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호선 버터플라이 - 4집 Dreamtalk [재발매]
3호선 버터플라이 (3rd Line Butterfly) / 미러볼뮤직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음반 : dreamtalk

연주자

남상아 : 보컬, 기타

​성기완 : 기타, 보컬, 시퀀싱

김남윤 : 베이스, 시퀀싱, 전자효과, 보컬

서현정 : 드럼, 보컬​

게스트 뮤지션

​고경천 : 키보드(트랙 2, 6, 8)

이호진 : 코드 진행(트랙 8)

김홍갑 : 기타 솔로(트객 5)​

발매일 : 2013년

프로듀서 : 3호선 버터플라이

레이블 : 쌍나팔뮤직

발매 : 미러볼 뮤직

수록곡

01. 스모우크핫커피리필

02. 꿈속으로

03. 넌 어느새 난 또다시

04. 니가 더 섹시해 괜찮아

05. 너와나

06. 헤어지는 날 바로 오늘

07. hello

08. 향

09. J says

10. 다시 가보니 흔적도 없네

11. 쿠쿠루쿠쿠 비둘기

12. 제주바람 20110807

13. 끝말잇기​

일단 음악에 대한 무식함을 좀 반성하자..

음악을 좀 듣는다고 어디가서 얘기는 하는 편이고 얼마전부터 MP3로는 차에서나 듣고 되도록 음악은 CD를 사서 들으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인디 음악도 조금은 듣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디가서 음악에 대해서 한마디 던질 정도는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지만 얼마전부터 재즈며 클래식이며 인디 음악을 좀 깊이 들으려고 하니 이건 뭐 말할거리도 되지 않는다. 너무나 모르는 것이 많아서 들을 것도 많고 들어도 머릿속에 박히지도 않는다. 뭐든 시작하면 좀 체계적으로 정리를 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음악은 너무나 넓어서 공기의 흐름을 타고 귀를 타고 마구 섞여 들어 오고 있는 중이라 그저 많이 듣기만 하는 중이다.

<스모우크핫커피리필.. 보컬의 느낌이 CD와 사뭇 다르다. CD 버전에서는 감정이 굉장히 ​안정적이고 차분한 느낌인데 반해서 동영상 버젼에서는 처음 보컬의 도입부의 음이 흔들리면서 굉장히 불안하고(노래를 못해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억지로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누르고 있는 느낌이 강하다. 두 개 버전의 감정이 완전히 다른 느낌.. 둘다 매력적이지만 난 동영상 버전에 한표를 던진다. 영상만 봐도 가슴이 이리 떨리는데 라이브로 보면 도대체 어떤 느낌일까?>

빌어먹을.. 이런 밴드를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다니..

인디 음악도 그렇다. 그래도 꽤 음악을 듣는다고 하고 인디 음악도 어느 정도는 듣는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얼마전부터 좀 자세히 살펴 보니 이건 우물안 개구리가 아니라 상자속 개구리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3호선 버터플라이를 알게 된 것은 스페이스 공감에서 서현정씨가 드러머로 참가한 것을 알고서 어떤 밴드인지 미리 보고나서 공연을 보자고 생각하던 중에 찾아 본 것이 계기가 되었다. 동영상을 찾아 보고 나서는 그냥 단번에 반해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자료를 찾아 보던 중에 인디씬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밴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실 뮤지션을 모른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생각할 이유는 전혀 없다. 안 들어 보면 알 수 없는 거니까.. 하지만 안타까움..이라기보다는 분한 마음이 든다. 이런 뮤지션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건 그동안 내가 이들의 음악을 즐기지 못했다는 뜻이니까.. 예전에도 그렇지만 지금도 세상에 내가 모르는 좋은 음악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안타깝고 분한 마음이 많이 들어서 월드뮤직을 열심히 찾아 듣고 있다. 그런데 눈을 돌려 보니 국내에도 수많은 멋진 음악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안면인식장애 때문에 기억은 잘 못하겠지만 그래도 멤버들 얼굴은 한 번 확인하고 가자..
왼쪽부터 베이스를 연주하는 김남윤, 보컬인 남상아, 기타를 연주하는 성기완, 3호선 버터플라이를 알게 해 준 드럼의 서현정.
 
