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사건들 - 현재의 소설 : 메모, 일기 그리고 사진
롤랑 바르트 지음, 임희근 옮김, 박상우 해설 / 포토넷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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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만 해도 징그러운 이름.. 롤랑 바르트..

정말 오랜만에 롤랑 바르트의 책을 손에 쥐었다. 책을 어느 정도 읽기 시작한 때부터 신화와 원형, 기호에 관심이 많았었던 나에게는 롤랑 바르트는 절대로 피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롤랑 바르트의 책도 학교 다닐 때는 꽤 읽고 지금도 몇권 가지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구조주의에서 한 획을 그은 사람이라는 것 외에는 기억나는 건 하나도 없다. 사실, 이제는 문학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공부를 계속한 것도 아니니 롤랑 바르트를 알 필요도 사실은 거의 없다. 그러다가 우연히 손에 쥐게 된 롤랑 바르트의 책. 그냥 이름만 봐도 일단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 온다. 또 뭘 분석하고 있는 걸까?

​<롤랑 바르트 Roland Barthes 생각보다는 깐깐하게 생기지 않고 미남이다>

전혀 어렵지 않은 롤랑 바르트의 책이 반갑다..

이름만 듣고 식겁했던 것과는 달리 이 책은 ​절대 어려운 책은 아니다.

책의 소제목을 보면..

1. 남서부의 빛

2. 소소한 사건들

3. 팔라스 클럽에서, 오늘 저녁...

4. 파리의 저녁들

이렇게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그저 작가의 일상을 적은 글일 뿐이다. 그것도 상당히 건조하게 글을 적어 나가고 있고 어려운 내용도 하나도 없기 때문에 읽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오히려 크게 긴장하고 책을 집어 들었던 것에 비하면 이건 뭐 그냥 편안한 느낌이다.

그런데 도대체 이 책의 정체는 뭘까?

이 책은 분류상 에세이로 분류가 되어 있다. 그리고 읽으면서도 에세이라는 분류에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말 에세이인가? 일단 아무렇게나 펼쳐서 눈에 들어온 페이지 하나를 보면..

"하얀 젤라바를 전신에 둘러 쓴 흑인이 그 옷 때문에

어찌나 까맣게 보이던지 나는 그의 얼굴이 웬 여자가

뒤집어쓴 까만 베일인 줄만 알았다."​ (p.124)

​뭐. 이런 식의 글이다 1장, 3장, 4장은 나름 길게 쓴 글인데 반해 2장은 약 120여 페이지에 걸쳐 이런 식의 아무 의미없어 보이는 짧은 글이 계속 이어진다. 이 책의 제목 자체가 '소소한 사건들'이므로 이 책의 중요한 부분은 아마도 2장일 것이라 생각하는데 처음 읽을 때는 도대체 뭔가 싶다.

​그리고 해설을 읽고 나서는 이 책이 정말 에세이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복잡한 얘기는 걷어 치우고 롤랑 바르트는 '현재적 관점에서의 글쓰기를 통한 소설 창작'이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결국 내 생각에는 이 책에 써 있는 글들이 일종의 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과거의 경험을 현재에 되살려 쓰는 글은 왜곡이 되기 때문에 현재의 삶을 보이는대로 적은 것을 소설로 생각한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그렇다면 소설하고 에세이에 무슨 차이가 있는 건지 잘 모르겠으니..

스냅사진과 하이쿠..​

그리고 이 책의 2장은 한편한편이 상당히 짧은데 모두들 어떤 풍경을 스냅사진 찍듯이 표현했다. 모든 글들이 결국은 하나의 장면을 묘사한 것이기 때문에 내가 만약에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다면 빈 여백에 그 풍경을 하나씩 그려가면서 책을 읽으면 그것도 참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롤랑 바르트는 일본의 5.7.5조의 전통 정형시인 하이쿠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나 보다. ​알파벳을 모아서 하나의 음절이 만들어지는 프랑스어를 가지고선 하나의 글자가 하나의 음절을 이루는 일본의 시의 표현 방식을 따를 수 없을테니 어떻게 썼는지 궁금하긴 하지만 난 프랑스어를 전혀 모르니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갈 수밖에..

