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노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佩), 경(鏡), 옥(玉)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읽는나무 2003-11-26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

이부분을 가장 좋아합니다.....
이곳이 맘에 드는군여....내가 좋아하는 시들만 있으니~~~

ceylontea 2003-11-27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읽는 나무님의 음반 리스트도 제 맘에 꼭 드는데요.. 저도 파헬벨 캐논 좋아해요.. ^^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
그 뒤에 숨어있는
보이지 않는
위대함에
견주어 보면.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읽는나무 2003-11-26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마이 갓트2!!........
실론티님은 제맘속에 들어왔다가 나갔습니까??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읽는나무 2003-11-26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마이 갓트!!........
내가 좋아하는 시를 만나니 감탄사가 절로~~~~~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