락음악은 잘 모른다.. 그런데 그런지 락이라고..? 그게 뭐냐..
나는 사실 락음악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락음악을 좋아한다고 하기는 하지만 많이 찾아 듣지는 않았고 사실상 락음악이라고 하기에는 멜로디에 훨씬 치중했다고 생각하는 퀸의 음악을 끝으로 거의 듣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락음악이면 다 비슷하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냥 구별없이 듣는 편이다. 그런데 3호선 버터플라이는 그런지 락이라고 한다. 그런지 락이라고 하면 너바나밖에 모른다. 그리고 사실 도대체 그런지 락의 특성이 어떤 건지도 잘 모른다. 그런지 룩 grung look라고 하면 때가 꼬질꼬질하게 낀 누더기니까 음악도 누더기라는 건가? 그리고 모던 락이라고도 하고 얼터너티브 락이라고도 한다.. 들어 보기는 했지만 도대체 뭐가 다른 건지는 제대로 모른다. 사실 음악장르를 왜 저렇게 세분해 놓는지는 잘 이해되지는 않지만 분류해 놓으면 또 알고 싶은 성격이라 좀 곤란하기는 하다. 어쨌든.. 3호선 버터플라이 덕분에 남무성씨의 'Paint It Rock' 전3권을 바로 주문했다. 좀 알고서 들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다.
 
<남무성의 'Paint It Rock' 만화로 되어 있는 락음악 입문서로 유명하다. 이거 이전에 도서정가제 전에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거 사려다가 평생 락음악을 공부할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 사질 않았는데 3호선 버터플라이 때문에 결국 지르고 말았다. 그 때 사둘걸..>
 
음악을 들어 보자..
3호선 버터플라이에 대해서 알고 나서 일단 바로 음반을 주문하려고 하니 살 수 있는 dreamtalk밖에 없다. 동영상으로 처음 들은 곡은 '헤어지는 날 바로 오늘'이었는데 첫 곡인 '스노우핫커피리필'이 첫 곡이다. 반복적이면서도 몽환적으로 시작한다. 기타의 디스토션이 들어가면서 조금씩 강렬해 진다. 하지만 끝까지 밀어붙이지는 않는 느낌..
 
스모우크핫커피리필 달이뜨지않고니가뜨는밤
붉은눈시울망초 심장을누르는돌 붉은눈시울망초 뜨거운귀뚜리피리
붉은눈시울망초 심장을누르는돌 붉은눈시울망초 지나가는흰구름이쓰는이름
 
딸랑 이 세줄의 가사로 노래를 만들었다. 마치 '델리스파이스'의 '챠우챠우'를 듣는 듯하다. 제목도 그렇고 내지에 적혀 있는 가사도 그렇고 띄어쓰기가 되어 있지 않다. 왠지 이번 앨범의 음악적인 감성을 띄어쓰지 않은 제목과 가사로서 표현해 놓은 것이 아닌가 싶다. 제목이 dreamtalk니까.. 도대체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는데 그 감성만큼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뭐라고 설명을 하지 못할 것 같은 (띡, 띡, 띡, 하고 들어가는 전자음)도 굉장히 매력적이다. 제일 마음에 드는 곡이다. 
그리고 검색해 보니 제일 인기 있는 곡은 아마도 '헤어지는 날 바로 오늘'인 것 같다. 이 노래도 역시 멋지다. 이렇게 써 놓기는 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13개의 트랙이 무엇 하나 버릴 것 없이 멋지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밴드 2개 중에 하나인 델리 스파이스의 '챠우챠우' 이별한 후에 들으면 ​아주 폐부를 뚫을 것같은 곡이다. 스모우크핫커피리필과 왠지 맞닿는 것같은 느낌이 든다.>
 
언젠가는 한 번은 볼 날이 오겠지..
사실 3호선 버터플라이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아 보고 싶었지만.. 좋아하는 음악은 열심히 듣지만 밴드의 역사라든지 장르라든지 멤버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는 편이라서 그냥 원래 스타일대로 음악만 열심히 듣기로 했다. 하지만 3호선 버터플라이의 라이브 공연은 한 번은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볼 날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헤어지는 날 바로 오늘.. 이것도 이별 노래구나. 이별을 당한 후의 그지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는 곡이다.>​
 
강력 추천~! 인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들어 봐야 할 음반..(이라고 얘기는 하지만 아마도 이미 들어 봤을 것 같은 음반..)
 