추천? 비추천?

이거 참 애매한 문제다. 사실 나는 이 책을 온갖 상상을 하면서 장면도 상상하고 롤랑 바르트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기분으로 ​재미있게 읽었는데, 전체적인 일관적인 스토리는 없는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호불호가 굉장히 크게 갈릴만한 책인 것 같다.

일단 롤랑 바르트라는 위대한 석학이 이론적인 면을 쏙 빼고 글을  쓰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읽어 볼 만하다. 그리고 롤랑 바르트의 책 한 권 정도는 읽었다고 허세 떨고 싶은 사람(개인적으로는 책이나 음악을 들은 후에 허세를 떠는 것도 선택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도 편하게 읽고 롤랑 바르트라는 사람의 책을 읽었다고 하기 좋다.

하지만 뭔가 스토리가 있는 글이나 재미있는 글을 읽고 싶은 사람은 불만스러울테니 안 읽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오래전 읽었던 롤랑 바르트의 책을 부담감없이 읽을 수 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덕분에 오랜만에 롤랑 바르트에 관한 짧은 논문을 다시 읽어 볼 기회도 됐고.. 개인적으로는 중간중간에 글의 내용과 분위기가 비슷한 사진이나 삽화가 들​어가면 참 좋았을 것 같지만 그랬다가는 롤랑 바르트 선생님께서 자신의 글을 왜곡했다고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것 같으니..

편하게 손에 들고 왔다갔다 하면서 읽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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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스토리콜렉터 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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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연히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음..

 

드디어 손에 잡은 넬레 노이하우스..

일단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사 놓고 본다. 사놓고서 ​수십년동안 안 읽는 책도 물론 있고, 사자마자 바로 보는 책도 있다. 이 책의 발매일을 보니 2011년 2월이다. 아마도 산지는 꽤 됐을 것 같은데, 일단 책 두께가 꽤 돼서 손에 잘 잡히질 않았다. 그러다 출장오면서 들고 와서 저녁마다 틈틈히 읽어서 드디어 클리어~, 한참동안 국내에서 베스트셀러였고 큰 서점이고 인터넷 서점에 가면 항상 앞자리에 자리하고 있던 책을 이제야 읽었다.

넬레 노이하우스가 누군지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었다. ​책을 읽을 때 보통 배경지식을 가지지 않고 그저 읽는 편이기 때문에 이름이 영국사람은 아니고 어디 독일계통 사람이라는 건 알 것 같았지만 책을 다 읽기 전까지는 여자인지도 몰랐다. 어느날 갑자기 혜성처럼 나타나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사람.. 그리고는 계속해서 발간되는 시리즈.

누명을 쓰고 10년을 복역한 억울한 죄수가 집으로 돌아오다..

소설의 시작은 비슷한 종류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뭔가 음침한 프롤로그로 시작한다. 그리고 곧바로 주인공인 토비아스 자토리우스가 교도소에서 석방되고 집으로 돌아온다. 자신의 여자친구였던 두 명의 여자를 살해했다는 죄목으로 10년형을 받았지만 술에 취해서 정신을 잃었던 토비아스는 자신의 범죄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고 있다. 집으로 돌아오니 이미 마을에서 자신의 집은 살인자의 집이라는 이유로 철저히 고립되어 살고 있고 부모님은 이혼하고 아버지는 마을의 유지인 클라우디우스 테를린덴의 도움으로 근근히 살고 있다.

그 시점에서 올리버 폰 본덴슈타인이라는 형사반장과 피아 키르히호프라는 형사는 폐쇄된 비행장에서 발견된 시체와 연관된 사건을 맡게 되고 이 시체가 토비아스가 죽였다고 여겨지던 로라 바그너의 시체로 밝혀 지면서 알텐하인으로 향하게 되고 11년전에 있었던 사건에 대해서 의문을 품게 된다.

