을 경험을 토대로 적어간 지방관 역행 수행서이다. 정민 교수는 혈기왕성했던 다산이 소송에 연루되어 억울한 심정으로 분을 내며 곡산으로 내려갔다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 같았다면 대충 지방관 역할을 할 수도 있겠다 싶은데 다산의 사람됨은 역시 출중하다. 훗날 신유박해 때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했을 때 곡산부사로서 선정을 베푼 일이 참작되어 유배형(강진)으로 감해 지는데 일익을 감당했다고 한다.
정민 교수는 청년 다산의 모습을 800쪽에 가까운 분량으로 1,2권 나누어 조사하여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이다. 앞으로 유배 시기 18년, 해배 시기 18년을 정갈하게 정리하여 독자들 앞에 내 놓는다고 한다. 박제화된 정약용의 모습이 아닌, 인간 정약용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