* 아직도 내가 모르는 멋진 음악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분하기도 하지만 신나는 일이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사판매 주식회사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2
로버트 셰클리 지음, 송경아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죽음의 순간, 영혼만 미래로 납치되다..

요트 설계사인 토마스 블레인은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순간적으로 핸들이 돌아가지 않는 사고로 인해서 맞은편에서 달려 오던 차와 정면충돌하게 된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자신이 살던 20세기가 아니라 약 200년 후의 미래인 22세기에서 깨어난다. 더더군다나 깨어났을 때 몸은 자신의 몸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사람의 몸이다. 토마스 블레인은 죽음을 당한 직후에 렉스 주식회사의 마리 소온에 의해서 영혼이 미래로 옮겨졌고 그 후에 다른 사람의 몸에 영혼이 심어져서 깨어난 것이다.

​마리 소온은 렉스 주식회사를 선전하기 위해서 토마스 블레인의 영혼을 미래로 끌고 와서 되살려 놓은 장본인이다. 이후 블레인은 미래 세계에 적응하여 살기 위해서 고군분투하지만 만만치 않다.

<로버트 셰클리 Robert Sheckley, 1928~2005)

어린 시절 읽었던 SF의 고전..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우리 학교에는 조그만 도서관이 하나 있었다. 도서관에는 여러가지 전집류가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SF전집류는 다른 친구들은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고 그때까지 본 사람도 없었는지 도서카드에 읽은 사람의 이름이 하나도 씌여 있지 않았​다. 어떻게 읽기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도 읽지 않던 그 책들을 읽기 시작했고 그 때 읽었던 SF의 고전들이 있었고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아이작 아시모프 Isaac Asimov로봇 시리즈 중 첫번째 책인 '강철도시'와 로버트 셰클리 Robert Sheckley의 '불사판매 주식회사'였다. 대학에 들어갔을 때 로봇 시리즈가 아이작 아시모프의 책인걸 알게 되어 전부 다시 읽을 수 있었지만 불사판매 주식회사는 제목과 내세에서 죽은 사람과 주인공이 대화하는 내용만 기억을 하고 있던 중에 이 책을 다시 보게 되었다.

<토마스 블레인은 미래에서 살기 위해 자살자를 죽이는 사냥꾼이 된다>​

영혼을 분리하게 되다..

20세기 말의 어느 순간 연구에 의해 인간은 죽은 후에도 영혼이 있어서 내세에서 영원히 살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 진다. ​인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게 되어 악한 행동을 하게 되고 세상은 혼란에 빠진다. 하지만 얼마 후에 내세에 갈 수 있을만큼 죽음의 충격을 견디는 영혼은 극히 드물다는 것이 밝혀 지고 허약한 영혼을 강하게 만들어서 내세에 갈 수 있을 정도로 강하게 만들어 주는 보험을 판매하는 회사가 생기게 되고 그 회사의 이름이 렉스 주식회사(불사판매 주식회사 Immortality Inc.)이다.

'불사판매 주식회사'에는 그 외에도 내세보험에 가입한 이후에 장렬한 죽음을 하기 위해 자신을 죽이도록 다른 사람들을 고용하는 부자도 있고, 영혼을 바꿔칠 때 몰래 다른 사람의 몸을 빼앗아 살아가는 좀비들도 등장한다. 나이가 든 부자들은 다른 사람들을 내세보험에 들어 주는 대신에 그들의 영혼은 내세로 보내고 자신의 영혼을 다름 사람의 몸에 집어 넣어 영원히 살 수도 있게 된다.

 

<여전히 제일 좋아하는 SF작가는 아이작 아시모프 Isaac Asimov, 1920~1992, 로봇 시리즈와 파운데이션 시리즈가 대표작>​

조금은 허술한 묘사.. 하지만 이전에는 없었을 소재..