전형적인 미스터리 스릴러물..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하 '백설공주')은 전형적인 미스터리 스릴러물이다. 올리버 폰 보덴슈타인이라는 형사반장과 피아 키르히호프라는 여자 형사가 살인사건을 추적하고 미스터리를 풀어 나가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처음 책을 읽어 나가는 과정에서 이 책이 '댄 브라운'의 소설의 형식을 그대로 차용했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미스터리한 프롤로그.. 중요한 장면에서 흐름을 끊고 짧게 여러장면을 교차시키면서 독자의 궁금증을 극대화시키는 기법, 추리소설에서 많이 사용하는 뭔가가 일어나는 장면을 묘사하기는 하지만 누군지 밝혀 주지는 않는 기법 등이 너무나 닮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는 이 작가는 분명히 댄 브라운의 소설의 영향을 받았을 거라는 확신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댄 브라운의 소설처럼 이 소설도 일종의 영화 시나리오처럼 보이는 것이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책을 쓴 것같다는 생각도 든다.

재미는 있지만.. 너무 전형적이고 엉성하다..

책 자체는 굉장히 재미있다. 맨 처음에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서 기억하기가 힘들어 메모지에 인물관계도를 적어가면서 익숙하지 않은 이름들이 나오면 메모지를 살펴보며 읽느라 힘은 좀 들었지만 (나중에 왜 그렇게 인물들이 많은지도 알게 되고..​) 쉽게 슥슥 넘어간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책의 구성자체가 미스터리물에 적합하기 때문에 궁금증 유발도 되고 흥미진진하게 넘어간다. 하지만 이렇게 끊어서 구성하는 소설이 이제는 좀 짜증난다. 호흡이 너무 짧고 흐름이 뚝뚝 끊어지다 보니까 집중이 되는듯하면서도 한권의 책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고 꽁트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또한 미스터리라고 하기에 좀 아쉬운 부분은 너무 자백에 의해서 사건들을 설명한다는 것이다. 수사가 원래 그런거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중요한 사실들은 형사들이 알아내거나 주인공이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범인들의 자백에 의해서 밝혀지기 때문에 뭔가 좀 어설프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은 이 소설은 미스터리물은 될 수 있지만 추리물은 될 수 없는 책이다.

그리고 사실 이런 종류의 미스터리 소설을 읽으면 느끼게 되는 직감적인 범인에 대한 윤곽이 거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얘측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극적인 반전이라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마지막 한 방도 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책을 다 읽고 알게 된 사실..

책을 읽다 보면 분명히 주인공은 토비아스 자토리우스인데 주요 줄거리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형사인 올리버 폰 보덴슈타인과 피아 키르히호프의 주변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오는데다가 아무런 설명도 없이 의미도 없어 보이는 형사과의 자세한 내용이 자꾸 나오길래 도대체 왜 이렇게 번잡한가 짜증을 내면서 책을 읽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 보니 이 책이 보덴슈타인/피아 형사를 주인공으로 하는 타우누스라고 하는 시리즈 소설의 4번째 책이었다. 중간중간에 나오는 인물들은 아마도 앞의 3권에서 캐릭터 설명이 다 되어 있는 인물들인 것 같다. 댄 브라운이 존 랭던이라는 기호학 교수를 주인공으로 삼아 기호와 역사를 무대로 벌어지는 시리즈 소설을 만들어 냈듯이 넬레 노이하우스는 보덴슈타인/피아 형사를 주인공으로 삼은 강력계를 무대로 하는 시리즈 소설을 만들어 냈다. 이러니 점점 더 영화화를 염두에 뒀다는 의심이 벗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넬레 노이하우스가 소세지 공장을 운영하는 20세 연상의 남편과 살면서 40대에 이런 소설을 펴냈다고 하는데 그건 정말 멋진 일인 것 같다. 40이 넘어서 첫 책을 출간하는 사람들 참 좋아한다. 그리고 확실히 여성작가의 스릴러라서 그런지 사람사이의 감정에 대한 심리묘사는 뛰어난 데가 있어 보인다. 스릴러 자체도 나쁘지 않지만 바람난 부인에 대한 보덴슈타인의 고민을 묘사한 장면은 꽤 치밀하고 좋았다.

