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지켜보던 강호 호걸들은 종만구가 부르짖는 소리를 듣고 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종만구가 단예 앞으로 달려가 그가 안고 있던 여인을 가로채는 모습을 본 것이다. 사람들은 그때 비로소 그 여인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있었지만 나이가 목완청보다 어린 데다 몸매 역시 비교적 가냘프고 앳된 얼굴이 목완청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그녀는 바로 종만구의 친딸인 종영이었다. - P243
"도대체 나한테 사모가 몇이나 있는 게냐?" "더는 묻지 마라, 목완청은 대사모이고 저 아가씨는 소사모니까. 소사모를 모셔오지 못한다면 네 체면은 바닥에 떨어질 것이다. 여기 있는 수많은 호한이 똑똑히 보고 있다. 네가 넷째 악인인 운중학조차 당해내지 못한다면 다섯째 악인으로 강등되는 것이다. 아니, 여섯째 악인이 될 수도 있지." - P253
보보가 날 기다리다 결국 오지 않자 "아이한테 아비가 없을 수 없다"고 한것이다. 더구나 "어쩔 수가 없어 시집을 갔다"면 이미 회임을 했던 까닭에 시집을 가지 않고 아이를 낳을 수는 없었다는 거야. 그렇다면 종영 그 아이는 내 딸이라는 말인데… 맞아! 바로 그때였어. 16년 전 봄 보보와 두 달을 함께 지내다 종영 그 아이가 생긴 거로구나….‘ - P257
단정순과 고승태는 서로를 마주 보고 같은 생각에 잠겼다. ‘북교봉北喬 남모용南慕容이라 했는데 복우파가 고소모용씨와 원한을 맺게 됐다면 원수를 갚기는 힘들겠구나.‘ - P262
황미대사가 탄식을 하며 말했다. "신계사 방장 오엽대사가 흉수를 고소모용씨로 추측한 것은 괜히 한 말이 아닐 것이오. 단 현제, 세간에는 고소모용씨를 대변하는 말이 있소이다. 바로 ‘상대가 쓴 방법을 상대에게 펼친다. 이 말을 들어본 적이 있으시오?" - P271
그날 오후, 보정제가 황궁 내 선방禪房에서 불경을 외고 있던 중 태감 하나가 들어와 다급하게 고했다. "황태제부의 첨사가 전갈을 전해왔사옵니다. 황태제 세자가 갑작스레 사기邪氣에 드신 것 같다며 태의太醫를 불러 진료 중이라 하옵니다." 보정제는 단예가 연경태자가 쓴 약에 중독된 후 깨끗이 해독되지 못했을 것이라 염려한 나머지 태감 두 명을 보내 살펴보고 오도록 지시했다. 반 시진쯤 후 태감 둘이 돌아와 고했다. "황태제 세자의 병세가 가볍지 않은 듯하옵니다. 정신 착란 증세를 보이고 있사옵니다." 크게 놀란 보정제는 곧바로 진남왕부로 병문안을 갔다. - P328
본인대사가 말했다. "《육맥신검경은 본사의 사보寺寶이며 대리단씨 무학의 최고 법요法要라 할 수 있소. 정명, 우리 대리단씨 가문의 최고 무학은 천룡사에 있소. 그대는 속인이기에 단씨의 후손이라 할지라도 우리가 가진 수많은 무학의 비밀을 공개해줄 수가 없소." . . "본사가 《육맥신검경》을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정명과 정순 형제도 모르는데 고소모용씨가 어찌 알았는지 모르겠군요." - P344
단예는 앞서 무량검 일곱 제자의 모든 내력을 흡입했고 후에 단연경과 황미대사, 섭이랑, 남해악신, 운중학, 종만구, 최백천 등 고수들의 일부 내력을 흡입한 바 있는 데다 이날은 다시 보정제와 본관, 본상, 본인, 본참 등 단씨 5대 고수들의 일부 내력을 흡입했던 터라 체내 진기의 심후함과 내력의 고강한 정도가 고금을 망라해 천하에서 유일무이할 정도였다. - P355
대륜명왕이 말했다. "실례 좀 하겠소이다." 그는 법당 안으로 걸음을 옮겨 고영대사를 향해 몸을 굽혀 합장하며 말했다. "토번국의 후배 구마지가 선배 대사를 뵈옵니다. 유상무상有相無相, 쌍수고영雙樹枯榮, 남북서동南北西東, 비가비공非限非空입니다!" - P361
"피육!" 순간 강렬한 소리와 함께 무게감 넘치는 내경이 구마지를 향해 찔러갔다. 구마지가 흠칫 놀라며 다급하게 화염도를 펼쳐내 막았다. 단예의 이 출수는 구마지뿐만 아니라 고영, 본진 등 다른 이들마저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그중에서도 이를 가장 기이하게 생각한 사람은 바로 보정제와 단예 자신이었다. - P395
단예는 몇 번의 검을 날리고 난 후 긴박한 상황에서 원기를 북돋아 출지를 하면 내경의 진기가 격발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나 그게 왜 그런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 그가 중지를 가볍게 튕기자 곧바로 중충검법이 펼쳐졌다. 찰나의 순간에 조금 전 도보에서 봤던 6로의 검법이 하나하나 머릿속에 떠올라 열 손가락을 이리저리 마구 튕기며 끊임없이 펼쳐낼 수 있게 된 것이다. 구마지는 깜짝 놀라 인정을 하기에 이르렀다. - P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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