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불사판매 주식회사 ㅣ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2
로버트 셰클리 지음, 송경아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죽음의 순간, 영혼만 미래로 납치되다..
요트 설계사인 토마스 블레인은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순간적으로 핸들이 돌아가지 않는 사고로 인해서 맞은편에서 달려 오던 차와 정면충돌하게 된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자신이 살던 20세기가 아니라 약 200년 후의 미래인 22세기에서 깨어난다. 더더군다나 깨어났을 때 몸은 자신의 몸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사람의 몸이다. 토마스 블레인은 죽음을 당한 직후에 렉스 주식회사의 마리 소온에 의해서 영혼이 미래로 옮겨졌고 그 후에 다른 사람의 몸에 영혼이 심어져서 깨어난 것이다.
마리 소온은 렉스 주식회사를 선전하기 위해서 토마스 블레인의 영혼을 미래로 끌고 와서 되살려 놓은 장본인이다. 이후 블레인은 미래 세계에 적응하여 살기 위해서 고군분투하지만 만만치 않다.
<로버트 셰클리 Robert Sheckley, 1928~2005)
어린 시절 읽었던 SF의 고전..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우리 학교에는 조그만 도서관이 하나 있었다. 도서관에는 여러가지 전집류가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SF전집류는 다른 친구들은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고 그때까지 본 사람도 없었는지 도서카드에 읽은 사람의 이름이 하나도 씌여 있지 않았다. 어떻게 읽기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도 읽지 않던 그 책들을 읽기 시작했고 그 때 읽었던 SF의 고전들이 있었고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아이작 아시모프 Isaac Asimov의 로봇 시리즈 중 첫번째 책인 '강철도시'와 로버트 셰클리 Robert Sheckley의 '불사판매 주식회사'였다. 대학에 들어갔을 때 로봇 시리즈가 아이작 아시모프의 책인걸 알게 되어 전부 다시 읽을 수 있었지만 불사판매 주식회사는 제목과 내세에서 죽은 사람과 주인공이 대화하는 내용만 기억을 하고 있던 중에 이 책을 다시 보게 되었다.
<토마스 블레인은 미래에서 살기 위해 자살자를 죽이는 사냥꾼이 된다>
영혼을 분리하게 되다..
20세기 말의 어느 순간 연구에 의해 인간은 죽은 후에도 영혼이 있어서 내세에서 영원히 살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 진다. 인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게 되어 악한 행동을 하게 되고 세상은 혼란에 빠진다. 하지만 얼마 후에 내세에 갈 수 있을만큼 죽음의 충격을 견디는 영혼은 극히 드물다는 것이 밝혀 지고 허약한 영혼을 강하게 만들어서 내세에 갈 수 있을 정도로 강하게 만들어 주는 보험을 판매하는 회사가 생기게 되고 그 회사의 이름이 렉스 주식회사(불사판매 주식회사 Immortality Inc.)이다.
'불사판매 주식회사'에는 그 외에도 내세보험에 가입한 이후에 장렬한 죽음을 하기 위해 자신을 죽이도록 다른 사람들을 고용하는 부자도 있고, 영혼을 바꿔칠 때 몰래 다른 사람의 몸을 빼앗아 살아가는 좀비들도 등장한다. 나이가 든 부자들은 다른 사람들을 내세보험에 들어 주는 대신에 그들의 영혼은 내세로 보내고 자신의 영혼을 다름 사람의 몸에 집어 넣어 영원히 살 수도 있게 된다.
<여전히 제일 좋아하는 SF작가는 아이작 아시모프 Isaac Asimov, 1920~1992, 로봇 시리즈와 파운데이션 시리즈가 대표작>
조금은 허술한 묘사.. 하지만 이전에는 없었을 소재..
'불사판매 주식회사'는 기본적으로 디스토피아적인 미래에 대한 이야기이다. 내세에 대해서 알게 되고 영혼을 분리, 결합할 수 있게 된 인류는 생명에 대해서 경시하는 풍조가 생기게 된다. 소재와 내용의 진행이 지금와서 생각하면 대단할 것이 없어 보이고 게다가 미래에 대한 자세한 묘사도 대단해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이 소설이 처음 씌여진 것이 거의 60년전인 1959년이라고 생각해 보면 대단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SF에서 생명윤리를 다루는 것은 당시만 해도 그다지 흔하지 않았을 것 같다. 조금은 예상하기 어렵지 않은 미스터리한 인물도 나오고 미래에서 만난 친한 친구도 생긴다. 그리고 나름 결론 부분에 반전까지도 있으니 책을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어떻게 읽었었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어처구니 없긴 하다. 아마도 초등학교 5학년이나 6학년 때쯤 읽었을텐데 도대체 어째서 이런 책이 학교 도서관에 있었는지도 이해하기 힘들고 이 책을 내가 어떻게 읽었을지도 궁금하다. 하지만 너무 오래된 일이라 그때의 느낌은 하나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굉장히 재미있는 책이다. 나름 상상력도 굉장히 많이 자극한다. SF매니아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