미스터리 스릴러를 좋아한다면 피할 수 없는 책..

어지간하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 고민이 되는 것이 처음에 나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헷갈린다. 그런 면에서 보면 넬레 노이하우스의 앞의 책들을 '사랑받지 못한 여자'부터 차례차례 읽으면 좋을 것 같지만 사실 내가 읽지 않은 앞의 세권의 책이 재미있을 거라는 보장도 없으니 앞의 책부터 읽으라고 권하지는 못하겠다.

일단 이 책을 읽으려면 메모지 하나를 책에 끼워 두고 펜 하나 들고 나오는 사람들 이름을 '형사과', '마을 사람들', '보덴슈타인 주변인물', '피아 주변인물' 정도로 구분해서 인물관계도를 적어 가면서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사람이 많기도 하지만 독일식의 이름이 익숙하지가 않아서 머리에 잘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나는 읽으면서 좀 고생을 했다.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특히 댄 브라운의 소설을 좋아한다면 읽을만할 것이다. 하지만 머리 복잡한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책넘기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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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그림자 그림자의 바다 십이국기 1
오노 후유미 지음, 추지나 옮김 / 엘릭시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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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고등학생 이세계로 끌려 가다
​요코는 평범한 여고생이다. 터놓고 지내는 친구는 별로 없지만 반장을 할 정도로 머리도 좋고 어른들도 다 칭찬하는 조금은 우수한 학생이다.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교무실에 나타난 이세계의 금발남자에 의해 다른 세계로 끌려 가지만 게이키라 불리우는 그 남자와 헤어지고 영문도 모른채 여러 요괴들의 추격을 받고 목숨을 위협받으면서 여행을 해 나간다. 그 와중에 라쿠슌이라는 친구의 도움으로 결국은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되고 경이라는 열두개 나라 중의 한 나라에 정착을 하게 된다.
물론 이 책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요코가 누구인지, 게이키가 누군지 알고 있다. 이미 유명한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본 사람이 거의 대부분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 애니메이션 십이국기가 새로 나왔다.
인기있는 애니메이션과 오역으로 가득찼다고 소문났던 구판
십이국기는 일본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굉장한 명작으로 손꼽히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45편 전부를 거의 봤을 거라고 생각을 한다. 나만 해도 여러차례 애니메이션을 봤기 때문에 그 내용은 거의 익숙하게 알고 있다. 하지만 분명히 애니메이션은 원래 내용에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원작을 약간은 변용을 했고 아직 나오지 않았던 소설의 내용은 알려 주지 않은채 45편으로 완결이 나 버려서 항상 원작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일본어 소설을 사기는 했지만 밀려 오는 한자의 압박과 외국어로 소설까지 읽어야 하나? 하는 생각 때문에 책 읽는 것을 포기하고 있었다. 한국에 이미 번역판이 나와 있기는 했지만 많은 매니아들의 얘기에 따르면 오역 투성이라서 읽지 않는 것이 낫다고 하여 사지 않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새로 번역을 하여 책도 깔끔하게 나왔다고 하지 사지 않을 수가 없는 책이다.
 
