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후 타운하우스는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지었다.
"더치스는 머릿속에 뭔가 이상한 생각을 품고 있긴 하지만 한 가지 것에 대해선 그가 옳았어."
"그게 뭔데?" 에밋이 물었다.
"걔를 때리고 나니까 기분이 한결 좋아지더라." - P539

화려한 가구, 유화, 옷을 제대로 입지 않은 여자들, 눈에 보이는 거의 모든 요소가 에밋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에밋을 놀라게 한 것은 피아노를 치고 있는 사람이 더치스라는 사실이었다. 그는 빳빳한 흰색 셔츠를 입고 머리에는 중절모를 뒤로 젖혀서 쓰고 있었다. - P555

로비에 들어섰을 때빌리는 긴장되고 흥분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우리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도무지 믿기지 않는 듯했다. 제멋대로인 꿈에서조차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 P572

빌리는 그 조그만 황동 명패로 눈을 돌리더니 손가락을 뻗어 거기에 새겨진 글자를 소리 내어 읽었다.
"애버커스 애버네이스 교수(현대어문학협회, 박사) 사무실."
놀란 표정으로 울리에게 눈을 돌린 나는 울리의 얼굴에 나타난 동정 어린 표정은 빌리를 향한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표정은 나에게 지은 것이었다. 다시 한번 내 꾀에 내가 당한 셈이었기 때문이다. - P575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상황이 신중하게 꾸민 계획을 망치는 쪽으로 흘러갈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가능한 한 빨리 공을 가로채는 것이다. - P575

"자, 말해보렴, 빌리." 교수가 우리 모두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편안하게 자리를 잡았을 때 말했다. "뉴욕에는 무슨 일로 온 거야?"
교수의 말은 대화의 전형적인 서두였다. 뉴욕 사람들 누구나 자연스럽게 한두 마디의 대답을 기대하면서 방문객에게 묻는, 그런 종류의 질문이었다. ‘이모를 만나러 왔어요‘나 ‘공연 티켓이 있어서요‘ 같은 의례적인 대답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이 아이는 빌리 왓슨이었고, 그래서 교수가 듣게 된 대답은 한두 마디가 아니라 장황한 설명이었다. - P579

교수는 시간이 돈이라거나 시간이 아깝다는 이유로, 또는 제때 한 시간을 아끼면 나중에 아홉 시간을 벌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상대를 재촉하는 그런 부류의 사람도 아니었다. - P591

"빌리가 율리시스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처럼 나도 아내와 자식을 다시 만날 운명을 가졌을지 모른다고 말했을 때, 나는 마음속에서 동요가 이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교수님의 책에서 그 부분을 내게 읽어주었을 때, 난 마음의 동요가 훨씬 더 강렬하게 이는 것을 느꼈답니다. 마음의 동요가 너무도 강렬해서 나는 감히, 이 오랜 세월 동안 온 나라를 혼자 떠돌아다니는 고생을 한 후 마침내 나는 다시 희망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 P597

"무한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 하나는, 무한이란 것은 정의에 따라 모든 것이 하나씩 있는 것뿐 아니라 둘씩 있는 것, 셋씩 있는 것도 다 포함해야 한다는 거예요. 사실, 우리 자신의 분신 같은 존재가 인간의 역사에 드문드문 산재해 있다고 상상하는 것이 그런 존재가 전혀 없다고 상상하는 것보다 실질적으로 덜 이상해요."
교수는 다시 율리시스에게 눈을 돌렸다.
"그래서 나는 당신의 삶이 율리시스 왕의 삶의 메아리가 될 수 있으며, 그리하여 10년 후에는 아내와 아들과 다시 결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예, 나는 그걸 확신합니다." - P600

에밋이 스튜드베이커 문제로 이미 얼마간 화가 나 있었으므로 나는 채리티와의 밤을 제공함으로써 에밋에게 보상하고 싶었지만, 그 일은 계획대로 되지 않은 게 분명했다. 울리의 약이 그렇게 강한지 내가 어떻게 알았겠는가? 그런 데다 설상가상으로 이집 주소를 남기는 것을 깜빡했다. - P619

더치스는결백한 아이였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설라이나 소년원으로 보내진 사람이었다. 타운하우스와 울리는 차를 훔쳐 탔고, 에밋 왓슨 자신은 다른 사람의 목숨을 앗았지만 말이다.
자신이 무슨 권리로 더치스에게 그의 잘못을 속죄하라고 요구하겠는가? 자신이 무슨 권리로 누군가에게 잘못을 속죄하라고 요구하겠는가? - P63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