​'불사판매 주식회사'는 기본적으로 디스토피아적인 미래에 대한 이야기이다. 내세에 대해서 알게 되고 영혼을 분리, 결합할 수 있게 된 인류는 생명에 대해서 경시하는 풍조가 생기게 된다. 소재와 내용의 진행이 지금와서 생각하면 대단할 것이 없어 보이고 게다가 미래에 대한 자세한 묘사도 대단해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이 소설이 처음 씌여진 것이 거의 60년전인 1959년이라고 생각해 보면 대단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SF에서 생명윤리를 다루는 것은 당시만 해도 그다지 흔하지 않았을 것 같다. 조금은 예상하기 어렵지 않은 미스터리한 인물도 나오고 미래에서 만난 친한 친구도 생긴다. 그리고 나름 결론 부분에 반전까지도 있으니 책을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어떻게 읽었었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어처구니 없긴 하다. 아마도 초등학교 5학년이나 6학년 때쯤 읽었을텐데 도대체 어째서 이런 책이 학교 도서관에 있었는지도 이해하기 힘들고 이 책을 내가 어떻게 읽었을지도 궁금하다. 하지만 너무 오래된 일이라 그때의 느낌은 하나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굉장히 재미있는 책이다. 나름 상상력도 굉장히 많이 자극한다. SF매니아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 - 세상을 조종해온 세 가지 논리
앨버트 O. 허시먼 지음, 이근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보수를 움직이고 진보를 옭아매는 논리를 분석하다..

지금 우리의 사회는 진영의 논리가 모든 것을 덮어 버리는 시대이다.​ 보수(라고 쓰고 수구라고 읽는다)와 진보(라고 쓰고 중도라고 읽는다)로 나뉘어서 우선은 모든 사회의 움직임을 내편과 네편으로 가르고 나서 일단 내편이 아니라고 판단이 되면 수구꼴통, 종북좌빨로 상대방을 색칠해 버리고는 사실상 옳고 그름을 떠나 무조건 상대방을 깎아 내리기 위해 모든 화력을 집중한다. 사실상 논리적인 매카시즘에 빠져서 색칠하고 비판하기만을 일삼는 모습이 답답한 마음에 진보를 가로막는 보수의 논리를 한 번 들여다 보자.

이 책은 진보해 나가는 사회를 가로막기 위한 보수주의자들의 논리를 분석하고 세가지 유형으로 나눠서 ​역사적으로 진보를 공격하는데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를 밝히고 있다. 저자인 허시먼은 '사회는 항상 진보한다'는 입장에서 보수를 반동 reaction으로 규정하고 그 논리의 허구성과 대응방법까지를 밝히고 있다.

앨버트 허시먼 Albert O. Hirschman 독일 사람이고 미국에서 공부를 했다. 통찰력이 대단한 듯..​

진보에 대한 반동의 수사학 3

이 책의 원래 제목은 반동의 수사학 Rhetoric Of Reaction이다. ​그것을 좀더 직설적인 표현으로 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라고 이름을 짓고 있다. 저자는 역사가 발전해 나가는 과정에서 항상 발전에 동의하지 않고 반대를 하는 반동이 있었음을 상기시킨 후에 그들이 사용하는 전형적인 논리로 세가지 범주로 나누어 놓았다.

1. 역효과 명제 perversity thesis : 사회를 어떤 특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려는 시도는 당연히 사회를 움직이기는 하지만 의도된 것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움직이게 한다.

예) 의무급식을 하게 되면 도덕적 해이에 빠지게 되어 국민이 열심히 일을 하지 않게 되고 오히려 가난을 가중시킨다.

2. 무용 명제 fertility thesis : 과거나 현재나 미래의 어떤 변화라는 것도 이런저런 이유로 대부분 표피적이고 외형적이고 표면적인 환상에 불과하며, '깊숙한' 사회 구조에는 전혀 손을 대지 못한다.

예)​ 의무급식은 결국은 가난한 사람들보다는 중산층에 더 많은 이익을 주게 된다.

3. 위험 명제 jeopardy thesis​ : 제안된 변화가 어쩌면 그것 자체로는 바람직한 것일지 모르지만 거기에는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이 들거나 이런저런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 의무급식은 이전에 이루어 놓았던 자본주의의 중요가치인 자유로운 시장경제를 침해하게 된다. 