친숙한 설정을 지닌 장대한 판타지
모든 판타지 소설들은 나름대로 독특한 세계관을 설정하고 그것을 기본으로 하여 세부 내용을 그려 나간다. 하지만 다른 판타지 소설들과 다른 십이국기의 특성은 설정 자체가 굉장히 동양적이라서 굉장히 친숙하다는 것이다. 천제가 있고 12개의 나라가 존재한다. 그 12개의 나라를 천제의 명을 받은 왕이 통치한다. 왕은 전쟁의 결과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하늘의 명을 받은 사람만이 될 수 있고 그 왕을 임명하는 것은 기린이라는 반인반수의 신성한 동물이다. 또한 왕이 천명을 잃으면 나라가 불행에 빠진다. 왕이 실정을 하면 기린은 병에 걸리고 기린이 병에 걸려 죽으면 왕도 죽게 된다. 전체적인 설정을 보면 동양(아마도 중국)의 전통적인 정치관을 그저 정치철학이나 구호의 문제가 아니라 그대로 현실에 적용되도록 세계관을 만들어 놓은 것을 알 수 있다. 왕이 정치를 잘못하면 백성이 도탄에 빠질 수 있는 것을 그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규정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재미는 기본, 깔끔한 제본과 멋진 표지는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처음 볼 수 있지만 매니아들에게는 워낙 유명한 소설이다. ​그만큼 재미만큼은 보장할 수 있다. 여고생 한 명이 새로운 세계로 흘러 들어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전형적인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비록 애니메이션에 비해 극적인 장면이 조금 약한 편이긴 하지만 애니메이션만으로는 알 수 없는 세세한 내용을 이제부터 다시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게다가 책의 만듦새도 굉장히 좋다. 조금 두툼하긴 하짐나 들고 다니며 읽기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적당한 크기로 만들었고 십이국의 지도라든지 지방편제 등 기본적으로 익혀야 하는 상황들도 예쁘게 정리되어 있어서 읽기가 수월하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번역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하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번역도 좋다. 읽으면서 무리라고 생각되는 곳을 거의 찾을 수 없을 정도였다. 사실 내용에 비해서 두꺼운 면이 좀 있고 책값이 조금 비싼 거 아닌가 생각하지만 그냥 넘어갈 수 있을 정도다.
빨리 다음 책을 내놓아라
이제야 비로서 십이국기를 살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첫권을 떼었으니 앞으로 다음권이 지속적으로 나올 것이고 당연히 다 사서 보게 될 것 같다. ​사고나서 한나절만에 다 읽어 버렸으니 다음권을 또 언제 기다려서 읽나. 하지만 몇년을 기다려 왔는데 앞으로 좀 더 기다린다고 큰 문제도 될 것은 없다. 이정도만 해서 계속 다음 권을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십이국기 애니​메이션을 보고 원작소설을 보고 싶었던 사람들에게는 강력하게 추천한다. 그리고 판타지 소설에 흥미있는 사람들도 당연히 봐야 할 책이다. 하지만 평소 반지의 제왕같은 영화를 봐도 흥미를 못 느꼈던 사람은 여전히 재미없을지도. 특히 책을 읽으면서 뭔가 설정같은 것들을 머릿속에 넣어가며 읽는 걸 싫어하는 사람은 질색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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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구하는 경제학 - 경제학 고전에 공동체의 행복을 묻다
조형근.김종배 지음 / 반비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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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공정한가..?

때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철학 서적이 우리나라의 서점가를 강타한 때가 있었다.. 유행이 한참 지난 지금에서야 이제 읽어 보려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그 책을 한 권 읽으려면 너무나 에너지가 많이 소모될 것 같아서 선뜻 손에 잡지는 못하고 있다.. 사실상 철학에 관한 배경지식이 없으면 어처구니 없이 어려울 것이 틀림없는 책을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읽은 이유는 모두들 알고 있는 것처럼 책의 제목에서 나타내듯이 우리의 사회가.. 결국은 세계가 정의롭지 못한데 따르는 고민을 반영했을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몇장 읽다가 내팽겨쳐 두었을 것 같다.. 대충 훑어 봐도 쉽지 않은 책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가 주류가 되고 많은 사람들이 숨도 쉬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 하고 있을 때 현실과는 동떨어져 보이는 인문학이고 경제학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 생각이 들기는 한다..

뭐라도 좀 알아야 반박을 하지.. 아니.. 최소한 꿈틀이라도 하지..

나 자신도 경제학은 대학에서 한학기 교양수업을 들은게 전부이고 가끔씩 경제학에 대한 책을 읽는게 전부다.. 그렇기 때문에 보고 듣는 경제에 대한 얘기들에 대해 비판적으로 들을 수 있는 소양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저 나오는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뭔가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도대체 그게 뭔지..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 수도 없고.. 모두의 얘기들과 다른 얘기를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고 간혹 있다고 하더라도 비주류 중의 비주류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정당한 조명을 받지도 못한다.. 그래도 숨통을 좀 트이기 위해서.. 그리고 조금은 반박을 해보고 싶어서 이런 책을 보고 생각이라도 정리를 해 봐야 한다..

