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쏘다, 활 - 일상을 넘어 비범함에 이르는 길
오이겐 헤리겔 지음, 정창호 옮김 / 걷는책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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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당황한 점.. 그저 제목만 봤을 때는 당연히 한국(까지는 아니더라도 동양)의 작가가 활을 쏘는 즐거움을 적다가 그에 대한 철학적 의미를 다루는.. 뭐.. 흔히 기대할 수 있는 그런 책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주문한 책을 받아 들고.. 작가를 보니 오이겐 헤리겔이다.. (추천을 받아 읽었기 때문에 미리 아무런 정보도 없이 책을 주문했다..) 그리고 독일 사람이다.. 게다가 철학자다..

두번째 당황한 점.. 택배로 책을 받고 상자를 열어 보니 책이 무쟈게 작다.. 시집하고 같은 크기에 두께만 살짝 두껍다.. 책값이 오르긴 많이 올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번째 당황한 점.. 작가는 벌써 57년전에 죽은 사람이다.. 난.. 나온지 얼마 안 된 책인지 알았는데.. 꽤 오래 된 책이다..

당황했다고 해서 크게 문제가 될 건 없었다.. 그냥 읽으면 되니까..

이 책의 저자 오이겐 헤리겔은 독일의 철학자이다.. 그리고 이 책은 독일의 철학자가 일본에 가서 활의 명인인 아와 겐조로부터 활을 배우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독일에서 일본까지 가서 6년이나 배웠으니 대단한 열성인 듯 하다..

책 자체는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철학자가 쓴 책이라고 해서 굉장히 어려운 뭔가를 썼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그냥 활을 배우는 일상을 일기 쓰듯이 적은 글이다.. 쉽게 읽을 수 있지만 그 숨어 있는 내용까지 쉬운 것은 아니다.. 누구나 짐작할 수 있듯이.. 서양 철학의 대가가 일본의 선사상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며 활을 배운다는 것 자체가 도를 닦는 과정의 하나라고 여기는 스승의 가르침을 따라서 '자신을 잊고 무의식중에 활을 쏘는 경지'까지 이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엄한 스승의 가르침과 자신의 노력으로 결국은 무아의 경지에 도달하면서 일본 정신의 정수를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독일인이기 때문에 일본에서 말하는 무아의 경지는 아마도 처음에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신칸트주의'가 뭔지는 잘 모르지만 칸트라는 이름이 들어간 걸 보니 칸트-헤겔을 잇는 독일 관념주의의 대가일 것이라는 느낌이 드는데.. 결국 진리를 추구하는 방식이 이성을 근거로 한 끊임없는 생각일 수밖에 없는 관념주의자가 '무아'라는 걸 이해하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이런 점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동양인들이 서양인들보다는 분명히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그리고.. 저자를 폄하하자는 거 아니지만.. 마지막에 얻었던 깨달음이 진정한 동양의 선의 극단이라고 하기도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쨌든 저자는 배움을 위해서 끝까지 노력을 한다.. 그리고 최소한 스승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낸다.. 이러한 저자의 끊임없는 배움에 대한 열정이 이 책에서 배울 수 있는 한가지이다..

그리고 일본인의 교욱에 관해서도 잘 엿볼 수 있다.. 배우는 자가 스스로 벽에 부닺힐 때까지 가만히 놔두었다가 스스로 가장 답답함을 느낄 때 다리를 하나 놓아서 한걸음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것.. 이것이 일본의 가르침의 본질이라고 이 책에서는 알려 주고 있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지금 외국의 창의력 위주의 교육이 절대 진리인 것처럼 알고 있어서 스승의 모든 것을 습득한 후에 마지막에 스승을 뛰어 넘는 전통적인 교욱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무시하고 질시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모름지기 어떤 분야에서든 큰 깨달음을 얻으려면 스스로 벽에 부딪힐 때까지 이것저것 해 보다가 그것을 넘어섰을 때 가장 큰 발전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읽으면서 좀 삐딱하게 생각한게 하나 있다면.. 결국 '선'이든 '도'이든 일반 사람들과의 삶과는 너무나도 유리되어 있는 지배층의 논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좀 들기는 했다.. 먹고 살기 바쁜 사람들은 절대로 이루기 힘든.. 그래서 사실 거짓말이라고도 느껴지는.. 없는 걸 있다고 주장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사변적이고 엘리트 중심적인 철학은 이렇게 책으로 읽기는 좋지만 아무래도 뜬구름 잡는 소리같아서 조금 마음이 불편하다..