그리고 저자는 위의 세가지 명제에 대한 예를 들기 위해서 시민권, 보통선거권, 복지국가의 획득과정이라는 세가지 중요한 역사적 발전단계에 세가지 수사학이 어떤 모습으로 작동하였는지 설명을 하고 있다. 우선은 역사적으로 진보의 실제적인 모습이 어땠는지를 설명을 하고 그 진보를 가로막고 퇴색시키기 위한 반발작용을 자세히 설명을 하고 있으며 마지막에는 그러한 보수주의자들이 시도가 어떻게 실패를 하였으며 어떻게 대응을 하면 되는지까지를 자세히 설명한다.

정말 사회는 진보하는 것일까?

​책의 주제와는 조금 동떨어져 있지만 책을 읽으면서 어쩔 수 없이 정말 사회는 시간이 흐를수록 진보한다는 저자의 대전제에 대해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특히 역사를 먼 곳에서 관조자의 관점에서 볼 수 없고 내가 실제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우리나라를 놓고 봤을 때 너무나도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인 것 같아서 이런 논쟁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것인지조차 의심스럽다. 저자에 의하면 이런 역사적 흐름에 관한 인식의 차이는 아무래도 단계적으로 시민권, 참정권, 사회권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진보가 발전한 서구 선진국에 비해 한꺼번에 뒤죽박죽 발전하여 엉켜 있는 우리의 현실을 생각해 볼 때 딱 맞아 떨어지지 않는 면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회가 발전하고 진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어 봐야 어떤 이득이 있을까를 생각해 보면, 그래도 역시 발전할 것이라고 믿고 사는 편이 정신 건강에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진보꼴통이 되지 않으려면 한번쯤 읽어 봐야 할 책..

​대체로 진보를 외치는 사람들은 도덕적 우월감과 함께 역사의 흐름을 이끌어 간다는 자부심이 넘친다. 하지만 보수에 꼴통이 있듯이 진보에도 꼴통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로지 진영논리만으로 보수(혹은 수구)를 공격하고 아무 생각없이 진보만을 외치기만 하면 보수가 놓아 둔 덫에 걸려서 자기 갈 길을 잃고 방황할 수 밖에 없다. 머리띠 두르고 구호만 외쳐대서야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꼴통으로서의 진보가 아니라 합리적인 진보가 되기 위해서 한번쯤은 읽고 반대진영의 논리를 분석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이 들거든 한 번 읽어 볼 만하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꽤 많이 나와서 쫓아가면서 읽기가 만만치는 않다. 그리고 논리를 따져 가며 읽어 봐야 하기 때문에 생각도 좀 많이 해 가면서 읽어야 한다. 얇은 책이지만 마구 쉽지는 않다.

추천한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는 양쪽 진영이 정말 진심으로 대화하고 있는지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보수라고 자칭하는 사람들은 권력을 쥐고 어떤 말을 해도 대화를 하지 않는다. 진보라고 하는 사람들은 발전을 얘기하면서 중도를 넘어 우클릭을 하고 있다. 정말 진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너무나도 세력이 약해서 뭔가 말을 하려고 해도 아무도 듣지 않는다.

좀 답답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리를 떠난 마카롱 - 트렌드의 탄생과 확산의 미스터리
기욤 에르네 지음, 권지현 옮김 / 리더스북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얇고 가벼워서 집어 들었다..

소설만 계속 읽다 보니 조금은 다른 책을 읽자는 생각에 이 책을 들었다. 아무래도 들고 다니면서 읽으려고 하다 보니 너무 두꺼운 책은 부담스러워서 얇기도 하고 제목도 어려워 보이지도 않는 책을 아무 생각없이 들었다. 그리고는.. 읽느라 좀 고생했다. ​책은 처음에는 새로 태어난 아기들의 이름, 책의 제목이 되는 마카롱, 레깅스와 향수 등 실례를 들어 가면서 흥미롭게 시작한다. 트렌드가 무엇인지 살펴 보고 과연 트렌트라는 것에 대한 합리적 설명이 가능할지에 대해서 질문을 던진 후에 여러가지 질문을 함께 던지고서 시작을 한다. 특히 트렌드라는 것이 누군가가 만들어 나가는 것인지 아니면 자연발생적으로 발현하는 것인지와 트렌드를 미리 예측할 수 있을지를 다룬다.

