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스토리콜렉터 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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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연히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음..

 

드디어 손에 잡은 넬레 노이하우스..

일단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사 놓고 본다. 사놓고서 ​수십년동안 안 읽는 책도 물론 있고, 사자마자 바로 보는 책도 있다. 이 책의 발매일을 보니 2011년 2월이다. 아마도 산지는 꽤 됐을 것 같은데, 일단 책 두께가 꽤 돼서 손에 잘 잡히질 않았다. 그러다 출장오면서 들고 와서 저녁마다 틈틈히 읽어서 드디어 클리어~, 한참동안 국내에서 베스트셀러였고 큰 서점이고 인터넷 서점에 가면 항상 앞자리에 자리하고 있던 책을 이제야 읽었다.

넬레 노이하우스가 누군지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었다. ​책을 읽을 때 보통 배경지식을 가지지 않고 그저 읽는 편이기 때문에 이름이 영국사람은 아니고 어디 독일계통 사람이라는 건 알 것 같았지만 책을 다 읽기 전까지는 여자인지도 몰랐다. 어느날 갑자기 혜성처럼 나타나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사람.. 그리고는 계속해서 발간되는 시리즈.

누명을 쓰고 10년을 복역한 억울한 죄수가 집으로 돌아오다..

소설의 시작은 비슷한 종류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뭔가 음침한 프롤로그로 시작한다. 그리고 곧바로 주인공인 토비아스 자토리우스가 교도소에서 석방되고 집으로 돌아온다. 자신의 여자친구였던 두 명의 여자를 살해했다는 죄목으로 10년형을 받았지만 술에 취해서 정신을 잃었던 토비아스는 자신의 범죄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고 있다. 집으로 돌아오니 이미 마을에서 자신의 집은 살인자의 집이라는 이유로 철저히 고립되어 살고 있고 부모님은 이혼하고 아버지는 마을의 유지인 클라우디우스 테를린덴의 도움으로 근근히 살고 있다.

그 시점에서 올리버 폰 본덴슈타인이라는 형사반장과 피아 키르히호프라는 형사는 폐쇄된 비행장에서 발견된 시체와 연관된 사건을 맡게 되고 이 시체가 토비아스가 죽였다고 여겨지던 로라 바그너의 시체로 밝혀 지면서 알텐하인으로 향하게 되고 11년전에 있었던 사건에 대해서 의문을 품게 된다.

전형적인 미스터리 스릴러물..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하 '백설공주')은 전형적인 미스터리 스릴러물이다. 올리버 폰 보덴슈타인이라는 형사반장과 피아 키르히호프라는 여자 형사가 살인사건을 추적하고 미스터리를 풀어 나가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처음 책을 읽어 나가는 과정에서 이 책이 '댄 브라운'의 소설의 형식을 그대로 차용했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미스터리한 프롤로그.. 중요한 장면에서 흐름을 끊고 짧게 여러장면을 교차시키면서 독자의 궁금증을 극대화시키는 기법, 추리소설에서 많이 사용하는 뭔가가 일어나는 장면을 묘사하기는 하지만 누군지 밝혀 주지는 않는 기법 등이 너무나 닮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는 이 작가는 분명히 댄 브라운의 소설의 영향을 받았을 거라는 확신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댄 브라운의 소설처럼 이 소설도 일종의 영화 시나리오처럼 보이는 것이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책을 쓴 것같다는 생각도 든다.

재미는 있지만.. 너무 전형적이고 엉성하다..

책 자체는 굉장히 재미있다. 맨 처음에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서 기억하기가 힘들어 메모지에 인물관계도를 적어가면서 익숙하지 않은 이름들이 나오면 메모지를 살펴보며 읽느라 힘은 좀 들었지만 (나중에 왜 그렇게 인물들이 많은지도 알게 되고..​) 쉽게 슥슥 넘어간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책의 구성자체가 미스터리물에 적합하기 때문에 궁금증 유발도 되고 흥미진진하게 넘어간다. 하지만 이렇게 끊어서 구성하는 소설이 이제는 좀 짜증난다. 호흡이 너무 짧고 흐름이 뚝뚝 끊어지다 보니까 집중이 되는듯하면서도 한권의 책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고 꽁트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또한 미스터리라고 하기에 좀 아쉬운 부분은 너무 자백에 의해서 사건들을 설명한다는 것이다. 수사가 원래 그런거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중요한 사실들은 형사들이 알아내거나 주인공이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범인들의 자백에 의해서 밝혀지기 때문에 뭔가 좀 어설프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은 이 소설은 미스터리물은 될 수 있지만 추리물은 될 수 없는 책이다.

그리고 사실 이런 종류의 미스터리 소설을 읽으면 느끼게 되는 직감적인 범인에 대한 윤곽이 거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얘측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극적인 반전이라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마지막 한 방도 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책을 다 읽고 알게 된 사실..

책을 읽다 보면 분명히 주인공은 토비아스 자토리우스인데 주요 줄거리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형사인 올리버 폰 보덴슈타인과 피아 키르히호프의 주변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오는데다가 아무런 설명도 없이 의미도 없어 보이는 형사과의 자세한 내용이 자꾸 나오길래 도대체 왜 이렇게 번잡한가 짜증을 내면서 책을 읽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 보니 이 책이 보덴슈타인/피아 형사를 주인공으로 하는 타우누스라고 하는 시리즈 소설의 4번째 책이었다. 중간중간에 나오는 인물들은 아마도 앞의 3권에서 캐릭터 설명이 다 되어 있는 인물들인 것 같다. 댄 브라운이 존 랭던이라는 기호학 교수를 주인공으로 삼아 기호와 역사를 무대로 벌어지는 시리즈 소설을 만들어 냈듯이 넬레 노이하우스는 보덴슈타인/피아 형사를 주인공으로 삼은 강력계를 무대로 하는 시리즈 소설을 만들어 냈다. 이러니 점점 더 영화화를 염두에 뒀다는 의심이 벗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넬레 노이하우스가 소세지 공장을 운영하는 20세 연상의 남편과 살면서 40대에 이런 소설을 펴냈다고 하는데 그건 정말 멋진 일인 것 같다. 40이 넘어서 첫 책을 출간하는 사람들 참 좋아한다. 그리고 확실히 여성작가의 스릴러라서 그런지 사람사이의 감정에 대한 심리묘사는 뛰어난 데가 있어 보인다. 스릴러 자체도 나쁘지 않지만 바람난 부인에 대한 보덴슈타인의 고민을 묘사한 장면은 꽤 치밀하고 좋았다.

미스터리 스릴러를 좋아한다면 피할 수 없는 책..

어지간하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 고민이 되는 것이 처음에 나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헷갈린다. 그런 면에서 보면 넬레 노이하우스의 앞의 책들을 '사랑받지 못한 여자'부터 차례차례 읽으면 좋을 것 같지만 사실 내가 읽지 않은 앞의 세권의 책이 재미있을 거라는 보장도 없으니 앞의 책부터 읽으라고 권하지는 못하겠다.

일단 이 책을 읽으려면 메모지 하나를 책에 끼워 두고 펜 하나 들고 나오는 사람들 이름을 '형사과', '마을 사람들', '보덴슈타인 주변인물', '피아 주변인물' 정도로 구분해서 인물관계도를 적어 가면서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사람이 많기도 하지만 독일식의 이름이 익숙하지가 않아서 머리에 잘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나는 읽으면서 좀 고생을 했다.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특히 댄 브라운의 소설을 좋아한다면 읽을만할 것이다. 하지만 머리 복잡한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책넘기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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