내 생각에 이 책은 결국은 새로운 문화를 받아 들이는 사람의 자세에 관한 책이다.. 지금까지 접해 보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의 삶에 내면화된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새로운 문화를 받아 들일 때 어떻게 그 문화의 정점까지 나아가는가를 알려 주는 배움에 관한 책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독일이이 일본에 알아가는 과정에서 한 사람이 다른 문화를 배워가는 과정으로 일반화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읽으면서 내내 내가 무엇인가를 배우고 습득하고자 할 때 어떤 자세를 가져 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저자가 말하는 일본의 활쏘기의 궁극에 대한 설명은 오히려 별 느낌이 없었다.. 아마도 같은 동양인으로서 저자보다는 이미 체화되어 있는 사상에 대한 자만심이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은 내가 의식적으로 '동양적'이라는 말보다는 '일본적'이라는 말을 쓰고 '서양'이라는 말 대신에 '독일'이라는 말을 쓴 걸 눈치챘을지도 모르겠다.. 일본문화가 동양문화를 대표하지 않고.. 독일철학자가 서양철학자를 대표하지 않는다는 일종의 인정하기 불편한 마음 때문이다.. 그리고 사실 일본의 선사상은 너무 오버스로운 면이 많다고 평소에 생각해 왔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기도 하다.. 예를 들자면 '무아의 경지'에 너무 인위적으로 접근하려고 하는 좀 역설적인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1930년대에 썼을 이 책은 어쩔 수 없이 2차대전의 두 주역이었던 국가의 지성이 만난 기록이라는 점에서 마음에 불편한 느낌이 드는 것도 어쩔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아쉬운 점은 역자의 해설이 맨 앞에 나와 있다는 점이다.. 책 내용을 미리 다 알려 주고 있어서 이걸 먼저 읽으면 책에 대한 선입관을 가지고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난 뛰어넘고 맨 나중에 읽었다.. 이 책을 읽을 사람은 역자의 말과 서문(이것도 저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쓴 글임..)은 뛰어넘고 본문부터 읽은 후에 맨 마지막에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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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
김제동 지음 / 위즈덤경향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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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작가가 아닌 유명인이 쓴 책은 거의.. 절대 읽지 않는 편이다.. 게다가 베스트셀러 코너는 그냥 훑어 보기만 할 뿐이지 거의 손이 가는 경우가 없다.. 그래서 사람들이 집에 와도 내 책장에 있는 책은 거의 잘 안 건드리는 편이다.. 그런데.. 좀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책들을 계속 읽다 보니 (몇번이나 읽으려고 시도하고 있는데 책장이 잘 안 넘어가는 책이 있다..) 머리를 식히는 겸 좀 편하게 읽을 책이 필요했다..


김제동은..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이미 폴리테이너로 어느 정도 낙인이 찍혀 있다.. 본인은 그걸 불편해 할게 틀림 없지만.. 그의 그런 성향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다.. 김제동은 의식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굉장히 많은 명언들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그리고 많은 인맥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그런 그가 인터뷰이가 되어서 굵직굵직한 사람들과 인터뷰를 한 내용을 다이제스트 해 놓은 것이 이 책이다..(원래는 경향신문에서 진행했던 코너라고 한다..)


이 책은 쉽고 즐겁게.. 또는 조금은 불편하게 유명한 사람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넓은 인맥과 개인적인 친분을 통해서 사회의 이슈가 되는 사람들의 속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이미 개인적으로 많은 얘기를 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속내를 쉽게 털어 놓는 것이다.. 그래서 평소 잘 느끼지 못하는 유명인들의 속을 볼 수 있다는게 좋다.. 그리고 김제동은 중간중간 (특히 결혼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비하하면서..) 이야기를 쉽게 풀어 나간다.. 앞에서 대부분이라고 한 것은.. 일부 김제동과 인간적인 유대관계가 없던 인터뷰어들은 솔직한 속내를 드러내기 보다는 약간은 벽을 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며 그건 이 책의 한계이기도 할 것이다..


