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외식을 결정하고 찾아간 동네 고깃집.
작지 않은 아담한 고기집엔 주말 저녁답게 손님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일하는 사람이 없는건지 사람을 안쓰는건지.... 답답한 손님들은 땀을 뻘뻘 흘려가며 분주하기만 한 주인아저씨를 여기저기서 부르고,또 부르고 불러본다. 아저씨 기계적으로 네! 대답만 잘하고 어디서 부른지도 모르는 눈치.. 기분좋게 나온 가족들(주택가라 대부분 가족) 식구들과 함께하는 자리인지라 성질도 못내고(그래보였다), 많이 아쉬운 테이블은 셀프모드로 손수 밑반찬 가져다 먹고 나름대로 분위기 파악한 나도 종업원 모드.  스테인레스 쟁반에 각 반찬 담아 상 차리고 고기 받아오고...화기애애한 분위기 조장해가며 식구들과 식사. 

화 안낼려야 안낼 수 없는 사람들 조금 화도 내고, 뭐라 한마디하면 어저씨 그 테이블만 신경 쓰신다.  삽겹살 먹다 아가들을 위해 갈비로 메뉴 변경한 우리식구. "사장님 왕갈비두개요!" 
사장님 바쁘신지라 고기만 던져주고 가면서 삽겹살불판에 구워먹으란다.(이 집 갈비는 얕은 냄비에 나오는게 특징.)  종업원 모드에서 큰 소리 치는 진상손님 모드로 변환. 3초.. 2초... 1초! 

"아저씨!! 불판 갈아줘야지!" (아..너무 컸다.) 우리식구들도 식당안 사람들도 모두 쳐다보고 아저씨 놀랐다. 달려 오시면서 변명 "아니.. 갈비도 돌 불판이 더 맛있게 구워져서 일부러 그런건데...죄송해요~" "갈아주세요." "서비스로 음료드릴까요?" (알아서 주시지 뭘 물어보시나~)
화가나서 화낸게 아닌데(작전?) 아저씨 나한테(만) 너무 신경쓰시고..(아저씨 너무 우리한테 오면 딴데서 배워요)  급기야 냉면 값도 안 받으신다.  소기의 목적 초과 달성!  

사장님께
 '사장님. 소리 지르고 나서 좀 미안하고 챙피했지만 그 이후의 써비스는 최고였어요^^ 옆 테이블에서 질투의 눈빛을 쏴 대서 체할 뻔했으니... 냉면 값도 그렇게 티내면서 안 받으시니 참 민망했지만 그래도 공짜 냉면의 맛은 쵝오였어요.ㅎㅎ 인정 많은 사장님..앞으로 소리지르는 사람 많아지더라도 저 기억해주셔야 해요~' 

 

산이에게
아빠는 몰랐다 그 식당에 산이 친구네 식구가 있을 줄.. 그래도 친구가 반가워하면 아는 척 좀 하지 끝까지 못 들은 척.. 아빠가 소리 안질렀으면 산이 친구가 산이 온지도 몰랐을텐데 아빠 덕에 일요일에 어린이집 친구도 만나고 좋지 않았니? 산이는 아빠가 소리지르면 놀라서 가만히 있는거 아빠는 알지만 친구아빠는 산이가 챙피해 하는줄 착각했을 거 같애.. 아빠는 산이가 어떤 상황에서도 당당하고 의연했으면 좋겠다. 친구가 얼마나 속상했겠니.. 얼굴도 이쁘든데..  
참 친구가 아니라 기린반 누나라했지?  누나가 산이 계속 쳐다보더라..아빠가 생각할 때 산일 좋아하는거 같았어.ㅋㅋ 산이가 잘생기기는 했지... 기린반 누나도 이쁘니까 둘이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기린반 누나가 아빠도 계속 쳐다보던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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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정경석 옮김 / 문예출판사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기대 이상... 사실 기대보단 걱정이 앞섰던 파우스트. 
찬찬히...주석 하나하나 떠들어 가면서 공간이 바뀔 때마다 무대 설명 곁들여 가면서 연속극 보듯 연극 한 편 보고 있다. 완전히 대하드라마다. 대하판타지희곡서정드라마 ㅋㅋㅋ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텔레스와의 만남과 그 둘의 대화는 이야기의 축이다(드라마). 이 둘만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그 내용 그대로인데(이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다) 괴테가 이 둘의 관계설정 후 담은 수 많은 에피소드들을 읽고 생각하는 즐거움과 괴로움에 파우스트만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이든다. 사실 이 둘의 드라마적 요소가 매력임에도 작품속 뼈대만 이룰 뿐이라 이야기를 기대하는 사람에겐 힘겨운 책이 될 것 같다.  

악의 없는 성실한 악마 메피스토텔레스(악의란 선의를 전제하므로... 메피스토는 악마로서 사명에 충실할 뿐..)  

어리숙하고 진지한 메피스토 덕에 간간히 웃음. 반면 주인공 파우스트의 끝없는 세속적 욕망엔 인간 본성이 그러함을 이해할 수 있음에도 내 모습이 그려려니 생각이 들면서 짜증...
돈은 화폐로서의 역할이 있을 뿐 그냥 가치부여된 종이일 텐데 돈에 부정적 관념을 만들고 그러면서 돈을 원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메피스토텔레스의 존재에 대해 나름대로 의미 부여.(그래 그게 파우스트적인 거야! 메피는 순수 악일 뿐 사회적 개념의 도덕률에 구속되지 않잖아~)   

메피스토텔레스 완전 매력적임. 매피가 없었다면 이 정신없는 책을 어찌 읽을 수 있었을까...

