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이가 뽀로로 찍는 순간을 찍었다. 이날 다산이는 지하철도 찍었고 소화기도 찍었다. 거리의 꽃도, 경찰서도 찍었다. 산이의 눈높이로 때로는 올려다 보고 멀리도 보면서......
무거웠을 텐데 투정도 않고 비도 솔솔 뿌렸는데 산이는 노란 비옷을 입은게 마냥 좋은지 신이나서 이것 저것 사진을 찍었다.
"산아, 찍을 때 찍는다고 얘기 좀 해줘~~ "
아빠도 찍는다. 아빠는 아빠의 시선으로 아들을 쫒는다. 산이가 세상 어느 구석을 향해 카메라 셔터를 누를때 아빠는 그 순간을 담으려고 애쓴다. 아들은 이제 수동 카메라를 아빠 만큼 다룰 수 있다. 목표를 정하면 촛점잡고 노출을 확인하는 속도가 빨라져서 산이가 사진 찍는 순간을 잡아내기가 쉽지 않았다.
"산아~~~~ 알려주고 찍으라니까!"
산이가 셔터를 누르는 순간을 매번 놓친다. 산이는 셔터를 퍽퍽 누르고 다닌다. 물 웅덩이를 만나면 카메라를 덜렁이며 장구를 친다. 아빠는 방금 놓친 장면이 자꾸 생각나는데 아들은 그저 신이나나보다.
"산아, 잘 생각하고 찍어야 하는거야. 산이가 찍고 싶은 걸 발견하면 카메라로 얼마나 담을지를 생각해야하고, 크게 찍고 싶으면 가까이 다가가서 찍고, 풍경을 많이 담고 싶으면 뒤로 물러서서 찍으면 돼. 알았지~ 그리고 촛점이 맞으면 숨을 멈추고 찰칵,찍어. 카메라가 흔들리면 사진도 흔들리게 나오거든."
엄다산 作-옛날 친구-
산이가 쓰는 카메라는 야시카fx-3, 아주 오래 된 수동 카메라다.
내가 쓰는 카메라는 니콘 fm. 아빠가 좀 더 좋은(비싼) 카메라.... ('');
"찰칵!"
"... 산아! 아빠한테 찍는다고 말하고 찍으라니까~~~"
".....알았어~"
마음대로 찍으라고 해 놓고는 따라다니면서 자꾸 잔소리 하는게 귀찮은 모양인지 살짝 삐친듯해서 걱정이었는데 고가로 달리는 지하절 소리에 산이가 다행이 신호를 보내준다.
"아빠 저거 찍을거야!", "뭐뭐, 알았어~오우케이!"

"찰칵", "찰칵"
하늘을 달리는 전철를 포착한 다산이와 그 모습을 온전히 찍은 아빠는 서로의 얼굴을 보며 신나게 웃었다. 산아 촛점 잘 맞췄어?, 아빠도 찍었어? 하하하하하하
"아빠 저거~"
"뭐뭐!! 잠깐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