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베트 살란데르는 선글라스를 눈 밑으로 조금 내리고 모자챙 아래로 흘깃 곁눈질을 하며 보았다. 32호실 여자가 호텔 옆문으로 나와 수영장 둘레에 줄지어 놓인 흰색과 초록색 줄무늬 선베드 중 하나를 향해 걸어가는 모습을 그녀는 앞쪽 땅을 내려다보며 잔뜩 집중한 얼굴이었다. 걸음걸이가 불안정했다. - P17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는 룬다가탄에 있는 리스베트의 아파트 초인종을 검지 끝으로 눌러보았다. 그녀가 문을 열어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매달 한두 번씩 들러 살펴보는게 이제 습관이 되었다. - P24

벤네르스트림 사건에 관한 미카엘의 관심이 차츰 줄어가는 것과 동시에 그의 삶에서 리스베트가 사라져버렸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미카엘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 P27

사회적으로 무능해 남의 손아귀에 맡겨진 난잡한 성인 여자… 그렇다, 리스베트 살란데르는 이상적인 장난감이었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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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베트, 경찰에 신고해야 해."
"안 돼요." 대답이 너무도 단호해 미카엘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경찰을 부르면 난 빠질 거예요. 그들과는 절대 엮이고 싶지 않아요. - P539

"왜 경찰을 보려 하지 않는 거지?"
"나는 관리들하고 얘기 안 해요."
"왜 그러는데?"
"그건 내 문제예요. - P548

"하이, 보스! 관광객이 한 명 찾아왔어요."
미카엘이 지프에서 내려 그녀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그녀는 의혹에 찬 눈으로 미카엘을 쳐다보았다.
"안녕하세요, 하리에트! 정말 오랜만이군요." 미카엘이 스웨덴어로 인사했다. - P569

리스베트는 미카엘에 대해 왜 그토록 화가 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지금 자신이누구를 향해 화를 내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 P589

"아마도요. 그저 척 보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 수 있어요. 컴퓨터나 전화 회선만이 아니라 내 오토바이 엔진, TV, 진공청소기, 화학작용, 그리고 천체물리학 공식까지 보는 즉시 그냥 이해돼요. 결코 정상은 아니죠, 난 일종의 돌연변이일 거예요." - P591

헌사에는 다음과 같은 알쏭달쏭한 문장이 적혀 있었다. 내게 골프의 유익함을 가르쳐준살리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 P667

미카엘에 대한 감정의 본질이 대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게 리스베트의 문제였다. 사춘기 이후로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이렇게 타인에 대한 경계심을 풀고 자기에게 가까이 다가오도록 허락한 경우가 미카엘 말고는 없었다. - P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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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베트! 너 기억력이 정말 대단하구나!" 미카엘이 외쳤다. "마치 카메라처럼 페이지를 한 번에 찍어 외워버리는! 그래서 수사 기록도 한 페이지 읽는 데 십 초도 안 걸렸고!" - P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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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은 여기까지 생각하다 다시 현재 상황에 정신을 집중했다. 총알 한 발이라면 실수로 발사된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연이은 총알 두 발은 누군가가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뜻이었다. - P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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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간은 그녀에 대해 이의의 여지 없이 밀톤 최고의 조사원이라고 장담했다. 더군다나 미카엘의 비밀을 낱낱이 까밝힌 보고서를 보면 일 하나는 똑 부러지게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거참, 정말 이상한 여자란 말이야…… - P399

당신이 비웃을지 모르지만 이번엔 내 ‘윤리위원회‘의 원칙을 알려줄게요. 난 이걸 ‘살란데르의 원칙‘이라고 불러요. 내가 볼 때 쓰레기는 뭘 해도 쓰레기예요. 내가 쓰레기들의 더러운 짓거리들을 밝혀내 엿을 먹인다면 그건 그들이 그런 일들 당해도 싸기 때문이에요. - P401

리스베트는 아플정도로 눈을 질끈 감으며 속으로 욕을 내뱉었다. ‘젠장! 이 미카엘이란 남자, 나보다 머리가 빨리 돌아가는군!‘ 리스베트는 이런 경우를 몹시 싫어했다. - P443

어떤 의미에서 미카엘도 남들과 마찬가지로 짜증나는 사람이었다. 그 역시 그녀의 사생활을 캐묻거나 대답하고 싶지 않은 질문을 하는 버릇이 있었다. 하지만 그가 반응하는 방식은 그녀가 만나온 대부분의 남자들과 전혀 달랐다. - P459

자러 들어가기 전에 리스베트는 미카엘과 샌드위치를 하나씩 먹었다. 그런데 미카엘이 갑자기 해킹 실력이 어느 정도 되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대답했다.
"아마 스웨덴에서는 최고겠죠. 나와 비슷한 사람이 두세 명 정도는 더 있을지 모르지만."
그녀는 자신의 대답에 추호의 의심도 없었다. - P461

홀연 그녀는 깨달았다. 자신이 미카엘과 같이 지내는 걸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쩌면 그를 신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 P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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