갑자기 밀고 들어오는 서양의 지성들..

좀 편안하게 읽으려고 했던 책이 2장에 들어가면서 조금 부담스러워 지기 시작한다. 소쉬르의 시니피앙과 시니피에가 등장하더니 롤랑 바르트와 보르리야르까지 서양 구조주의 담론을 이용하여 유행을 분석한다. 그러더니 결국 리처드 도킨스와 말콤 글래드웰, 베블렌까지 등장하면서 어쨌든 갖다 붙일 수 있는 서양의 지성들은 다 갖다 붙여가면서 유행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있다. 이쯤되니 이 책이 그냥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교양서적보다는 조금은 부담스러운 책이 되어 버리긴 했다. 따라서 읽는데 생각보다는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책이 되어 버렸다.

 

 

트렌드의 발생과 역사와 확산의 매커니즘을 탐구하다..

트렌드라고 써 놓았지만 결국은 어떻게 유행이 발생을 하고 ​확산이 되는지에 대해서 탐구하고 있다. 사람들이 흔하게 생각하는 유행의 발생과 확산에 대해서 저자는 의문을 가지고 있는데 유행이라는 것이 결국은 사람들이 좋아해서 유행이 되는 것이 아니라 유행이 되는 것을 사람들이 좋아해서 따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그런 경향 중의 하나로서 '자기성취적 예언'을 예를 들고 있는데 용어는 좀 생소해도 어려운 개념은 아니다. 예를 들어 어느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가 '올해에는 스키니진이 유행할 것이다'라고 예언한다면 이것은 그 디자이너가 유행할 것을 미리 예측하여 예언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디자이너가 그렇게 얘기했기 때문에 스키니진이 유행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유행의 확산에 영향을 끼치는 모방에 대해서 얘기를 풀어 나가면서 베블렌의 '자기 과시적 소비'에 대한 얘기도 등장시키는 등 유행에 대해서 꽤 인문학적으로 접근을 하고 있다.

<유행은 발생하는 것일까.. 만들어지는 것일까..?>​

참고자료들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원래의 책 자체는 훨씬 짧은 책이고 사실 더 만만치 않을 책일 것 같은데 ​중간중간에 원저자가 써 놓은 것인지 아니면 편집을 하는 가운데 넣어 놓은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일부는 편집과정에서 들어간 것이 틀림없다) 예시들이 굉장히 적절하게 제시되어 있어서 중간중간 머리를 식혀가면서 읽을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쉽지 않은 개념이라든지 책에 소개되어 있는 인물들에 대해서 설명을 쉽게 해 놓았기 때문에 따로 사전같은 것을 찾아서 기억을 되살리지 않아도 읽기 편한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간단하게 서양의 지성사를 한 번 살펴 보는 의미도 있을 것 같다.

<소스타인 베블런 Thorstein Veblen 1857~1929, 소비를 주류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보지 않고 ​다른 사람과 차별화시키기 위한 '과시적 소비'라는 개념을 발전시켰다. 베블런에 의하면 인간은 자신의 경제적 여건에 맞도록 소비를 하는 합리적인 소비자가 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눈과 유행을 따라 과시적 소비를 일삼는 불합리한 소비자일 가능성이 더 높다.>

얇은 두께를 생각하고 편하게 들고 다니면서 읽으려고 하면 좀 만만치 않지만 공들여서 읽으면 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괜찮은 책일 것 같다. 일단 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간 여행자의 사랑 판타 빌리지
리처드 매드슨 지음, 김민혜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영원한 상상의 소재.. 시간여행..

나는 나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스토리를 좋아한다. 특히 타임머신을 통한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는 절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시간여행을 하는 순간 발생하는 논리의 불합치성을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항상 발생하기 때문에 그 모순을 해결하는 방식을 살펴 보면서 즐거워 하는 편이다. 시간여행 덕분에 물리학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어서 양자론이나 상대성이론도 보게 되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시간여행이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상상하는 것은 항상 즐겁다.