애덤 스미스에서 마르셀 모스까지.. 비주류 경제학자들을 본다..

​애덤 스미스는 고전경제학의 아버지이니만큼 비주류라고 볼 수는 없지만.. 이 책은 경제를 잘 몰라도 들어봤을법한 경제학자들과 일반적인 상식으로 봤을 때도 처음 들어 볼 법한 8명의 경제학자들을 8장에 걸쳐서 소개하고 있다.. 소개하는 관점은 신자유주의가 인용하고 있는 경제학자들의 태도가 옳은 것인지.. 또한 신자유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경제학자들의 아이디어는 무엇인지를 보고 있다.. 예를 들면 주류 경제학자들이 항상 얘기하는 애덤 스미스가 어떻게 오해를 받고 있는지도 설명해 주고 있고.. 마르크스가 자본가를 비판한 것뿐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면도 있었다는 것들이다.. 경제학을 깊이 읽을 수 없는 일반적인 사람들을 위해서 오해를 받고 있는 경제학자들은 오해를 풀어 주고 잘 모른 경제학자들의 관점을 설명해 주고 있다..

난 칼 폴라니가 좋다..

8명의 경제학자들에 대해 읽으면서 당연히 생각해 왔던 경제와 사회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내가 가장 마음에 든 사람은 칼 폴라니(Karl Polanyi, 1986~196​4, 터키)이다.. 칼 폴라티를 다룬 장의 부제가 '노동은 상품이 아니다'이다.. 이 말이 듣고 싶었다.. 흔히 '노동시장'이라는 말을 아무런 비판도 없이 쓴다.. 언어는 사회를 지배하는 담론을 표현하는 것이고 그 담론은 결국은 구성원들의 의식을 지배한다고 생각을 해 보면 우리는 모두 부지불식간에 우리 자신을 상품으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런 개인의 상품화는 결국은 모든 개인의 가치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것들로 바꾸어서 내보여야 하고 그런 것들을 '스펙'이라는 말로 포장되어 상품설명서처럼 나를 표현하는 도구로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치로 표현할 수 없는 나'는 사실상 현재의 사회에서 쓸모없는 것들로 폄하되고 있다.. 이 책에서 써 있듯이.. 우리의 부모님은 우리를 팔기 위해서 낳은 것이 아니다..

쉽게 읽을 수 있으니 좋다..

이 책은 '김종배의 사사톡(사사로운 토크)'이라는 지금은 없어진 팟캐스트에서 방송한 내용을 책으로 옮긴 것이다.. ​저자 서문에서 밝혔듯이 이 책은 고'등학교에서 얻은 약간의 기초 지식이 있고 잘 해야 '맨큐의 경제학' 정도를 공부했을 사람들'을 위해서 썼다고 한다.. 나는 '맨큐의 경제학'은 이름만 들어 봤지 어떻게 생긴 책인지도 잘 모르지만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사실상 '맨큐의 경제학'을 몰라도 읽을 수 있으니 책을 집어들 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대담 형식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대화를 훔쳐보는 것처럼 친근하게 읽을 수 있고.. 공저자인 김종배씨는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의 상태로 자신의 상태를 설정하고 자세히 물어보기 때문에 (중간중간 잡담도 많이 들어간다.. 이것도 괜찮다.. 어차피 우리도 대화할 때 그러니까..) 더더욱 편하다..

