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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정경석 옮김 / 문예출판사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기대 이상... 사실 기대보단 걱정이 앞섰던 파우스트.
찬찬히...주석 하나하나 떠들어 가면서 공간이 바뀔 때마다 무대 설명 곁들여 가면서 연속극 보듯 연극 한 편 보고 있다. 완전히 대하드라마다. 대하판타지희곡서정드라마 ㅋㅋㅋ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텔레스와의 만남과 그 둘의 대화는 이야기의 축이다(드라마). 이 둘만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그 내용 그대로인데(이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다) 괴테가 이 둘의 관계설정 후 담은 수 많은 에피소드들을 읽고 생각하는 즐거움과 괴로움에 파우스트만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이든다. 사실 이 둘의 드라마적 요소가 매력임에도 작품속 뼈대만 이룰 뿐이라 이야기를 기대하는 사람에겐 힘겨운 책이 될 것 같다.
악의 없는 성실한 악마 메피스토텔레스(악의란 선의를 전제하므로... 메피스토는 악마로서 사명에 충실할 뿐..)
어리숙하고 진지한 메피스토 덕에 간간히 웃음. 반면 주인공 파우스트의 끝없는 세속적 욕망엔 인간 본성이 그러함을 이해할 수 있음에도 내 모습이 그려려니 생각이 들면서 짜증...
돈은 화폐로서의 역할이 있을 뿐 그냥 가치부여된 종이일 텐데 돈에 부정적 관념을 만들고 그러면서 돈을 원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메피스토텔레스의 존재에 대해 나름대로 의미 부여.(그래 그게 파우스트적인 거야! 메피는 순수 악일 뿐 사회적 개념의 도덕률에 구속되지 않잖아~)
메피스토텔레스 완전 매력적임. 매피가 없었다면 이 정신없는 책을 어찌 읽을 수 있었을까...
중세 기독교적 사상을 바탕으로 고대 그리스 신화와 유대설화, 성서, 가깝게는 니체의 실존주의 철학까지... 아! 프랑스 대혁명. 다 담았다. 위에 열거한 거 다 내가 적당히 관심있었던 것들인데 이걸 한 데 다 슬어담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었던가? 악마에게 양심을 판 파우스트 이이야기라는 단선적 이야기는 확실히 접수했다,만... 한계 절감. 주석 철저히 확인하고 희곡이라는 거 계속 생각하고 관객인 양 고통의 일주일. 이걸 극으로 하면 몇 시간이나? 끙끙 즐겁게 읽었는데 섣불리 이해했다라고 말은 못하겠다. 파우스트 풀이를 봐야 할까? ('존심 상할 필요 없어~ 네가 이해 못 한 거 당연하지!' -메피스토텔레스-)
가물가물한 그리스.로마 신들의 이름을 주석을 찾으며 옛적 생각에 즐거움. 유럽 사람들이라면 얼마나 유쾌한 이야기였을까 짐작이 갔다.
단국신화, 홍길동, 장화홍련, 구운몽, 세종대왕 등등 주석이 필요 없는 인물과 신화로 한 편의 희곡을 만들 수 있을까? 괴테는 만들었다. 57년에 걸쳐...
파우스트가 구원을 받았는데 음... 내가 이해하는 신과 비슷해서 결말도 좋았음. 할리우드식 주인공은 죽지 않는다가 아니라... 신 마음이니까. 그래도 헛물 켠 메피스토가 좀 안쓰럽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