얼마전에 리처드 매드슨의 '더 박스'를 읽었다. 짧은 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집이었고 굉장히 만족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아이디어가 보이는 단편이 있었고 책 자체의 제목에 '시간여행'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하고 어차피 함께 산 책이니 읽는 김에 같이 읽자고 생각을 했다. ​

서론이 너무 길다..

일단 첫장부터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는데 상당히 어려움이 있었다. 아무래도 반전이나 미스터리를 많이 쓴 작가이다 보니 독자에게 어떤 설명도 하지 않기 때문에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알 수가 없는데 말미에 가서야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있다. 주인공인 리처드 콜리어는 뇌종양 판정을 받고 무작정 여행을 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리처드 콜리어가 과거로 갈 생각을 갖도록 만드는 엘리스 매케나를 알게 된다. ​무려 75년 전의 여배우 사진을 보고 한눈에 반해 버린 것이다. 이후 리처드 콜리어는 엘리스 매케나에 관한 자료를 찾아 보게 되고 결국은 과거로 가게 된다. 그런데 4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에서 과거로 넘어간 곳이 150페이지 부분이다. 그리고 첫키스는 300페이지가 넘어가서 하게 된다. 여주인공을 만나는 데까지 너무 시간이 걸린다.

느린 전개.. 잡다한 설명.. ​과도한 생각의 나열.. 고전풍의 대사..

너무나 느려서 본격적인 소설은 300페이지가 넘어가고 시작하는 느낌이다. 게다가 주위 상황에 대한 설명도 너무 잡다하다. 거의 쓸모없는 주위 상황까지 상세하게 묘사하기 때문에 지루함이 더 하다. ​게다가 주인공이 화자인(정확하게 말하면 주인공이 녹음하거나 기록한 내용의 기록물이 이 책의 내용이다) 이 소설은 너무나 잡다한 모든 생각들을 다 자세히 적어 놓는다. 더욱 갑갑한 것은 리처드와 엘리스의 대화는 너무나 고전풍이고 신파적이어서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의 대사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을 읽는 내내 갑갑하고 답답함을 느끼면서 읽었다.

​딱 한 순간.. 리처드가 납치된 장면은 긴박감이 넘친다..

​그렇게 지루하던 소설은 리처드가 납치된 순간 상당히 긴박감이 넘치게 진행이 된다. 어떻게 보면 독자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참고참고 둘이 만나는 장면을 기다려 왔는데 만나서 키스 한 번 하고 나서 납치되어 헤어지게 된다면 정말 열이 받아서 책을 집어 던져 버렸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뜨거운 밤을 보내게 되지만, 결국 리처드는 이해할 수 없는 실수로 인해 미래로 되돌아가게 된다.

준비과정이 너무나 지루하고 시간여행의 방법이 어처구니없다.

위에서 쓴 것처럼 과거로 돌아가는 과정이 너무 길어서 참고 읽으려면 만만치 않다. 게다가 과거로 가는 방법이 (물론 다른 어떤 방법이라고 해도 개연성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좀 뜬금없다. 과거로 가는 것을 강력히 믿고 일종의 자기 최면에 의해서 과거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리처드의 기록을 출판한 형 로버트는 리처드의 과거여행에 관한 기록을 죽기전 리처드의 환상을 적어 놓은 것이라고 치부하고 소설의 말미에서도 과거로의 여행이 실제로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환상인지에 대한 정확한 결론을 내려 주지 않는다. (이 부분은 조금 마음에 든다.) 또한 과거에 머무르고 싶어하던 리처드가 현재로 되돌아 오는 것도 우연히 주머니 속에 있었던 1971년의 동전 하나 때문인데 그다지 설득력은 없다.

왠지 준비만 잔뜩하고 본격적인 얘기는 하다 만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에 소설을 다 읽고 나서도 뜨뜻미지근한 느낌이 든다. 특히 과거로 가기 전에 알게 되었던 엘리스의 변화과정을 묘사하였으면 조금더 흥미진진했을텐데 그 부분이 완전히 생략이 되어 있어서 아쉽다. 시간여행이 가진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된 소설을 읽고 싶은 사람은 분명히 실망할 것 같다.

대체적으로 기분좋게 추천하지는 못하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