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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교육하다 - 미래교육을 위한 8가지 키워드
임종근 지음 / 에듀니티 / 2019년 9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40년 가까이 교사에서 교육장까지 서울 교육 정책의 최일선에서 발로 뛴 노장의 회고록이자 다가오는 미래, 교육자들의 생각의 변화를 요구한 책이다. 교사로서의 살아온 사람답게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교육 정책의 장단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현직에 재직하면서 틈틈히 적어내려간 교육 관련 글들을 모아 낸 책이기도 하다. 그가 강조한 부분을 몇 가지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토론 교육의 부제로 생긴 낮은 민주 시민성을 충고하고 있다. 지식 주입 교육에서 벗어나 실제 수업에서 학생들의 토론 중심의 교육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맹목적이고 순응적인 교육의 결과 세월호 참사와 같은 비극이 일어났듯이 이제는 교실 현장에서 실제 상황을 가지고 토론을 해야 하며 토론을 통해 민주시민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한다.
둘째, 민주시민의 자질로 인권감수성을 시종일관 주장한다. 인권은 사람답게 살아갈 권리이기에 학생들에게도 분명 인권이 있으며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 인권은 양면성과 상호성을 지닌다. 내 권리도 중요하지만 타인의 권리도 중요하다. 누려야 할 권리도 있지만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저자는 인권과 교권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부모의 자녀교육권을 예로 들었다. 부모로써 가지는 자녀의 교육권은 억압과 강제가 아닌 자녀를 보호하는 취지에서 가지는 권리이듯이 학생인권은 교사가 학생을 보호하는 취지에서 마땅히 존중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점이다. 학생인권이 존중된다고 해서 교권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셋째, 미래 교육의 화두로 '소통'에 방점을 두고 있다. 부모-자녀, 교사-학생, 교사-교사 등 사회적 관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소통임을 말한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 당사자들은 공부를 해야 한다. 상담 기법을 배워서라도 상대방의 소리에 경청해야 하며 학교 구성원들은 서로 소통을 통해 조직 문화를 개선해 가야 한다. 급변하는 시대 다문화 교육과 통일 준비 교육도 빼 놓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국제 사회의 한 일원으로 역할을 책임감 있게 수행해야 한다. 난민에 대한 합의도 이뤄내야 한다.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국가적 지원 정책이 필요하며 수정되어야 할 학교폭력예방정책도 언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성교육이다. 특히 덴마크 인성교육의 장점을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덴마크의 학교에서는 책 읽기를 중요시 여긴다. 학생들은 책을 읽고 자신과 타인의 감정에 대해 토론한다. 책 읽기의 목적은 감정 읽기를 가르치기 위한 것이다. 책 읽기와 함께 덴마크 교육의 강점으로 '학급 시간' 이다. 일주일에 한 번 의무적으로 갖는 '휘게 시간' 즉 학급 시간은 성적보다 우정과 공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덴마크 사람들의 특징이 담겨 있다. 학급 시간에는 먹을 것을 나누며 공동의 문제를 두고 대화를 나눈다. 친구의 고민을 경청하기도 한다. 함께 해결 방안을 찾는다. 이와는 다르게 우리나라는 어떤가? 학급회의 시간마저도 잘 지켜지고 있지 않고 있다. '다모임'이라는 이름으로 전교생이 모여 공동의 문제를 안건으로 상정하여 의견을 나누는 시간들이 정례화된다면 인성교육이 실제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겠다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