쉽게 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읽으면서 느낀 제일 아쉬운 점은.. 너무 짧다는 것이다.. 물론 이 책이 여러 차례에 연재된 것을 엮어 놓은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그 한계를 인정할 수도 있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가 없다.. 인터뷰의 내용은 더 많았을텐데.. 인물을 줄이더라도 한명한명의 내용이 더 많았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한명한명이 책 한권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이 있으므로 그 아쉬움은 상쇄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워낙에 친분 때문에 그렇긴 했겠지만.. 이런 종류의 인터뷰로 이루어지 책 치고는 김제동의 모습이 너무 많이 들어간게 아닌가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더 편하게 읽을 수 있으니 그것도 상쇄되는 것 같다..


즉, 장점과 단점이 서로 상쇄되는 그런 책인 것 같다..


읽는 내내 생각한 것은..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런 책을 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김제동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 많은 사람들이 결국은 김제동의 삶을 풍부하게 만드는 사람들일테니 말이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오히려 김제동이 많은 힘을 얻고 깨닫는 것이 많았을 것이란 생각에 부러움이 앞선다..


펀안하게 유명인들의 속내를 살짝 들여다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강추.. 심심할 때 편하게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추천.. 하지만 정말 깊은 속을 알고 싶으면 이 책만으로는 만족하기 힘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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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그림 - 그림 속 코드를 해독하라!
라인하르트 하베크 지음, 박미화 옮김 / 예문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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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그림에 대한 책을 많이 샀다.. 그게.. 딱히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그냥 그렇게 됐다.. 미술사가가 되려는 건 아니지만.. 그냥 미술 속에 담겨 있는 역사를 읽는 재미에 빠졌다고 해야 하나..? 물론.. 잔뜩 사 놓은 책을 읽으려면 좀 열심히 책을 읽어야만 하겠지만.. 요새 읽는 속도를 생각하면.. 그다지 어려울 것 같지도 않다..


어쨌든.. 그런 나한테 걸려든 책.. '신의 그림'이다.. 표지를 보면 무슨 생각이 드는지.. 난 앞에 떡하니 두 손을 모으고 있는 마리아의 모습을 보고.. '아.. 성화에 대한 자세한 설명.. 그리고 그 속에 숨겨져 있는 비밀.. 그리고 그 속에 있는 깊은 뜻..을 설명해 주는 책'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건 완벽한 내 착각이었다.. 이 그림의 주인공은 성모 마리아가 아니라 오른쪽 위에 있는 반원 모양의 물체였다.. 그건 UFO다.. 완전히 예상을 벗어난 책이다.. 이 책은 미술 작품에 숨어 있는 본연의 의미를 캐는 책이 아니라.. 미술 작품에 있는 불가사의한 불건에 대한 책이었다..


뭐.. 이미 샀고.. 손에 들었으니 읽기 시작한다.. 예상은 벗어났지만 책은 재미없지는 않다.. 이 책의 목차를 보면 책의 성격이 바로 드러난다..(왜 살 때 훑어 보았을 때는 몰랐을까..)

001 선사시대 동굴벽화는 신들의 화랑이었나?

002 예수형상이 찍힌 물건들은 어떻게 생겨났나?

003 정체불명의 눈물, 과연 마리아가 일으킨 기적인가?

004 엑스칼리버의 전설은 어디에서 시작되었나?

005 왜 명화에서 미확인 비행물체가 발견되는가?

006 미스터리 서클은 누가 그렸나?


목차를 보면 바로.. 이 책은 미술작품 자체보다는 그 안에 들어있는 '다른 것'에 관심이 있다는 걸 즉시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저자는 미술에 있어서 불가사의한 것들.. 예를 들어 공룡과 사람들 같이 그려 놓은 동굴벽화라든지.. 토리노의 수의(이건 나한테도 관심이 많은..)라든지 엑스칼리버 전설의 기원(이것도 꽤 흥미로운..)이라든지 명화속의 UFO 등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때로는 찾아가서 작품을 직접 보고.. 혹은 다른 사람들의 연구를 예시하면서 미스터리한 것들을 풀어내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책들이 다 그러하듯이..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결론은 '모른다'이고.. 미스터리라는 것이다.. 게다가 앞으로 풀릴 가능성도 없다.. 그냥.. 이런이런 미스터리가 있다는 걸 흥미진진하게 써내려 가고 있다.. 비교하자면.. 어렸을 때 읽었던 '세계의 미스터리'같은 종류 책을 전문가가 쓴 것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예상을 벗어났다고 하더라도 책 자체가 재미가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다루고 있는 작품들 자체가 명화라고는 하지만.. 나같이 미술에 일천한 사람이 보기엔 너무나도 익숙하지 않은 작품들이기 때문에.. 절대로 다시 보기 전에는 기억하기 힘든 작품들 뿐이다.. 게다가 작가라든지 제목도 너무 어려워서.. 머릿속에 남아 있는 건 거의 없을 수밖에..


