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시작하라 - 변화하는 학교 ESBZ의 부추김
마르그레트 라스펠트.슈테판 브라이덴바흐 지음, 류동수 옮김 / 에듀니티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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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독일의 <변화하는 학교> 'ESBZ' 베를린 학교의 미래학교를 향한 과감한 도전 사례를 안내한 책이다. 독일도 우리만큼 경쟁을 강조하는 시스템을 갖춘 나라다. 초등학교 4학년 쯤되면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 부모와 학생 모두 강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우리로 말하면 실업계로 갈 것인지 인문계로 갈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초등학교 4학년 시기에.... 그러다보니 성적에 목을 맬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메르켈 독일 총리까지 나서면서 독일 교육의 개혁을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독일은 연방국가다. 국가주도의 교육이 일어날 수 없는 구조다. 각 연방 주마다 교육 시스템이 천차만별이다. 단점이 장점이 될 수 있다. 그 사례가 바로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베를린 학교의 미래학교 도전 사례다.

 

유럽연합(EU)는 인권, 민주주의, 사회통합 및 지속가능성을 교육 정책의 목표로 삼고 있다. 앞으로 맞닥뜨릴 미래 사회는 부족한 것이 지식이 아니라 함께 한다는 의식, 우리라는 느낌, 커다란 전체에 대한 책임이다. 다시말하면 성숙한 시민을 키워내는 일을 교육이 감당해야 된다는 말이다. 시민성은 창조적 파괴를 통해 새로운 일을 전개해 내는 능력이다. 시민성은 변화의 엔진이 되어 새로운 사고를 활성화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한다. 시민성은 거대한 자원이기도 하다. 미래사회에서는 시민성이 국가 권력이 되기도 할 것이라고 말한다. 시민성은 다양한 시각을 갖게 한다. 할 수 있는 것, 만들 수 있는 것에 미친 듯이 몰입하는 게 아니라 지속가능성으로 나아가는 것, 경쟁심을 버리고 공존의 힘을 통해 나아가게 한다. 그래서 초보자도 전문가가 될 수 있고 당연시 되는 것들에 의문을 제기한다.

 

독일의 새로운 학교 혁신 사례인 '베를린 학교'는 집단지성을 강조한다. 집단지성이란, 많은 개인의 지식이 모두가 동참하는 공동의 네트워크로 흘러들어가 합쳐진 것이다. 각 교실 안에는 수많은 보물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는 아직도 개인으로서의 전문가, 교사에 의한 교육 내용의 일방적 전수가 지배적이다. 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아야만 풀 수 있는 까다로운 도전과제를 제공하지 않는다. 반면, '베를린 학교'는 파격적이다. 프로젝트 수업으로 학생이 직접 주인공이 되어 학교를 방문하는 교장, 장학관, 외국 사람들에게 학교사례를 발표한다. 주변 인근 대학교로 파견되어 학교 혁신을 소개하는 강사가 된다.

 

20세기 학교 시스템으로는 미래 사회를 견뎌낼 수 없다. 아직도 학교의 일과표를 보면 상호 맥락이 상실된 과목이 텔레비전 프로그램 편성표처럼 죽 이어져 있다. 창의성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평가 잣대가 없어야 하고 실수를 용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어야 한다. 두려움은 창의성을 말살시킨다. 다음 세대가 '다양성', '이질성'이라는 자양분을 경험하며 인간 중심의 사회를 실현해 갈 수 있도록 학교는 잠재력을 펼치는 곳이 되어야 한다. '베를린 학교'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며 남다른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기존의 학교와 확연히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도 일치감치 10년 전부터 혁신 학교의 바람이 지방자치단체에서 실험되거나 정착되고 있다. 교육 혁신가들의 노력으로 서열화 되고 지식 전수 중심의 교육이 미래사회의 핵심가치인 민주주의와 인권, 사회통합과 지속가능성으로 변화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본다. 다만, 아쉬운 점은 책임의식이 희박하다는 점이다. 책임은 권리를 누리기 위한 최소한의 의무이기도 하다. 자발적인 책임의식이 내재화 되지 않은 혁신 학교의 바람은 소멸되거나 역풍으로 심한 반대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 혁신의 주체는 교사, 학부모, 학생 모두가 되어야 한다. 교사는 자신의 경계를 허물고 지역 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학교가 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확대시켜 나가야 할 것이고, 학부모는 자녀에 대한 이기주의 벽을 넘어 학교의 가치관에 활력을 불어 넣는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학생은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여 구성원으로서 책임 있는 시민 의식을 발휘해 가야 한다. 우리와 비슷한 여건에 있는 독일의 혁신 학교 사례가 우리 교육에도 신선한 도전이 되길 바란다.

 

미래 사회의 변화, 학교가 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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