중세 기독교적 사상을 바탕으로 고대 그리스 신화와 유대설화, 성서, 가깝게는 니체의 실존주의 철학까지... 아! 프랑스 대혁명. 다 담았다. 위에 열거한 거 다 내가 적당히 관심있었던 것들인데 이걸 한 데 다 슬어담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었던가?  악마에게 양심을 판 파우스트 이이야기라는 단선적 이야기는 확실히 접수했다,만... 한계 절감.  주석 철저히 확인하고 희곡이라는 거 계속 생각하고 관객인 양 고통의 일주일. 이걸 극으로 하면 몇 시간이나? 끙끙 즐겁게 읽었는데 섣불리 이해했다라고 말은 못하겠다. 파우스트 풀이를 봐야 할까? ('존심 상할 필요 없어~ 네가 이해 못 한 거 당연하지!' -메피스토텔레스-)  

가물가물한 그리스.로마 신들의 이름을 주석을 찾으며 옛적 생각에 즐거움. 유럽 사람들이라면 얼마나 유쾌한 이야기였을까 짐작이 갔다.  

단국신화, 홍길동, 장화홍련, 구운몽, 세종대왕 등등  주석이 필요 없는 인물과 신화로 한 편의 희곡을 만들 수 있을까? 괴테는 만들었다. 57년에 걸쳐...  

파우스트가 구원을 받았는데 음... 내가 이해하는 신과 비슷해서 결말도 좋았음. 할리우드식 주인공은 죽지 않는다가 아니라... 신 마음이니까. 그래도 헛물 켠 메피스토가 좀 안쓰럽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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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한 잔 하려고 한다. 土谷 다기에 조태연家  세작을 적당히 넣고 물을 식히고 있다. 
양년갈비의 진한 양념맛이 입에 밴 듯한 기분이 양치만으로 부족하다. 분명히 맛있을 잠시 후의 차를 마시고 불면의 밤이 되면 어쩌나 걱정이다.  불면의 밤이 무서운 이유는 무위에 그칠 최면 시도의 시간들이 아깝기 때문이다. 그럴 바에야 밤 새 차를 마셔야겠다.  (이제 차를 다려야겠다-첫 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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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7 0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17 0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Alicia 2009-09-17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향편님만 보게 댓글 또 잘못단거 아니죠? 저 그럼 화낼거에요 (버럭!)

차좋아 2009-09-17 08:26   좋아요 0 | URL
간만이라~~ㅋㅋ

무해한모리군 2009-09-17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입니다.
차를 마시는 것이 시간이 아니라 참 마음에 여유가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낍니다.
그저 인스턴트 차나 마시며 삽니다 전 요즘..

차좋아 2009-09-17 12:06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차 한 잔의 의미는 그런거 같아요(그런거?ㅋㅋ)
언제한번 블라에서 만나요~ 뵙고 싶네요^^ 제가 차 한잔 잘 우려 드릴게요.
여유가 생기시면 언제고~ㅋㅋ

Alicia 2009-09-19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고싶습니다. 오라버니 말고 애기들..ㅋㅋ
다야가 눈이 초롱초롱 참 예뻤어요. 산이는 맑은 아이고.
또 애기들 데리고 오세요!
아, 감기몸살 장난아니에요. 감기조심하시구. :)

차좋아 2009-09-20 02:21   좋아요 0 | URL
산이 다야를 이쁘게 봐주니 감사^^
 

(전화통화) 초등학교 동창이 왈: 
ㅌㅎ아, 나 사고가 좀 나서 지금 병원인데 너 얼굴도 보고 싶고 생각나서 전화했다. 아니야~ 많이 다친건 아니고 머리 좀 깨지고 죽을 것 같애~  오늘은 약속이 있다고? 그럼 내일은? 그래~ 그럼 내일 보자 꼭 전화하고 오고..응 여기가 어디냐면 ㄱㅂ역 6번 출구 **병원 654호 적고 있어? 그으래그래..밥? 잘먹고 있지..  아~ 맛있는게 땡기네...ㅋㅋㅋ 그래 내일 꼭 와. (뚝!)   

한 달 만에 만난 교통사고 난 친구들(가보니 한 놈 더 있었다.)은 다행히? 나이롱 환자였고 머리가 깨지긴 커녕 사고났다는 차에 기스도 안보일 정도로 경미한 사고 였었다. (맛있는 걸 사주러 갔으니) 두 사기꾼을 데리고 갈비집에가서 교통사고 무용담을 들으면서 낄낄대고 소주를 몇병인가 비우고 집으로 온 지금 '오랫만에 이런거나 쓰고있냐??' 

각 15장 아래로는 합의를 안보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다지는 친구들에게 "너희들 그러면 안돼!"라는 말은 잠시 생각만으로 그쳤고 "그럼~ 니네는 로또 된거야! 아주 푹 쉬다 나와~'하고 부추기고 있는 나는 딱 사기꾼 친구다. 

친구:"여기 병원 의사선생님이 명의야 명의 소개 받고 왔는데 알아서 전신 다 찍고 "여기는 척추고 여기는 골반인데"라면서 잘 설명해 주더라고ㅋㅋㅋ 근육이 놀란게 분명하대 의사가 잘 알겠지."  
나:"척추? 골반? 그거 알켜주고 2주진단이 나왔다고..........명의네!"
 
"아줌마 2인분 더요!" 
"아줌마 갈비 2인분 더 주세요!"
"아줌마 공기밥 3개랑 고기1인분만 더 주세요~" 
뭐 이쁘다고 갈비를 사주고 왔을까....환자들이라 그러지 오늘 유난히 많이 먹는 친구들을 보면서 속으로 계속 덧셈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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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좋아 2009-07-13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spn인데...다 틀리네~ 너무 막 했어!

2009-09-15 0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