그리고 6장의 미스터리 서클같은 경우는.. 조금은 뜬금없다는 생각이 든다.. 6장에서는 미스터리 서클뿐만 아니라 달 착륙 음모설부터 화성 생물에다가 외계인까지 다루고 있다.. 좀 많이 벗어났다고 생각한다..


이런 종류의.. 즉.. 역사의 미스터리같은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책이 될 것이다.. 하지만.. 미술에 대해서 알고 싶어하는 독자는 보면 실망하고 말 것이다..


재미는 있으므로 심심풀이로 읽는 것도 추천.. 이 책을 읽고 나서 아더왕과 엑스칼리버 전설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숙히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이 성과라면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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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근동의 신화와 종교 살림지식총서 218
강성열 지음 / 살림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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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는 참 즐겁다.. 신화를 보면서 그 안에 있는 숨은 뜻을 찾아 보는 것도 재미있고.. 여러개의 다른 신화에 숨어있는 원형을 찾아 보는 것도 재미있다.. 무엇보다.. 옛날얘기라고 생각하고 읽으면 그 자체로도 재미있다..

대학교 때부터 신화에 관한 책은 꽤 읽었고.. 평생동안 즐겁게 읽을 주제이긴 하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너무나도 서구의 신화.. 특히 그리스로마 신화에 너무 편중되어 있긴 하다.. 그래서 요즘은 다른 나라의 신화도 관심을 가지고 보려고 하는데 그 가운데 눈에 띈 책이 이 책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고대 근동인 지역은 지금의 중동지역이긴 하지만 그보다는 좀더 왼쪽을 말하는 것 같다.. 사실 근동, 중동, 극동이 어디까지인지는 잘 모르겠으니.. 어차피 서구인들 기준으로 만들어 놓은 용어이기도 하고.. 하여간 이 지역은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이집트 문명이 만나는 곳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니고 있는데다가 여러 민족이 주도권 다툼을 했기 때문에 풍부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이 지역에서 발원한 나라들(수메르, 앗시리아, 이집트, 팔레스타인 지역, 이스라엘)의 개략적인 신화와 더불어 종교의식 등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마치 그리스신화와 로마 신화의 신들이 이름만 바뀌고 비슷한 성격을 지닌 것처럼.. (이스라엘을 제외한) 이 지역 국가들의 신화는 많이 닮아 있다.. 그리고 그리스로마신화에 영향을 미친 것 같은 내용도 들어 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집어 들었다가 순식간에 읽을 수 있었다..

내가 워낙 신화에 관한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을 수있었지만.. 사실 신화나 종교에 관심이 없는 사람한테는 상당히 지루할 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책의 최대 장점인 얇은 두께 덕분에 조금 참고 읽으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서구인의 사고쪽으로 좀 편향된 우리나라 사람들의 문화적인 지식을 생각할 때 시간들여 한 번쯤 읽어 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세한 내용이 자세하지는 않다.. 그야말로 신화와 종교의식에 대한 요약본이라고 보면 된다.. 자세하게 알고 싶은 사람들한테는 읽어보 별무소용일 것이다.. 그래도 읽어볼만한 책이라는데 한표 던질만하다..