이 책을 읽는다고 나의 경제생활이 좋아질 리는 만무하다.. 이 책 한 권 읽었다고 유식한 사람들 사이에 끼여서 대화라도 할라 치면 알량한 지식으로 엄청나게 까일 것도 ​틀림없다.. 우리는 그저 삶에 찌든 일반 서민들일 뿐이니까..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지금의 사회가 많이 답답하지만 도대체 그 답답함의 원인이 뭔지 잘 모르겠는 사람들은 사회를 보는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사회를 경제학적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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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두 번째 재즈 음반 12장 - 보컬 당신의 재즈 음반 12장
황덕호 지음 / 포노(PHONO)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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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황덕호 재즈평론가

도서 : 당신의 두 번째 재즈 음반 12장​

일시 : 2014년 10월 2일

​장소 : 서교문화예술센터

즈를 듣기 시작한지 2개월여.. 처음 샀던 12장의 음반을 십수회씩 듣고 이제 슬슬 재즈에 익숙해 지고 있다.. 그리고 그 후에 20장 가량의 음반을 또 샀고.. 또 15장 정도를 주문해 놓았으니 이제 곧 대략 50장의 음반을 가지게 된다.. ​천 장의 앨범을 사기로 마음먹었는데 이제 겨우 1/20의 앨범을 샀으니 한참 남았다.. 황덕호 평론가의 '당신의 첫 번째 재즈 음반 12장'에서 추천한 12장의 앨범이 나를 재즈에 입문하게 해 주고 푹 빠지게 해 주었으니 새로 나온 책을 사지 않을 수가 없다.. 물론 이미 내 두 번째 12장의 앨범은 아니지만.. 안 그래도 연주음악 중심의 음반만을 듣고 보컬 음반을 거의 듣지 않아서 불안해 하고 있던 차에 보컬 위주의 음반을 추천해 주는 이 책은 나의 가려운 곳을 딱 긁어 주는 책이다.. 아무래도 나의 재즈 라이프는 황덕호 선생을 따라 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책에서 추천하는 음반들은 물론 나를 재즈 보컬의 세계로 인도해 줄 것을 기대할 수 있지만.. 되도록 스트리밍이나 MP3를 듣지 않고 음반을 사서 음악을 듣기로 한 나에게 이번 책은 첫 번째 책보다 훨씬 더 곤란하게 만들었는데.. 첫 번째 책의 음반 12장도 겨우겨우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구했는데.. 이번 앨범의 앨범들은 책을 구매하기 전에 미리 구해서 들어 보고 저자와의 대화에 참석해 보려고 했는데 아무리 구하려고 해도 쉽게 구할 수가 없었다.. ​결국은 해외주문을 해야 할 것 같은데 그럴 경우 가격이 훨씬 세지기 때문에 일단 구할 수 있는 몇개의 음반만을 주문한 상태.. 우리나라의 음반 시장이 확실히 너무 협소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운좋게 알라딘에서 저자와의 대화 자리에 초대받을 수 있어서 친구들과 함께 출장을 다녀 온 후 바로 홍대입구로 향했다..​

 

바로 이 책이 오늘의 주제.. 집에 오니 예약 주문한 책이 경비실에 맡겨져 있었다.. 기쁜 마음으로 책을 찾아 바로 비닐로 책을 쌌다..

 


 

서교동에 있는 서교예술실험센터.. 홍대 주변에는 확실히 마음에 드는 공간이 많다..



좀 허접하게 프래카드가 붙어 있긴 하지만 이 책이 첫 번째 책이다.. 재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기보다는 재즈에 있어서 명반이라고 할 수 있는 음반 12개를 자세히 소개하면서 재즈를 좋아하게 만드는 책이다.. 각종 이론서보다는 이런 종류의 책이 재즈를 좋아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훨씬 더 좋은 것 같다..



강연장 내부의 모습.. 원래 강연장으로 쓰이는 곳은 아니었기 때문에 강연장의 분위기 물씬 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가까이서 얼굴을 맞대고 강연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황덕호 선생이 쓴 세 권의 책.. 이 책들은 포노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다..

당신의 첫 번째 재즈 음반 12장.. 악기와 편성..

당신의 두 번재 재즈 음반 12장.. 보컬 ..

재즈,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음악.. -에릭 홉스봄 지음- 번역..

찾아 보니 이전에도 돋을새김 출판사라는 곳에서 '그 남자의 재즈일기' 1,2편이 나와 있다.. 이것도 기회가 되면 구해서 읽어봐야 하겠다..



강연장은 원래 각종 행사로 쓰이는 곳인 것 같다.. 벽에 분어 있는 각종 포스터..

 


황덕호 : 음악평론가

재즈에 관한 글을 쓰며 살고 있다.. 1992년부터 1995년까지 음반사의 마케팅 담당자로 일하면서 여러 잡지에 재즈에 관련된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99년부터 현재까지 KBS 클래식 FM(93.1Mhz)에서 <재즈 수첩>을 진행하고 있으며 2004년부터 지금껏 재즈 음반 전문매장 '애프터아워즈'(www.afterhours.co.kr)를 운영해 왔다.. <<당신의 첫 번째 재즈 음반 12장_악가와 편선>>,<<그 남자의 재즈일기 1,2>>를 썼고 <<재즈, 평범한 사람들이 비범한 음악>>(에릭 홉스봄),<<재즈: 기원에서부터 오늘날까지>>(개리 기딘스, 스콧 도보>>,<<빌 에번스: 재즈의 초상>>(피터 페팅거) 등을 번역했다..

- 이상 책 앞 날개에서 -


 

⁠강연은 책에 소개된 음반을 들어 보면서 재즈의 정의, 각 보컬들의 특성 등을 전반적으로 설명..하려 했으나 사실 시간이 너무 짧아서 두 명의 노래를 몇 곡 들어 보고 재즈에 관한 잠깐의 얘기를 하는데 그치고 말았다.. 시간이 길어서 많은 얘기를 나눴으면 하는 아쉬움이 컸지만.. 재즈라는 음악이..(어떤 음악이라고 그렇지 않겠느냐만..) 워낙 방대해서 주어진 90분의 시간 동안에는 많은 얘기를 나눌 수는 없었다.. 이날 들은 냇 킹 콜의 음악들은 귀에 익숙했지만 그저 보통의 팝 음악이라고 들었던 음악들이어서 훨씬 다가가기 편안한 느낌이었다.. 다이나 워싱턴 역시 이름만 들어 봤지 음악을 들어 본 적이 없었는데 일단 한 번 들어 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었다..

말씀은 조용하고 차분하게 하는 편이고 재즈에 관해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내용이 살짝살짝 내비쳤다.. ​무엇보다 왠지 재즈를 듣는다고 하면 편견을 갖게 되는 음악에 대한 자부심으로 인한 고고함이 엿보이지 않아서 좋았다.. 클래식이나 재즈나 롹액롤을 심취해서 듣는 사람들이 자기들이 좋아하는 음악장르 외에 다른 장르들은 하위장르라고 폄하하면서 무시하는 경향을 가끔 보이는데 그런 태도는 질색이기 때문이다..

책에 관해서는.. 어차피 음반을 들으면서 ​찬찬히 읽어 봐야 하는 책이기 때문에 또 열심히 음반을 구해 봐야 하겠지만.. 대충 훑어 본 바에 의하면 그동안 내가 재즈를 들으면서 궁금해 했던 점들에 대한 대답이 많이 들어 있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 특히, 내 생각에는 첫번째 책보다 이 책을 먼저 읽는 것이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첫 번째 책은 우선 재즈의 두번째 책보다 시대적으로 봤을 때 대체적으로 후대의 음반을 담고 있으며 재즈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익숙하지 않을 비밥이라든지 쿨재즈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컬 음반이 2장밖에 없어서 음악을 많이 들어 보지 않은 사람들은 적응하기 쉽지 않을 수도 있는 반면에 두번째 음반은 오히려 재즈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이 더 많이 들어 있고 보컬 위주의 책이라 좀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다음 세 번째 재즈 음반 12장도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각 재즈의 세부장르를 대표하는 음반을 소개하는 컨셉으로 출간할 예정이라고 한다.. ​물론 그 사이에는 내가 음반도 많이 샀을테고 재즈에 대해 더 많이 들었을 것이기 때문에 나의 세 번째 12장의 음반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지만.. 세 번째 책도 기대된다..

재즈를 처음 듣는 사람에게 강력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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