서점에 가면 언제부터인가 살림문화총서라는 인문학총서가 굉장히 저렴한 가격으로 주욱 진역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디스커버리 총서도 한 권도 안 사 봤는데.. 이 책을 읽어 보니 꽤 실한 기획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점갈 때 앞에서부터 몇권씩 모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 신화, 종교에 관심있는.. 이런 분야에 대한 초보독자에게 추천한다.. 하지만 관심이 없거나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은 그냥 패스해도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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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집 맏아들 - 대한민국 경제정의를 말하다
유진수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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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잘 읽지 않는 실제경제에 관한 책 두 권을 한꺼번에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일단 운전하다가 어느 프로그램에선가 저자와 인터뷰하는 걸 듣게 되었고.. '김어준의 뉴욕타임즈'에서 책을 소개하는 것을 보았다.. 제목을 보면 누구나 예측할 수 있듯이 내용은 집중과 선택에 의해서 선택받은 맏아들이 동생들의 기회비용으로 성공을 했을 때 맏아들은 동생들에게 어떠한 책임을 져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이 물음이 결국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국민들의 물음으로 확대되고 선진국과 개도국의 문제로까지 확대가 된다.. 그리고 결론은 도덕적으로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얘기하고 있다..

그리고.. 이게 끝이다..

책의 내용은 상당히 쉽다.. 며칠 전 읽은 '88만원 세대'가 꽤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그것보다 훨씬 더 쉽다.. 중학생.. 혹은 초등학생까지 쉽게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일부 전문적인 용어만 제외한다면..) 난이도이기 때문에 성인이라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고.. 쉽게쉽게 읽을 수 있다.. 집중해서 읽으면 2시간 정도면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처음에는 신선한 아이디어로 시작을 한다.. 삼남매 중 맏아들이 공부를 잘해서 의사가 되어 부자가 되었을 때 과연 이 맏아들이 기회비용을 빼앗긴 동생들에게 어떤 보상을 해야 하는지 계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여기서 저자는 마이클 샌델(아.. '정의라 무엇인가'는 꼭 읽어야 하는 책인가..)의 자연적 의무, 자발적 의무, 연대 의무의 관점에서 어째서 보상을 해야 하는지 설명을 하고 심지어는 그 금액까지 계산을 하려고 한다..(대단한 계산은 아니다..) 그리고 어째서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국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지 설명을 하고..(거의 도덕적 의무의 관점에서..) 선진국의 개도국에 대한 책임까지 설명을 한다..

그리고 나머지 내용은 위 내용을 설명하기 위한 사례들을 들고 있다..

책의 주제는 마음에 든다.. 게다가 최근 경제문제에 있어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분배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도 상당히 시의적절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야말로 그것뿐이다..

이 책은 '맏아들=대기업=선진국'이라는 하나의 아이디어와 맏아들이 동생들한테 보상해야 하는 금액을 경매를 통해 산출하는 두 가지 아이디어만 약간 신선했다.. 그리고 잘 모르던 '존 롤스(후에 찾아 보니 이 사람도 샌델 교수가 언급한 사람이었다.)'라는 사람을 알게 된 것이 소득이라면 소득이었다.. 그 외에는 계속해서 동어반복을 나열하다가 마지막에는 현재 사회 현상들을 내가 보기엔 그다지 개연성 없이 늘어 놓고 있다.. 이러한 문제가 생겨난 데 대한 고민도 엿보이질 않고, 현상을 자세히 표현하지도 않았고, '도덕적으로 나누어야 한다'거나 '정부가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 외에는 마땅한 해결책도 없다.. 책의 저자가 경제학과 교수라는 점을 생각할 때.. 이건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든다.. (도대체 책들은 읽어 보고 추천하는건지..)

저자에겐 죄송하지만 이 책은..

경제학과 교수가 그럴싸한 아이디어를 하나 떠올린 후에 비슷한 내용을 여러번 반복해 써가면서.. 중간중간 일년동안 신문만 읽었어도 누구나 알고 있을 만한이런저러 사례들을 삽입하여 (추측하건데..) 한달 이내.. 혹은 (저자가 경제학과 교수라는 점을 감안하면..)일주일 이내에 별다른 고민 없이 주욱 써내려간 책이다..

띠지에 이렇게 써있다..

'부자와 가난한 자의 양극화, 그 실체와 비밀을 벗긴다.', '99%는 왜 가난한가?'

휴우.. 양극화 문제는 제대로 건들지도 못했다..

정말 자신이 이 사회가 양극화됐는지조차 모르겠다면 읽어도 좋다.. 하지만 일주일에 두세번 정도는 뉴스를 보고 가끔 인터넷으로 기사 검색도 하고 재벌이 나쁘고 싫은 정도의 감정만 가지고 있으면 안 읽어도 된다..

사회에 관심 전혀 없는 1%에게만 추천.. 나머지 99%에게는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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